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문석진 서대문구청장
"작은 장례 실천도 복지"
문석진(사진) 서울 서대문구청장은 '작은 장례' 실천도 복지의 하나라고 생각하고 적극 추진한다. 저소득층은 물론 주민 모두에게 부담되는 장례문화를 바꾸기 위해 나선 것이다. '작은 장례 문화 확산을 위한 뜻 깊은 작은 장례 실천서약서' 사업이다.
우리나라 평균 장례비용은 1인당 GNP 절반 정도인 1200만원으로 지나치게 많다. 불필요하고 왜곡된 절차와 낭비 요소들로 인해 남겨진 유족들에게 부담이 되고 있다. 또 부모 장례를 간소하게 치르면 불효라는 풍토와 사회적 지위를 의식해 보여주기식 장례식으로 인해 장례비용이 증가하는 사례가 많다.
뜻 깊은 작은 장례서약서는 본인이 수의, 관, 음식대접, 염습, 부고 범위, 부조금 등의 장례절차를 생전에 정해 가족에게 남기는 일종의 유언장이다. 문 구청장은 "작은 장례서약서는 보여주기식 장례식을 없애고 남겨진 유족에게 부담을 줄이는 등 바람직한 장례문화 정착을 목적으로 마련됐다"고 말했다. 작은 장례가 지향하는 형태는 소박한 수의나 평상복을 택하고 저렴한 관을 사용하는 방식이다. 음식도 간단한 다과를 정성스럽게 대접하고, 핵가족화로 2일장이 늘어나고 있는만큼 장례기간을 줄어 비용을 줄인다. 시신처리도 기증이나 친자연적 자연장을 선택할 수 있다. 부의금도 가급적 받지 않거나 경비를 제외한 나머지 금액을 기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문 구청장은 "시신이 잘 썩으라고 삼베수의를 입는데 고가의 수의는 300만원이나 한다"며 "70~80%가 화장하는 시대에 비싼 수의를 입지않고 평상복을 입어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가의 오동나무 관도 마찬가지다. 입관한 뒤 1~2일 뒤면 재로 변하는데 태우면 다이옥신이 발생하는 오동나무 관보다 종이로 만든 관을 사용하면 환경에도 좋다는 생각이다.
문 구청장은 "소외계층이나 가난한 주민들도 적게 잡아도 500만원 정도 드는 장례비용은 큰 부담"이라며 "착한 결혼식처럼 허례허식에 치우친 장례문화를 바꾸는 것은 복지의 하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구는 전체 가구의 1/4에 달하는 1인 가구를 위해 무연고장례시스템(두레)을 개발했다. 통장이 상주가 되고 지역에 있는 동심병원이 동참해 장례식장을 빌려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