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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경선 딜레마, 윤심인가 중도인가

2025-04-14 13:00:01 게재

오는 6월 3일 다음 대통령이 결정된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파면 결과를 안고 선거에 뛰어드는 국민의힘은 짧은 시간 동안 갈 길이 멀다. 국민의힘은 경선 일정을 결정했다. 먼저 15일까지 당내 경선에 참여할 후보자들의 등록을 받고 4월 22일 100%국민여론조사(국민의힘 지지층과 무당층 대상)를 실시해 4명의 경선 후보자들을 선출한다. 최종 경선에 진출할 후보자는 당원 투표 50%와 국민여론조사 50%로 오는 29일 결정된다.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 홍준표 전 대구시장,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나경원 의원, 이철우 경북지사, 안철수 의원 등이 출마선언을 했다. 대략 10여명 정도가 경합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출마가 유력시되었던 오세훈 서울시장은 불출마를 선택했고 ‘완전 국민 경선 제도’를 주장하던 유승민 전 의원도 결국 불출마 선언을 했다. 이정현 전 새누리당 대표는 출마를 철회했고 출마를 거론했던 몇명의 인사들은 당의 경선룰이 결정되고 난 이후에 출마 의사를 거두어들이고 있는 상태다.

20여명까지 예상되던 국민의힘 후보자들의 숫자가 줄고 오 서울시장이 불출마를 선언하는 마당에 ‘한덕수 차출론’까지 등장했다. 한덕수 권한대행이 대통령 선거에서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이길 가능성이 있다면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출마 촉구를 하는 기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다.

국민의힘 후보 중 윤심에서 자유로운 이 없어

그럼 이번 선거는 국민의힘에 승산이 있는 선거일까. 대통령 파면을 안고 선거를 치러야 하는 국민의힘에 매우 부담스러운 싸움이다. 4월 7~9일 실시한 NBS조사(케이스탯리서치, 엠브레인퍼블릭, 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 한국리서치)에 따르면 차기 대통령 선거에서 ‘정권교체를 위해 야권 후보가 당선되어야 한다’고 응답한 비율이 48%, ‘정권재창출을 위해 여권 후보가 당선되어야 한다’고 응답한 비율이 37%로 나타났다. 정권교체 의향이 11%p 더 높은 결과다. 중도층에서는 정권교체 의견이 55%로 정권재창출 26%보다 두배 이상 더 높았다.(전국1001명 무선가상번호전화면접조사 표본오차95% 신뢰수준±3.1%p, 중앙여론조사심의원회 홈페이지 참조 )

선거에서 유권자들이 어느 후보에게 투표할지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기준이 ‘선거구도’인 정권교체 또는 정권재창출 의향이다. 국민의힘이 이번 대선에서 가장 필요로 하는 유권자가 중도층이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이번 경선에 참여하는 후보들의 면면을 볼 때 윤심(윤 전 대통령의 의중)과 거리두기를 하기 어려워 보인다. 김문수 전 장관은 윤석열정부의 각료였고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윤 전 대통령과 교감하는 모습을 여러차례 보인 적 있었다. 나경원 의원과 이철우 경북지사는 윤 전 대통령의 헌법재판소 선고 이후 서울 한남동 관저로 방문한 적 있었던 이른바 윤심 후보다.

한동훈 전 대표는 윤심과 거리두기가 가능할 것으로 주장하겠지만 20년이 넘는 검찰 인연, 윤석열정부 초대 법무부장관 등 별개로 하기 어려운 이력이 존재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 집중 주목받고 있는 한 권한대행은 다름 아닌 윤석열정부와 운명을 같이하고 있는 인물이다. 어떤 식으로든 국민의힘 대선 경선은 윤심과 원천적으로 구분되지 못한다.

윤심 못 버리면 중도층 흡수 더 어려워져

한국갤럽이 4월 8~10일 실시한 조사에서 ‘앞으로 우리나라를 이끌어갈 정치 지도자, 즉 장래 대통령감으로 누가 좋다고 생각하는지’ 물은 결과 이재명 37%, 김문수 9%, 홍준표 5%, 한동훈 4%, 이준석 한덕수 오세훈 안철수 각각 2%, 이낙연 유승민이 각각 1% 순으로 나타났다.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김문수 27%, 홍준표 14%, 한동훈 13%, 한덕수 6%, 오세훈 6%, 안철수 3%로 나왔다. 상위권 후보치고 윤 전 대통령과 관련 없는 인물은 없다.(전국1005명 무선가상번호전화면접조사 표본오차 95% 신뢰수준±3.1%p, 자세한 내용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문제는 선택이다. 같은 한국갤럽 조사에서 중도층 정당 지지율은 민주당 44%, 국민의힘 18%로 무려 26%p나 차이가 벌어진다. 현실적인 영향력 때문에 윤심을 버리지 못한다면 중도층 흡수는 점점 더 요원해진다. 국민의힘 경선 딜레마는 후보자 선택이 아니다. 중도인지 윤심인지가 ‘진짜’ 선택이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