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대미 관세협상 신속히 돌입해야”

2025-04-24 13:00:09 게재

24일 오전 국회 시정연설

우원식 의장, 한 대행 비판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관세 문제와 관련해 신속하게 미국과 협상을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입장을 재차 확인했다. 국회를 향해서는 ‘신뢰와 협력’을 당부하며 추가경정예산안(추경안)의 조속한 심의를 요청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추가경정예산안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정부가 예산안을 국회에 제출할 때 하는 시정연설을 대통령 권한대행이 하는 것은 1979년 11월 당시 권한대행이던 최규하 전 대통령 이후 46년 만이다. 연합뉴스

24일 오전 국회 시정연설에서 한 대행은 “전례 없는 미국발 관세정책에 따른 불확실성으로 글로벌 경제환경이 한 치 앞도 예상할 수 없을 정도로 급변하고 있다”면서 “미국의 철강, 알루미늄, 자동차 등에 대한 품목별 관세 조치와 기본관세 도입, 그리고 상호관세 예고 등으로 우리 산업과 기업에 상당한 부담이 초래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금 이 시각에도 세계 수십여개 국가가 미국과의 관세 협상을 추진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면서 “우리도 가능한 한 신속하게 협상에 돌입하고 충분한 협의 시간을 확보하여 유예기간 내에 국익을 극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대행은 미국 관세 부과와 관련해 “민간과 정부가 가진 역량을 총결집해 다양한 채널을 통해 미국측과 긴밀히 소통하며 협의에 대비해왔다”고 평가하며 24일 밤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리는 ‘한미 2+2 통상협의’에서 “국익이 최우선이라는 원칙 하에 무역균형, 조선, LNG 3대 분야를 중심으로 양국이 상호 윈-윈할 수 있는 합의점을 모색하기 위해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한 대행은 신속한 추경안 통과를 위해 국회의 협조를 요청했다. 한 대행은 “글로벌 경쟁이라는 거센 파도 속에서 우리 산업과 기업이 좌초하지 않기 위해서는 지속 가능한 경쟁력 확보가 시급하다”면서 “하루하루 점점 더 힘겨워지는 소상공인과 취약계층의 삶의 무게를 덜어드릴 실질적인 지원이 바로 당장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추경안이 국민께 든든한 힘이 되어드리고 우리 경제의 회복과 도약에 소중한 마중물이 될 수 있도록, 정부가 제출한 추경안을 조속히 심의·의결해 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지난 21일 정부는 12조2000억원 규모의 2025년도 제1회 추경안을 국회에 제출한 바 있다. 이번 추경안은 △재해・재난 대응(3조2000억원) △통상 및 AI 지원(4조4000억원) △민생 안정(4조3000억원)의 세 가지 분야를 중심으로 편성됐다.

한 대행은 1997년 IMF 외환위기, 2008년 금융위기,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위기를 극복한 경험을 거론하며 “그 극복 과정에는 정부와 국회가 서로 긴밀하게 소통하며 협력했던 진정성 있는 노력이 있었다”면서 “우리가 그동안 한마음으로 수많은 위기를 함께 극복해온 것처럼, 이번에도 서로 신뢰하며 협력할 때 우리 앞에 높인 난제들을 성공적으로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한 대행의 시정연설이 끝나자 우원식 국회의장이 한 대행을 직격해 눈길을 끌었다. 우 의장은 한 대행을 향해 “권한대행이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을 잘 구별하라”고 지적해 국민의힘 의원들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한편 전날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시정연설에 대해 ‘대선출마용 연설’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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