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 아이스팩, 전통시장 '효자'
강동구 재활용체계 구축 … 상인회와 업무협약
서울 강동구 상가와 주민들이 사용한 아이스팩을 전통시장에서 다시 사용하게 된다. 강동구는 전통시장상인회 환경단체와 '아이스팩 재사용 업무협약'을 맺었다고 22일 밝혔다.
간편식과 신선식품 배달이 늘면서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한 방편으로 아이스팩 사용량이 급격하게 늘고 있다. 연간 추정 생산량만 2억개에 달하는데 각 가정에서는 냉동실을 차지하는 애물단지가 되기 일쑤다. 쓰레기로 버려지는 경우 미세플라스틱으로 인해 환경오염 주범이 된다.
강동구는 지난해 3월부터 민간 기업과 협약을 맺고 아이스팩 재활용 수거체계를 구축해왔다. 올해는 길동복조리 둔촌역 명일 등 6개 전통시장에서 재사용하기로 하고 협약을 맺었다. 성내 고분다리 암사 3개 시장도 참여한다.
협약에 따라 구는 동주민센터와 구청 등 18곳에 설치한 전용 수거함을 설치 관리하고 친환경 수거체계 전반을 지원한다. 시민단체는 수거·정리와 홍보 등을 맡고 전통시장상인회는 현장 수요를 확인, 전달하기로 했다.
각 가정 등에서 내놓은 아이스팩은 전문 소독업체에서 세척 살균 포장을 다시 해서 전통시장에서 위생적으로 사용하도록 한다. 축산업계나 식품기업 식당 점포는 물론 일반 주민까지 필요로 하는 곳에 무상으로 공급할 예정이다.
다만 전용 수거함에는 훼손되지 않은 젤 제품만 배출할 수 있다. 젤 제품은 미세플라스틱 일종이라 하수구에 버리면 생태계를 위협할 수 있다. 전용 수거함에 분리배출하기 어려운 경우 통째로 종량제봉투에 넣어 배출하면 된다. 친환경 물 제품은 물을 버린 뒤 비닐만 분리배출하면 된다.
아이스팩 재사용 수거체계는 지난해 서울시 창의시정 우수상에 이어 대한민국 올해의 정책상을 받았고 올해는 행정안전부 주관 '주민생활 혁신사례'로 선정됐다. 서울시와 경기도 부산시 등 60여곳 이상 지자체에서 배워가기도 했다.
강동구는 한걸음 나가 주민들에 올바른 아이스팩 배출방법을 홍보하는 동시에 '나만의 방향제 만들기' 등 자원순환 실천운동 항목으로도 포함시켰다. 이정훈 강동구청장은 "아이스팩 재사용 체계가 주민 생활을 편리하게 하는 건 물론 50톤에 달하는 쓰레기를 감량하는 성과를 냈다"며 "민관 협력을 기반으로 '녹색도시 강동'을 이끄는 친환경 정책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