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50 K-Academy

세계 50개국에 '한강의 미래' 알리다

2023-06-28 12:25:23 게재

국가대표 유학생 50명 6개월간 한국 학습

첫날 한강 배우고 각국 '강' 문제 토론

향후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 기대 높아

"한강은 서울의 도시발전 역사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앞으로도 서울 미래를 이끌 주요 자원이 될 것입니다."

'한국의 도시발전과 강' 수업을 들은 학생들이 사전에 준비한 자국의 주요 강 현황과 발전 과제에 대한 발표 자료를 기초로 토론을 하고 있다. 사진 올댓캠퍼스 제공


세계 50개국을 대표하는 외국인 유학생들이 모여 한국을 학습하고 국제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G50 K-Academy' 첫날, 학생들은 '한국의 도시발전과 강'이라는 주제로 한강의 과거 현재 미래를 학습한 뒤 토론을 벌였다. 김포를 넘어 중국까지 뱃길을 열겠다는 서울시 계획 실현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학생, 일회성 이벤트보다는 세계에 내놓을만한 정규 축제를 만들어야 지속적인 한강 방문객 창출이 가능하다는 사업 조언까지 날카로운 지적이 이어졌다.

서울시의 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에 대한 설명을 들은 태국 대표 타오깐 마낫싸난(30)씨는 "태국에서는 5년전 방콕 최대 강인 짜오프라야 대개발 계획이 추진되다 시민 반발에 부딪혀 백지화된 일이 있다"며 "계획 수립 전 시민 의견을 얼마나 폭넓게 조사했는지 궁금하다"고 물었다. 파키스탄 출신 무함마드 와카스(30)씨는 "이 정도 대규모 개발사업을 추진하려면 엄청난 돈이 필요할텐데 어떻게 조달하는지 궁금하다"며 재원 조달 문제를 질문했다.

한강 소개 뒤엔 각자 준비한 PPT를 활용해 자국 주요 강에 대한 발표를 이어갔다. 이라크 출신 일라프(23)씨는 "이라크에는 세계 4대 문명 발원지 중 하나인 유프라테스강이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하지만 지금 유프라테스강은 한강 같은 미래 구상은 어림도 없고 불안한 정치 현실, 열악한 국내 상황 때문에 오염에 방치되는 등 보존과 개발 논의가 조금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아쉬워 했다.

전쟁 때문에 국민의 사랑을 받는 강이 제 기능을 상실하고 있다는 발표도 있었다. 우크라이나 대표 자인츠코브스카 마르가리타(22)씨는 "러시아 소행으로 추정되는 카오후카댐 폭파로 우크라이나크의 젖줄이자 크림반도의 주요 수원인 드니프로강이 망가지고 있다"며 "하루속히 전쟁이 중단돼 강을 되살리는 일을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계 50개국 청년들이 한 자리에 모여 '한국'을 학습하는 G50 | K-Academy 개학식이 27일 서울 노들섬에서 열렸다. 백혜련 국회 정무위원장(가운데)과 행사를 주최한 금융산업공익재단 추원서 상임이사(가운데 왼쪽), 장명국 내일신문 대표이사(가운데 오른쪽)와 학생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올댓캠퍼스 제공


◆자국 '강' 열악한 현실, 아쉬움도 = 학습은 강의실에만 머물지 않았다. 한강 유람선을 타고 여의도 선착장에서 잠실까지 둘러본 뒤 강변 공원 곳곳에서 조별 토론 형식으로 진행한 야외 수업도 진행됐다.

이날 한강과 도시발전을 공부한 학생들은 이후 6개월에 걸쳐 다양한 '한국 학습'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8월에는 세계에서 유일한 분단 현장인 DMZ에서 2박 3일 간 트래킹·생태 탐방 등 특별한 체험시간을 갖는다. 이후에도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을 방문해 한국의 ICT 발전 현황을, CJ ENM을 찾아 한류 열풍 주역인 K콘텐츠 제작 현장을 둘러본다. 금융 전문가를 초청해 핀테크·빅데이터를 활용한 최신 금융기업과 사업을 학습하는 과정도 준비돼 있다.

첫날 프로그램과 함께 진행된 개학식에서 행사 주최를 맡은 금융산업공익재단 추원서 상임이사는 "엄격한 선발 과정을 거쳐 최종 선정된 50명 청년들을 환영한다"며 "이번 프로그램은 한국을 깊이 있게 배우고 자국 발전에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지 영감을 얻는 특별한 체험이 될 것"이라고 축사를 전했다.

행사 축하를 위해 참석한 백혜련 의원(국회 정무위원회 위원장)은 "글로벌 리더로 성장할 50개국 청년들의 미래를 응원한다"며 "기후 위기 등 전 지구적 문제에 대응하려면 상호 이해에 기반해 국제적 네트워크가 필요하다. 여러분이 그 주역이 되길 바란다"고 응원했다.

행사를 주최한 내일신문 장명국 내일신문 대표이사는 "세계를 주름잡는 유태인의 오늘을 만든 것은 '질문의 힘'"이라며 "듣기만 하는데 그치지 말고 끊임없이 질문하고 또 질문하는 학생이 되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K-POWER' 진수 배우고 국제 네트워크 구축 = G50 K-Academy는 세계 50개국 외국인 유학생들이 모여 한국을 학습하는 글로벌 프로젝트다. 대부분 국비 유학생으로 한국에서 공부하는 학생들로 구성됐다. 61개국 231명이 지원했고 이 가운데 시험과 면접을 거쳐 50개국 대표 50명을 선발했다. 모두 한국어 실력을 일정 수준 이상 갖췄고 최종 선발자 중 학부생은 17명, 석사 27명, 박사 과정을 밟고 있는 학생이 6명으로 각 나라의 재원들이다. 6월 27일 개학식과 첫 주제인 '한국의 도시발전과 강'을 시작으로 약 6개월간 한국의 분단 현장(K-DMZ) 첨단 반도체 공정(K-ICT) 한류 창조 현장(K-CULTURE) 최신 금융(K-FINANCE) 등을 학습하며 글로벌 네트워크도 구축하게 된다. 금융산업공익재단과 석간 내일신문이 주최를 맡고, 국립국제교육원이 협력기관으로 참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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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형 기자 brother@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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