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억원대 ‘한우 씨수소’ 돌아온다
종축 286마리 산불로 대피
4월 말 영양군으로 돌아와
경북도는 14일 “영양군에 있는 농협중앙회 한우와 젖소 개량사업소에서 산불을 피해 대피했던 종모우 한우 142마리, 젖소 144마리가 4월말까지 안전하게 돌아온다”고 밝혔다.
영양군에 있는 농협중앙회 한우와 젖소개량사업소는 재난형 가축전염병이 발생할 때 살처분으로부터 국가 자산인 종축을 보호하기 위해 설치된 분산 사업장이다.
한우개량사업소는 2015년 6월 영양군 입암면 병옥리에 설치됐고, 젖소개량사업소는 2012년 9월부터 영양군 수비면 신원리에서 운영되고 있다.
지난달 26일 경북 북동부지역의 초대형 산불이 영양군으로 확산하자 한우와 젖소 개량사업소에 보유 중인 종축의 긴급대피가 결정됐다. 한우 142마리는 충남 서산에 있는 본원으로, 젖소 21마리는 경기도 고양시의 본원으로, 나머지는 안성 농협 목장으로 각각 대피했다.
장호진 한우개량사업소 관리소장은 “산불이 확산될 당시 불길의 속도는 상상을 초월해 가축을 포기하고 직원들에게 대피를 지시했는데 다행히 가축과 축사가 무사해 안전하게 대피시킬 수 있었다”고 당시 긴박했던 상황을 설명했다.
한우개량사업소가 화마를 피한 것은 불길의 방향이 바뀐 영향도 있지만 개량사업소의 선제적인 조치도 한몫했다. 산불이 확산하기 전에 사업소 주변의 잡목과 갈대를 제거하고 물을 뿌려 산불로부터 종축들을 안전하게 지켜냈다.
개량사업소가 보유한 종축은 한우와 젖소 후보씨수소로 최소 5년 이상의 유전능력 검증 등을 거친 보증씨수소다. 특히 보증씨수소는 1마리당 100억원 이상의 가치가 있는 것으로 평가되는 개량 사업 핵심 자원이다.
후보씨수소는 당대 검정을 통해 선발된 능력이 우수한 수소를 말하고 보증씨수소는 후보씨수소 중 후대 검정을 통해 선발한 공인된 수소다.
경북도는 재입식된 가축에 대해 수의사 진료, 가축방역 조치 등을 거쳐 2개 사업소가 본연의 기능을 회복하고 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김주령 도 농축산유통국장은 “오랜 개량 사업의 결과물인 종축을 대형산불의 영향권에서도 피해없이 지켜낼 수 있어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며 “중요한 자산이 지역에 있는 만큼 안정적으로 관리되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최세호 기자 seho@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