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친환경 윤활유 개발, 황선애 SK이노베이션 수석연구원

특허물질 이온액체 상업화 성공

2020-07-01 10:44:31 게재

차세대 친환경 윤활유 연구

연비 향상, 부품 마모 절감

"특허물질인 이온액체를 윤활유에 상업화한 첫 사례입니다."

황선애 SK이노베이션 수석연구원은 차세대 친환경 윤활유 제품 연구를 맡았다.

연구경력 13년차인 황 수석연구원은 이온액체 특성을 어떻게 하면 윤활유에 적용할지 연구했다.

"통상 이온성 물질은 고체상태입니다. 대표적인 것이 소금이죠. 극성이 높아서 금속 표면에 잘 둘러붙는 장점이 있습니다. 윤활유에 잘 맞는 특성이죠."

SK이노베이션 특허물질인 이온액체는 상온에서 액체상태다. 6년간 연구 끝에 이온액체가 윤활제에 잘 녹아들고 금속표면과 잘 반응하는 독자물질을 개발한 것이다.

이온액체를 적용한 윤활유 '지크 제로'는 이온액체가 엔진 표면에 흡착돼 마찰과 마모를 감소시킨다. 엔진 부품 마모율을 30% 줄일 수 있고 연비는 기존 대비 3% 정도 향상됐다. 친환경과 경제성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셈이다.

이번 제품은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겨냥했다. 하이브리드 차량은 다른 내연기관 자동차와 달리 시동이 자주 켜지거나 꺼지게 된다.

그는 "엔진은 시동이 켜질 때 가장 힘을 많이 받고 무리가 올 수 있는데 하이브리드는 자주 시동이 켜지기 때문에 엔진에 무리가 가고 엔진이 마모되는 현상이 발생한다"며 "이런 조건에 맞게 점도가 낮고 엔진을 잘 보호할 수 있는 윤활유 제품이 필요했다"고 제품개발 배경을 설명했다.

황 수석연구원은 "이온액체를 (화학분야에서) 용매로 많이 사용한다는 연구는 있었으나 윤활유 분야에 적용한 사례가 많지 않아 힘들었다"며 "특히 신규물질이다보니 화학물질관리법 등 각종 규제를 따라야 하고 해외 공인 규격 평가도 진행해야 했다"고 말했다.

"좋은 기술을 제품으로 연결하는 데 힘들었어요. 기술이 있다고 제품이 나오는 것은 아니더라고요."

그는 승용차용 윤활유 개발에 이어 상용차나 트럭용 윤활유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대전 기술혁신연구원에서 근무하는 황 수석연구원은 연구실 안전성을 강조했다. 실험작업은 2인 이상이 함께 하며 되도록 정규 근무시간에 집중한다. 문서작업 등은 야근이나 연장 근무시간에 주로 한다.

윤활유 전문가이다 보니 자동차를 탈 때마다 엔진소리를 주의깊게 듣는 '직업병 버릇'이 생겼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다른 사람보다 엔진소리에 민감한 편이다. 엔진 상태에 대한 조언을 하는 일도 잦다. 기온이 올라가는 여름철 윤활유 선택에 대해 조언을 구했다. 황 수석연구원은 "여름철 외부 주차시 강한 햇빛 등으로 차량온도가 올라간다"며 "점도가 높은 윤활유가 좋지만 연비가 떨어지는 문제가 있다. 점도가 낮으면서도 유막 형성이 잘 되는 윤활유를 선택하는 것이 여름철 엔진관리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범현주 기자 hjbeo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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