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한복판 뛰어든 감사원 “문재인정부 부동산 통계조작”

2025-04-18 13:00:33 게재

민주당 “정치감사, 감사원 해체” … 국민의힘 “국기문란, 석고대죄”

감사원 “집값 102차례 조작” … 김수현 등 재판서 “조작 없다”

감사원이 대선정국에서 다시 ‘문재인정부’ 저격에 나섰다. 더불어민주당은 “독립기관의 존재를 상실했다”며 “해체 대상”이라고 반발했다.

감사원은 2022년 9월부터 시작한 ‘주요 국가 통계 작성 및 활용 실태’ 감사의 최종 결과를 17일 전격 발표했다. 감사원은 문재인정부가 2018년부터 약 4년간 집값 통계를 102차례 조작했다고 밝혔다.

감사원 감사 결과, 당시 청와대는 임기가 시작된 지 한 달 만인 2017년 6월경 한국부동산원에 “통계를 미리 받아보고 싶다”며 관련 수치를 미리 제공하라고 지시했다. 이 과정에서 청와대와 국토교통부가 한국부동산원에 아파트 가격 변동률을 낮추도록 통계 왜곡을 지시했다고 감사원은 밝혔다.

감사원은 통계청이 3개월에 한 번씩 발표하는 가계동향 조사도 조작 대상이 됐다고 밝혔다. 정부 핵심 정책인 ‘소득 주도 성장’ 기조에도 가계 소득이 줄자 특정 항목에 가중치를 줘서 결과를 변경했다는 것.

감사원 규탄 회견하는 민주당 전정권정치탄압대책위 더불어민주당 전정권정치탄압대책위원회 위원들이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감사원의 전 정권 표적 감사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주형 기자

민주당은 즉각 “정치감사”라며 반발했다. 이미 2023년 9월 중간감사 결과를 발표하며, 문재인정부 인사들을 대거 수사 의뢰했는데 ‘재탕 발표’를 해 ‘대선에 영향을 주려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민주당 전 정권 탄압대책위원회(위원장 김영진 의원)는 이날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독립기관이라는 존재 가치를 상실한 채, 내란 옹호 기관이라는 오명을 안은 감사원에게 닥칠 ‘결말’은 하나뿐”이라고 주장했다. “가장 먼저 해체에 준하는 개혁의 대상이 될 것”이라고도 했다.

이들은 “윤석열 정권에서 감사원은 검찰 앞잡이를 자처하며 전 정권을 겨냥한 무차별적 감사로 ‘건수’를 만들고, 검찰에 수사 요청을 했다”며 “그들이 정치 탄압을 위해 만든 월성원전 감사 방해 사건, 울산 사건, 동해 사건, 김정숙 여사 인도 방문 및 의상 사건까지 모두 무죄 혹은 불기소, 선고유예 결과가 나왔다”고 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이날 “조직적인 통계 조작으로 국민을 기만한 문재인정부는 국민들께 석고대죄하기 바란다”고 비판했다.

서지영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실업과 생계난에 허덕이는 국민들의 고통을 외면한 채, 공정성과 중립성을 생명으로 하는 국가 통계 기관을 정권의 홍보 수단으로 전락시킨 행위는 결코 묵과할 수 없는 중대한 국기 문란”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김수현·김상조 전 청와대 정책실장 등 검찰에 의해 기소된 주요 인물들은 지난달 26일 대전지법 형사12부(부장판사 김병만)서 열린 첫 공판에서 관련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이들 변호인들은 “지금도 부동산원과 민간 업체의 통계 사이 격차가 존재하는데 그렇다면 지금 정부도 부동산원을 통해 통계를 조작하는 것인지 묻고 싶다”면서 “통계는 작성하는 기관마다 목적과 방식, 조사자 등 차이로 다를 수밖에 없으며 정답이 없다”고 했다.

특히 관련법에 따라 부동산원은 위탁한 국토교통부에 통계를 미리 제공할 수 있으며 검찰에서 주장하는 주중치와 속보치를 확정치의 작성 단계인 ‘통계’로 잘못 이해하고 있지만 이는 통계법상 통계로 볼 수 없으며 처벌 대상도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윤석열정부 출범 후 감사원은 문재인정부 주요 정책에 대해 대대적인 감사를 벌여 ‘표적감사’ 논란을 빚어왔다.

△서해 공무원 피격사건 감사 △방송통신위원회 정기감사(한상혁 전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감사) △한국방송공사(KBS)의 위법·부당행위 국민감사(KBS 감사) △방송문화진흥회(이하 방문진)의 MBC 방만 경영 관리·감독 해태 국민감사(방문진 감사) △공직자 복무관리실태 점검(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 직무감찰) △주요 국가통계 작성과 활용실태 감사 △월성1호기 조기폐쇄 결정 타당성 점검 특정감사 등이다.

차염진·박소원 기자 yjcha@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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