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데이터·AI 경제 활성화, ‘산업 데이터’에 주목해야
2월 4일 ‘데이터 3법’(개인정보보호법·정보통신망법·신용정보법)이 개정되면서 개인정보 데이터의 수집·활용에 대한 업계와 정부의 관심이 높아졌다.
향후 가명정보를 이용한 데이터 활용이 활성화되어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가 창출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리고 글로벌 스탠더드에 부합하는 개인정보보호 제도가 마련돼 우리 기업들의 해외시장 진출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가 세계적인 플랫폼 기업들과의 경쟁에서 비교우위를 가지려면 개인정보뿐 아니라 우리가 강점을 보유한 산업 데이터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제조업 선진국, 일찍 산업 데이터 주목
산업 데이터는 제품의 개발?생산?유통 등 산업활동 전 과정에서 생성되는 데이터다. 개인정보보호 이슈에서 비교적 자유롭고 맞춤형 제품.서비스 개발과 생산공정, 물류 효율화 등 산업 밸류체인 전반의 혁신에 활용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사물인터넷(IoT) 클라우드 등 신기술의 발전으로 산업 데이터 축적이 가속화됨에 따라 향후 그 중요성이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IT기업인 씨게이트는 제조현장의 자동화 기계(IoT) 등에서 생산되는 실시간 산업 데이터가 향후 빅데이터의 주류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해외 주요 제조강국들은 이미 산업 데이터의 중요성에 주목하고 발 빠르게 나서고 있다. 일본은 ‘커넥티드 인더스트리(Connected Industry)’ 정책을 바탕으로 ‘관민 데이터 활용 기본법’과 ‘생산성 향상 특별조치법’을 제정하고 산업용 사물인터넷(IIoT, Industrial Internet of Things) 플랫폼 연계 시범사업을 추진하는 중이다.
독일은 ‘산업 데이터 공간(Industrial Data Space) 이니셔티브’를 발족하고 20여개국 100여개 기업이 참여하는 ‘국제데이터공간협회’를 설립하는 등 산업 데이터를 활용한 산업혁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우리도 아직 늦지 않았다. 우리나라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자동차 조선 등 세계적인 제조 기반을 갖추었고 5G·로봇 보급에서도 세계 최고 수준의 인프라를 보유해 산업 데이터와 AI 활용 잠재력이 매우 크다. 수십년간 산업현장에서 축적된 노하우와 방대한 양의 데이터는 우리기업들이 보다 빠르게 가시적인 성과를 낼 수 있게 하고 향후 우리나라가 세계적인 데이터.AI 강국으로 발돋움하는 데 기반이 될 것이다.
34개 산업 지능화 프로젝트 추진 중
산업부는 빅데이터.AI 등 신기술을 접목해 산업 밸류체인 혁신을 가속화하기 위해 현재 데이터 플랫폼 구축, 핵심기술 개발, 생산공정 혁신 등 34개 산업 지능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으며 향후 더욱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에너지, 표준 등 공공 데이터 개방을 확대하고, 자동차 섬유 등 업종별 특성을 고려한 문제해결형 산업 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해 새로운 비즈니스 창출을 촉진할 것이다.
자율차·IoT가전·스마트홈 등 지능형 신제품·서비스 개발과 소재부품·장치산업·에너지 등 전략분야 생산공정을 고도화하는 등 성공사례를 조속히 창출.확산시켜 나가기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산업 지능화 특별법(가칭)’ 제정과 산업 데이터 표준화, 해외 주요국과의 디지털 얼라이언스 구축을 통해 데이터 교류·연계를 촉진할 방침이다.
산업 지능화가 주력 산업의 경쟁력 강화, 에너지 생산·소비의 효율화뿐만 아니라 우리의 일상생활과 근로자 작업환경을 더욱 편리하고 안전하게 만들 것이라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