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대학별 수시 분석 <서강대> | 3개 자유전공학부 신설 전형 변화 적어 입시 결과 분석 중요
3개 자유전공학부 신설 전형 변화 적어 입시 결과 분석 중요
서강대는 2025학년 대입에서 수시 모집으로 1천30명을 선발한다. 이번에 Science기반자유전공학부, 인문학기반자유전공학부, AI기반자유전공학부 등 3개의 입학 후 전공 선택 모집 단위를 신설한 점이 눈에 띈다. 그 외에는 큰 변화가 없다. 서강대 수시 지원자가 살펴야 할 점을 장희진 입학사정관에게 들었다.
/대학별 수시전형 분석 자문단/
장지환 교사(서울 배재고등학교) 강권일 교사(제주 삼성여자고등학교) 배대열 교사(대구남산고등학교) 이재훈 교사(경기 한민고등학교)
Q. 2024학년 수시 결과에서 나타난 특징은?
2024학년 교과전형의 수능 최저 학력 기준을 종전 3개 영역 합 6 이내에서 3개 영역 각 3등급 이내, 논술전형은 3개 영역 합 6 이내에서 3개 영역 합 7 이내로 각각 완화했다. 이에 따라 최저 충족률이 예년 대비 10%가량 상승했다. 응시자 기준 충족률은 교과전형의 경우 인문 78.3%, 자연 71.1%, 논술전형은 기준 인문 61.4%, 자연 71.9%로 집계됐다. 단 최종 등록자의 교과 성적은 전년 대비 다소 하락했다. 교과 성적 최상위 재학생으로 지원자층이 한정돼 타 대학과의 중복 합격이 다수 발생하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보인다. 실제 선호도 높은 모집 단위가 최저 충족률을 고려한 실질 경쟁률을 따졌을 때 1:1에 가까운 경우도 있었다. 또 문·이과 통합형 교육과정이 안착하면서, 모집 단위의 계열에 따라 성적대에 다소 차이가 벌어졌다.
Q. 2025학년 수시전형에서 주목할 점은?
인문학기반자유전공학부, AI기반자유전공학부, Science기반자유전공학부 등 입학 후에 전공을 선택할 수 있는 모집 단위를 3개 신설했다. 수시에서는 교과전형인 지역균형과 종합전형인 일반에서 총 40명을 선발한다. 신입생의 적응을 돕기 위해 기존 단과대학에 자유전공학부를 각각 배치하고 1학년 필수 교양 과목에 다소 차이를 뒀을 뿐 전공 선택에 제한은 없다. 인문학기반자유전공학부로 입학해 공학 계열을 선택하거나, AI기반자유전공학부로 입학해 상경 계열로 진입할 수 있다. 서강대는 계열(전공) 적합성이나 진로 역량을 강조하지 않는 만큼, 자유전공학부도 다른 모집 단위와 동일하게 학교생활에 충실하고 성장 가능성이 높은 학생을 눈여겨본다. 대학에서 전공을 탐색하고 싶거나 여러 영역에 흥미가 있고 ‘융합적 사고력’이 우수한 학생이 지원하면 좋다. 단, 글로벌한국학부 게페르트국제학부 인공지능학과 시스템반도체공학과는 선택할 수 없다. 이 외에는 2024학년과 동일하다. 수험생의 안정적인 지원을 돕기 위해 변화를 최소화했다.
Q. 교과·논술전형에 계열별 최저 기준 반영 과목 제한이 없다. 자연 계열 지망생이 인문 계열로 지원 가능한데, 대학의 예상은?
2024학년 교과전형 최저 기준 충족에 활용한 영역을 보면 인문 모집 단위에서 수능 <미적분> <기하>에 응시해 합격한 등록자가 평균 10% 내외였다.지식융합미디어학부나 상경 계열은 이보다 좀 더 높았다. 수시라는 점을 고려하면 의미가 있다. 고교에서 계열 구분 없는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인문 모집 단위에서도 인공지능·빅데이터와 융합한 분야가 상당해 수험생의 선택지가 넓어지고 있는 것 같다. 올해 대입 전반에 파급효과 큰 변수가 여럿이라 결과를 예측하긴 어렵지만, 경향성은 유지되지 않을까 조심스레 예상한다.
