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유덕열 동대문구청장
"중앙정치부터 맑아져야"
"청렴은 주민들이 공직자에게 원하는 제일의 덕목입니다. 사업이나 정책 성공조건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가장 어려운 분야지요."
유덕열(사진) 서울 동대문구청장은 "조선시대를 통틀어 보면 수십 수백명의 부자가 있었겠지만 그 누구도 기억을 못한다"며 "청백리는 다르다"고 강조했다. 황 희, 맹사성, 유 관 등 당시를 대표하는 청백리는 지금까지도 대부분 국민들이 기억하기 때문이다.
자본주의가 발달하면서 전문경영인 등이 부각되면서 청렴의 가치가 상대적으로 퇴색됐지만 공직사회에서는 여전하다고 그는 강조한다. 유 구청장은 "공직사회는 영리가 아닌 법과 질서, 주민 행복을 추구한다"며 "공무원들에게 돈을 벌고 싶다면 공직사회를 떠나는 게 맞다고 얘기한다"고 단언했다.
지난해 매니페스토에서 청렴분야 인정을 받았을 때는 민선 5기 이후 공무원들을 다독이며 변함없는 청렴과 친절을 강조해왔던 5년여를 인정받는 듯했다. 그는 "배가 부르지는 않지만 가슴은 뿌듯하다"며 "주민들도 공직자도 '동대문에 살고 있다'는 게 자부심으로 다가온 계기가 됐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겉과 속이 다르지 않은 청렴정책, 재미난 청렴정책. 올해 동대문구 목표다. 다만 경제가 어려워지고 서민들 삶이 팍팍해지면서 상대적 빈곤감과 박탈감이 커지고 있어 걸림돌이 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절대빈곤이 늘어가고 있고 자살률이 10년 연속 OECD 1위인데 국가적 대책이 없어요. 민원창구를 찾는 주민들도 점차 거칠어지고 있습니다."
유덕열 구청장은 청렴한 공직사회를 위해서는 중앙부터 바뀌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공직자들이, 주민들이 '스스로의 노력만으로는 안된다' '우리에게만 청렴을 강조하는 건 억울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아야 한다"며 "중앙이 맑아지지 않으면 아래쪽이 맑아지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그는 "동대문지역에서 30년간 살면서 주민과 호흡해왔지만 아직도 모르는 게 많다"며 "중앙정부와 광역지자체 기초지자체가 서로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했으면 한다"고 꼬집었다. 지방자치 본연의 목적에 따른 분권과 권한이양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유덕열 구처장은 "서울시는 지난해 자치구청장들과 자치분권 약속을 하고 첫 발을 뗐다"며 "2단계 3단계에 걸친 권한이양과 실천이 이어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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