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눈
사람 선택이 중요하다
87체제 이후 벌써 두번째 대통령 파면을 경험하면서 적절한 때에 적합한 사람을 선택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 절실히 깨닫는다. 시대 흐름과 국민의 요구를 ‘언제, 누구를’ 통해 발현시키느냐의 문제다.
탄핵정국이 끝나고 조기대선 일정이 시작됐다. 당분간은 국민의힘 내부에서 벌어지는 ‘탄핵의 강’ 논란이 중심이 될 것 같은데, 출마자 면면을 보자면 ‘정말 선거로 이길 생각이 있는 정당 맞나’라는 생각이 든다. 민주당은 경선보다는 본선 이후 준비가 얼마나 충실한가가 더 중요해 보인다. 정권교체 기대감이 높은 상황에서 이재명 전 대표가 차기 경쟁에서 앞서는 상황이 꽤 오래 지속되는 영향이 크다.
탄핵정국을 매듭짓는다는 의미에서 다음정부는 국민 과반수 이상의 지지를 받고 출발하는 정권이길 기대한다. 아직도 승복하지 못하는 ‘반탄’ 주장을 억제하고, 통상외교 위기 국면을 넘어 다음 단계로 넘어갈 국정동력을 확보하는 과제다. 1987년 대선 이후 과반 득표 당선자가 탄핵으로 물러난 박근혜(51.55%)라는 점은 아이러니다.
예상대로 진행된다면 사람의 문제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민주당 안팎에선 벌써부터 집무실을 어디로 할 것인지, 누가 대통령실과 내각으로 들어갈 것인지 하마평이 무성하다. 비서실 참모진만 해도 비서실장·정책실장·안보실장 등 장관급 3명, 차관급 수석 10여명, 1~2급 비서관·선임행정관 등 100여명이 필요하다. 내각과 정부부처 주요 보직, 공공기관장 등을 감안하면 1만명 수준의 인력풀이 동원된다.
대통령실 인사검증 경험이 있는 민주당 인사는 “최소한 3만명의 데이터는 돌려봐야 한다”고 말했다. 차분하게 검증해도 돌출변수가 많은데 6.3 대선 후 바로 출발해야 하는 다음정부 특성상 선별의 시간이 많지 않다. 윤석열정부에선 법무부 산하 인사정보관리단에서 인사검증을 해왔다. 하지만 결과는 ‘인사로 망한 정권’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민주당은 대통령실이나 인사혁신처에 인사검증기구를 둬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국민들은 검증의 결과물로 내세운 인물을 보고 새 정권의 미래를 예측할 것이다. ‘내란종식’ ‘국민통합’ ‘실용정부’ ‘미래지향’ 등 어디에 방점을 두는지 사람을 보고 평가한다는 말이다. 기득권과 전문성 사이에서 수많은 평가가 나올 수밖에 없다. 기득권의 벽은 두껍고 질기다. 인위적으로 깨지 않으면 더 공고해진다는 것이 경험칙이다. ‘설마 저 사람까지 함께 한다고’라는 결정권자의 결단이 중요하다. 정파를 뛰어넘는 인사라는 평가를 받기를 고대한다.
전국 음식점 간판에서 가장 흔한 게 전주식당이었는데 지금은 대부분 ‘임대’란다. 새 정부 인사는 지친 국민에게 “먹고사는 문제에서 성적을 내려는구나”의 희망을 안기는 첫마중이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