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고객 감동 위한 휴게소 변화는 계속돼야 한다
고속도로는 단순한 이동 수단의 경로를 넘어 국민의 삶의 질을 좌우하는 중요한 인프라다. 이에 고속도로 휴게소는 쉼터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운전자에게는 피로를 풀고 에너지를 충전하는 공간이며, 지역주민에게는 관광객 유치와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는 중요한 거점이기도 하다.
우리나라 최초의 휴게소는 1970년 경부고속도로 개통과 함께 문을 연 추풍령 휴게소다. 초기 휴게소는 주유와 간단한 식사, 화장실 이용에 국한됐다. 그러나 1988년 서울올림픽, 2002년 한일월드컵과 같은 국제행사를 계기로 화장실 등 편의시설과 서비스가 꾸준히 개선되면서 휴게소는 단순 휴식 기능에서 고객 편의 중심으로 변모하기 시작했다. 공공디자인, 생태복원 개념 도입과 태양광발전 시스템, 환승휴게소, ex-OIL, 청년창업 매장, 졸음쉼터 설치 등이 대표적이다.
양적·질적으로 성장하던 휴게소는 소비 패턴의 변화, 대체 서비스의 등장으로 위기를 맞는다. 특히 2020년 코로나19 발생과 경기침체에 따른 내수 부진, 원재료 가격 상승, 만성적 구인난 등은 휴게소 운영의 어려움을 가중시켰다. 성장 정체와 내외부 악재를 동시에 맞이한 지금, 휴게소의 변화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다.
테마형 복합문화공간으로 변모
이러한 때 변화의 물꼬를 튼 것은 휴게소에 지역 맛집을 유치하는 ‘명품 먹거리’ 사업이다. 지역의 대표 맛집 음식을 동일한 품질로 고객에게 제공하는 이 사업은 휴게소를 ‘다시 찾고 싶은 맛집 명소’로 탈바꿈시켰다. 로봇셰프도 등장했다. 로봇셰프는 24시간 쉬지 않고 라면과 우동을 전문 요리사에 버금가게 조리해 낸다. 로봇셰프 도입으로 휴게소는 야간 운영과 인력 부족의 부담을 덜었고 고객 만족도 높아졌다.
한국도로공사는 휴게소의 변화가 성공적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노력과 지원을 계속했다. 휴게소 운영사와 협력해 창의적인 시설을 도입하고 민간 투자를 유치했다. 그 결과 휴게소는 맛집과 레저, 쇼핑 등이 어우러진 테마형 복합문화공간으로 변모해 나가고 있다. 남한강 휴게소와 처인 휴게소가 대표적 사례다. 남한강 휴게소는 도심항공교통(UAM), 가상현실(VR)체험관, 드론을 통해 4차 산업기술을 경험할 수 있다. 또 수도권 도심과 인접한 처인 휴게소는 본선 상공형의 멋진 외관과 서울 성수동의 맛집 유치로 고객뿐만 아니라 지역민들의 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진화는 여기서 멈춰선 안 된다. 고객의 기대치는 날로 높아지고 있고 휴게소는 이 기대를 뛰어넘는 감동을 제공해야 하기 때문이다. 휴게소 환경 개선과 스마트 기술 도입, 친환경 에너지 시스템 확대 등 다양한 혁신을 계속 추진해야 한다. 특히 단순한 상업적 공간을 넘어 지역 상생의 모델로 자리매김해야 한다.
무엇보다 고객 피드백을 기반으로 한 지속적인 서비스 개선, 다양한 고객층을 고려한 콘텐츠 개발, 고객 중심의 철학이 현장에서 구현되어야 한다. 들기름 막국수로 유명한 김윤정씨는 “고객을 진심으로 대해야 고객은 단골이 되고 단골이 가게를 키운다”라고 했다. 그의 말처럼 고객 감동은 거창한 것이 아닌 작은 배려에서 시작된다.
고객이 감동하는 휴게소 만들어나갈 것
한국도로공사는 이러한 철학을 바탕으로 고객이 감동하는 휴게소를 만들어 나갈 것이다. 상춘객이 늘어나는 만큼 졸음운전 위험도 증가하는 계절이다. 운전 중 졸릴 땐 휴게소에 들러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변화하는 휴게소도 체험하길 당부드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