‘가짜 토사물’로 승객 돈 뜯은 택시기사

2025-04-11 13:00:24 게재

만취 승객 160여명 속여 1억5천만원

술에 취한 승객이 잠든 사이 차 안에 구토를 한 것처럼 꾸며 돈을 뜯어낸 택시기사가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종암경찰서는 상습공갈 혐의로 택시기사 A씨를 구속 송치했다고 10일 밝혔다.

A씨는 승객이 만취해 잠든 사이 죽·콜라·커피 등으로 미리 만들어둔 가짜 토사물을 택시 안에 뿌려 합의금을 받는 방식으로 돈을 뜯어낸 혐의를 받는다.

A씨는 만취 승객을 골라 택시에 태웠으며 한적한 곳에 차를 세운 뒤 자신의 얼굴과 택시에 가짜 토사물을 뿌리고 돈을 요구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운전 중 폭행을 당했다며 ‘운전자 폭행으로 처벌받으면 벌금이 1000만원 나온다’고 협박, 형사합의금, 세차비용, 파손된 안경 구입비 등 명목으로 적게는 30만원부터 많게는 600만원의 합의금을 받았다.

경찰은 입금 계좌, 카드 내역 등을 분석해 A씨가 이 같은 수법으로 160여명으로부터 1억5000만원을 받은 것으로 추산했다.

A씨의 범행은 최근 한 승객이 운전자 폭행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으면서 꼬리를 잡혔다.

이 승객이 ‘만취해도 절대 토하지 않는다’며 억울함을 표하자 경찰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토사물 감정을 의뢰하면서 A씨의 범행을 확인한 것이다.

경찰은 이후 만취한 것처럼 A씨의 택시에 탑승한 뒤 범행 장면을 채증하고 경기 남양주시에서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같은 죄명으로 출소한 후 서울·경기·충청지역에서 택시기사로 근무하던 중 이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이재걸 기자 clarita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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