꺼지지 않는 ‘한덕수 대망론’… 부상하는 ‘반명 빅텐트론’
14일 국무회의서 ”제게 부여된 마지막 소명 다할 것” 밝혀
첫 지지율 2%에 기대·실망 교차 … ‘전략적 침묵’ 관측도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14일 “미국 정부와 본격적인 협상의 시간에 돌입했다”며 “국무위원들과 함께 저에게 부여된 마지막 소명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한덕수 대망론’이 급부상하는 가운데 사실상 불출마 선언을 한 것이라는 해석과 ‘마지막 소명’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행보가 달라질 수 있다는 두가지 해석 모두가 나온다.
한 권한대행은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이같이 밝혔다. 국민의힘 내에선 한 권한대행 대선출마에 대한 물밑 지지 분위기가 이미 무르익었다는 점에서 한 권한대행의 출마 결심만 남았다는 관측이 팽배했다. 다만 한 권한대행이 국민의힘 경선에 참여할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점에서 ‘반이재명 빅텐트론’이 다시 한번 부상하던 차였다.
내일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그동안 한 권한대행 측은 대선 출마 관련해 어떤 입장도 없다는 것이 공식 입장이었다. 조기대선의 관리자일 뿐만 아니라 관세전쟁의 한복판에서 국정운영을 책임지고 있는 상황에서 출마 관련 정치적 논란에 이러니 저러니 입장을 밝히는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날 한 권한대행이 “마지막 소명” 발언 이후 정국이 어떻게 흐를지 주목된다. 정치권에선 한 권한대행의 입장이 어떻든 여전히 한 권한대행의 대선 출마를 전제로 한 각종 시나리오가 확산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대표적인 것이 ‘반이재명 빅텐트론’이다. 경선에서 선출된 국민의힘 대선주자와 한 권한대행, 그 외 거론되고 있는 반이재명 성향의 주자들을 모두 합쳐서 단일화 과정을 거치자는 시나리오다. 반이재명 성향의 대선주자로는 이낙연 전 총리를 비롯해 김부겸 전 총리,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후보 등이 거론된다.
이런 시나리오가 얼마나 현실성이 있을지는 별개로 하더라도 이같은 분위기는 당분간 유지될 전망이다.
일각에선 한 권한대행의 침묵이 길어지는 이유로 ‘전략적 침묵설’을 제기하기도 한다. 대선에 출마할 생각이 없다 하더라도 통상 문제 등과 관련해 타국가 정상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협상을 해야 하는 입장에서 두달짜리 권한대행이 아닌 잠재적인 대권 후보로 자리매김하는 게 낫다는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통화에서 대선 출마 여부를 물었을 때 한 권한대행이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은 데에는 이런 계산이 있을 수 있다고 해석한다.
정치권에선 한 권한대행의 대선 출마 여부를 가를 변수는 결국 지지율이라고 본다.
지난 11일 공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2%(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 머문 지지율을 놓고 국민의힘 주변에선 “첫 등장에 오세훈 서울시장과 같은 2%면 높은 것”이라는 기대감과 “너무 미미한 지지율”이라는 실망감이 교차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선출되더라도 한 권한대행의 공직 사퇴 시한까지는 계속 이름이 나온다고 봐야 한다”면서도 “지지율이 얼마나 상승세를 보이느냐에 따라 강도가 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형선 기자 egoh@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