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코로나 시대, 새로운 독서코칭│② 공군 제18전투비행단

"릴레이 방식으로 시 쓰기, 가장 기억에 남아"

2020-11-26 11:25:40 게재

대면·비대면 병행해 계획된 6차시 강의 마무리 … "전역 후에도 독서모임 참여하겠다"

군에서의 독서 열기는 코로나19 상황에도 여전히 뜨겁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는 2020년 병영독서활성화 지원사업의 대표 프로그램인 병영 독서코칭은 총 300개 부대가 함께하며 모두 1800회 진행될 예정이다. 독서코칭은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병행해 진행된다. 오프라인으로 진행되는 경우, 정부 방역 지침을 철저히 지키는 것은 물론이다. 내일신문은 병영 독서코칭이 진행되는 오프라인과 온라인 현장에서 군 장병들의 열띤 독서 현장을 생생히 전달한다. <편집자주>


"매 차시마다 다양한 독후활동을 많이 했던 게 기억에 남습니다. 특히 릴레이 방식으로 시를 쓰는 활동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처음엔 비대면으로 독서코칭 활동이 될까, 싶었는데 대면 활동 못지않게 운영이 됐습니다."

9일 공군 제18전투비행단은 대면으로 독서코칭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정부의 방역 지침을 철저히 준수했다. 사진 공군 제18전투비행단 제공


23일 공군 제18전투비행단 온라인 독서코칭 프로그램을 마친 후 최경남 중사는 장병들을 대표해 이같이 소감을 밝혔다. 이날 진행된 독서코칭 프로그램은 6회차 중 마지막 시간. 코로나19 상황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방식으로 독서코칭 프로그램을 이어왔기에 장병들은 감회가 남달랐다. 이날 독서코칭 프로그램은 예정된 시간을 훌쩍 넘겨 최 중사의 소감 발표에 이어 우레와 같은 박수소리와 함께 마무리됐다.

16일 공군 제18전투비행단은 온라인으로 독서코칭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사진은 부대 현장. 한 장병이 발표하고 있다. 사진 공군 제18전투비행단 제공


◆'노력'의 의미는 = 이날 독서코칭 프로그램은 웹엑스(온라인 화상회의 프로그램)에 접속해 장소영 독서코칭 강사와 만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부대 현장에서 17명의 장병들은 마스크 착용, 거리두기 등을 철저히 준수했다.

이날 주제도서는 '내가 찾던 것들은 늘 내 곁에 있었다'(이노우에 히로유키, 양필성 옮김, 스몰빅라이프)로 '나의 기준점은 어디에 있는가' '많이 가지면 행복할까' 등에 대해 생각함으로써 인생을 현명하게 살아가는 법을 알려주는 에세이였다. 장병들은 책에 공감하며 토론을 이어갔다. 이종원 일병은 '노력'의 의미에 대해 "노력을 하지 않으면 스스로가 가진 한계를 알 수 없다"면서 "인간이 태어나 살아가는 것 자체가 노력의 연속이기 때문에 노력은 긍정적인 의미"라고 말했다.

16일 공군 제18전투비행단의 독서코칭 프로그램 현장. 사진 공군 제18전투비행단 제공


독후활동으로는 '섬에 가져갈 때 선택할 1개의 물건'이 진행됐다. 어떤 물건을 선택하느냐를 통해 자신이 중시하는 삶의 가치를 확인하는 활동이었다. 나현규 병장은 "밤에 추울 수도 있는데 불을 피울 자신이 없어서 라이터를 선택했다"면서 "삶을 살아가는 데 건강의 가치를 가장 중시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인서 상병은 "휴대폰과 옷이 마지막 2개였고 휴대폰을 마지막 1개로 남겼다"면서 "물건이 얼마나 여러 기능을 갖고 있느냐를 중시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네이버 밴드로 '매일 읽기' = 이날 진행된 독서코칭 프로그램은 온라인을 통해 충분한 공감과 소통이 오갈 수 있다는 것을 알게 해줬다. 이날 취재기자는 독서코칭 강의가 이뤄지는 웹엑스 미팅룸에 접속해 취재를 진행했다. 온라인을 통해서도 장병들의 생각과 토론 내용들을 충실히 취재할 수 있었다.

공군 제18전투비행단은 독서코칭 프로그램을 계속하기 위해 웹엑스 외에도 네이버 밴드, 패들렛(파일 공동작업 프로그램) 등 다양한 온라인 툴을 활용했다.

예컨대 네이버 밴드를 활용해 2주 동안 장병들이 소감을 올리면 장 강사가 피드백을 다는 방식으로 '매일매일 책읽기'를 진행했다. 이후 장 강사는 직접 만든 영상을 네이버 밴드에 올리고 책 내용에 대해 코칭했다. 이어 패들렛을 통해 장병들과 책 내용에 대해 함께 토론했다.

장 강사는 "코로나19 상황에서 가능한 모든 온라인 툴을 활용해 독서코칭 프로그램을 이어가고자 했다"면서 "매일매일 장병들과 소통하면서 장병들이 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보다 깊이 있게 이해하게 돼 보람을 느꼈다"고 말했다.

23일 공군 제18전투비행단은 온라인으로 독서코칭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부대 현장에서 장병들이 독서코칭 프로그램을 마친 후 기념촬영을 진행했다. 사진 공군 제18전투비행단 제공


◆"제한된 상황, 다채로운 경험" = 장병들은 독서코칭 프로그램에 만족하는 모습이었다. 송민석 병장은 "여러 사람들과 책에 대해 의견을 나누니까 혼자 책을 읽는 것보다 훨씬 좋았다"면서 "전역을 한 이후에도 독서모임이 있으면 참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장 일 상병은 "코로나19 상황이라 이렇게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았다"면서 "제한된 상황에서 다채로운 경험을 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공군 제18전투비행단의 독서코칭 프로그램은 독서코칭 담당관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김영애 공군 제18전투비행단 독서코칭 담당관은 "비대면으로 독서코칭 프로그램을 운영하면 대면보다 신경을 쓸 게 많다"면서 "그렇지만 병사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책을 읽으며 좋아하는 모습을 보면서 뿌듯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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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현경 기자 funnyso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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