Q. 서강대는 계열(진로) 적합성을 강조하지 않는데, 종합전형 지원 시 유의할 점은?
대학이 말하는 평가 요소와 수험생이 이해하는 개념이 다소 차이가 있는 것 같다. 서강대 종합전형에서 30%를 반영하는 ‘성장 가능성’은 ‘계열(전공) 적합성’을 배제하거나 상이한 개념이 아니라 포괄하는 개념이다. 대학이 정해둔 ‘전공’이 아닌 학생 스스로가 정한 ‘방향’을 목표로 공부하고 활동하면 높게 평가한다. 권장 과목을 따로 제시하지 않지만 학교에 개설된 과목 안에서 어떻게 선택해나갔는지, 쉬운 과목만 골라 듣기보다 어려운 과목도 필요하거나 흥미가 있어 도전했는지 등을 살핀다. 선택한 과목에 스스로 의미를 부여하고 성취해나가는 과정과 결과도 함께 고려한다. 학생의 고민과 태도를 평가한다고 볼 수 있다.
Q. 종합전형 평가 요소 중 학업 역량의 비중이 50%로 높다. 교과전형의 교과 평가와의 차이는?
고교 교육과정에서 수업의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다. 따라서 수업과 관련한 학업 역량의 평가 비중 또한 높게 설정했다. 단 정성 평가인 만큼 표면적인 등급뿐 아니라 과목별 원점수, 평균, 표준편차, 이수자 수, 성취도 및 성취 비율과 함께 세부 능력 및 특기 사항, 창의적 체험 활동 상황 등 학생부의 여러 영역에 기재된 내용을 토대로 학생이 학업을 수행해온 과정과 결과를 함께 평가한다.
학업 역량에서 살피는 탐구 능력, 융합 능력, 창의적 문제 해결력은 ‘메타인지’로 이해하면 쉽다. 대학에선 강의를 듣는 것 외에 전공 교재와 논문을 스스로 찾아 학습을 심화해야 한다. 고교에서 이런 역량을 길렀는지 확인하기 위해 지원자가 수업이나 창·체 등에서 드러낸 폭넓은 사고력과 문제 해결력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거창하지 않다. 과목과 과목 혹은 단원과 단원, 교과와 비교과, 1학년과 2학년 등 고교 3년간 배운 것을 연결하고 확장·심화한 과정을 면밀하게 살핀다. 특정 과목 이수 여부에 따른 유불리는 없다. 학생부 기록에서 지원자가 호기심을 가진 지점, 궁금증을 해결해나간 과정이 객관적으로 드러나면 평가에 큰 도움이 된다.
Q. 논술전형 대비법을 알려준다면?
출제 유형이 안정화돼 있으므로 입학처 홈페이지에 탑재된 <논술 가이드북>의 기출문제와 출제 의도, 예시 답안을 활용하길 바란다. 매해 두 차례 진행하는 모의논술은 경향성을 파악하기에 유용하다. 특히 자연 계열 수리 논술은 전략적으로 해결하길 권한다. 대문항에 여러 소문항이 딸려 있는데, 서강대는 이 소문항 간 연결성이 강하지 않다. 최대한 많이 맞히는 게 중요하니 어렵다면 넘어가 뒷문제부터 풀어도 된다. 풀이 과정에 대한 점수도 있으므로 최대한 상세하고 정확하게 작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Q. 올해 수시 지원자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예측이 어렵다는 건 기회가 크다는 말이기도 하다. 특히 서강대는 올해 자유전공학부 신설 외에 큰 변화가 없다. 하지만 의대 증원과 무전공 확대로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상태다. 자연 계열 상위권은 의약학 계열에 상당수 흡수될 전망이라 서울권 대학의 교과전형 지원·합격선에 변화가 불가피하며, 종합전형에까지 파장이 미칠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좀 더 도전적으로 행동해도 괜찮을 것 같다. 특히 지난 입시 결과를 기준으로 합·불의 경계선에 있거나, 선호 학과의 높은 경쟁률에 고민하는 학생은 최저 기준 충족 가능성을 가늠해보고 적극적으로 도전하길 추천한다. 또 수학 과학 위주로 공부해온 수험생 중 자연 계열 모집 단위에 확신을 갖기 어렵다면 계열별 선발 방식에 차이가 없는 서강대의 특성을 고려해 인문 계열 전공도 고려해볼 만하다.
취재 정나래 기자 lena@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