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8 대입, 역대급 변화 속 기본 원칙은 유지된다

2025-04-02 13:00:31 게재

내신 5등급제·통합형 수능 도입에 불안 고조 … 학생부 평가 확대 등 현 대입 경향 지속

현 고1 학생은 교육과정과 수능, 모두 바뀐다. 교과 성적도 9등급제에서 5등급제로 달라지고 3단계 성취평가였던 진로선택 과목의 평가 체계도 상대평가로 변경된다. 과목도 달라졌다. 수능은 선택 과목이 사라지고 수학·탐구의 출제 범위도 변동된다. 이런 변화에 관한 관심은 결국 대입과 맞닿아 있다. 이전과 다른 환경에서 대학이 어떻게 학생을 선발할지 궁금해하는 목소리가 크다. 평가 체계와 입시 환경의 변화로 종전 입시 결과를 활용할 수 없다는 것에 대한 불안도 상당하다. 학원가에 고액의 고교학점제 컨설팅이 등장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최근 2028 대입을 가늠해 볼 두 연구 보고서가 발표됐다. 경희대·성균관대·연세대·중앙대 등 4개 대학의 ‘2028 대학입시제도 개편에 따른 전형 개선 연구’, 건국대·고려대·서강대·서울시립대·이화여대 등 5개 대학의 ‘2028 대입전형 설계를 위한 기초 연구’ 보고서다. 두 보고서와 연초 서울대 대입 정책 포럼에서 발표된 ‘2028학년 서울대 대입전형 개편 방안’을 살펴보면 2028 대입의 틀을 예상할 수 있다. 주요 내용을 살펴보며 2028 대입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짚어봤다.

현 고1 학생은 교육과정과 수능, 모두 바뀐다. 교과 성적도 9등급제에서 5등급제로 달라지고 3단계 성취평가였던 진로선택 과목의 평가 체계도 상대평가로 변경된다. 과목도 달라졌다. 수능은 선택 과목이 사라지고 수학·탐구의 출제 범위도 변동된다.

이런 변화에 관한 관심은 결국 대입과 맞닿아 있다. 이전과 다른 환경에서 대학이 어떻게 학생을 선발할지 궁금해하는 목소리가 크다. 평가 체계와 입시 환경의 변화로 종전 입시 결과를 활용할 수 없다는 것에 대한 불안도 상당하다. 학원가에 고액의 고교학점제 컨설팅이 등장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최근 2028 대입을 가늠해 볼 두 연구 보고서가 발표됐다. 경희대·성균관대·연세대·중앙대 등 4개 대학의 ‘2028 대학입시제도 개편에 따른 전형 개선 연구’, 건국대·고려대·서강대·서울시립대·이화여대 등 5개 대학의 ‘2028 대입전형 설계를 위한 기초 연구’ 보고서다.

두 보고서와 연초 서울대 대입 정책 포럼에서 발표된 ‘2028학년 서울대 대입전형 개편 방안’을 살펴보면 2028 대입의 틀을 예상할 수 있다. 주요 내용을 살펴보며 2028 대입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짚어봤다.

학기 초 학원가에 컨설팅 붐이 일고 있다. 고1 대상의 ‘고교학점제’ 컨설팅으로 내용은 학생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내신 등급이 5등급제로 종전 9등급보다 완화되는 데다, 수능의 경우 수학과 탐구 영역 출제 범위가 현재보다 줄어든다. ‘고교학점제’라는 제도 자체가 학부모 세대에게 낯설고 종전의 대입 결과를 활용하기도 어렵다 보니 불안이 상당하다. 이를 악용해 매월 수십만원에서 연간 수백만원의 고액 컨설팅도 등장했다.

뿐만 아니다. 중학생을 대상으로 한 비교과 컨설팅도 지난해부터 성행 중이다. 대입에서 학생부의 영향력이 커지는 만큼 중학생 때부터 소논문 작성, 독후 활동 등을 훈련해 대비해야 한다는 말에 수강생이 몰려든다는 후문이다.

이를 두고 교육계 전문가들은 “입시 제도가 바뀔 때마다 학부모의 불안이 커진다”고 지적한다. 최원석 서울대입상담센터 연구원은 “컨설팅 내용을 보면 대부분 공개된 자료를 활용하면서도 마치 특별한 정보인 것처럼 포장해 불안 마케팅을 조장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2028 대입, 학생부 활용 확대될 듯 = 이런 불안을 잠재우려면 2028 대입 전형안을 확인하는 것이 급선무다. 현재 공식적인 전형안을 발표한 대학은 없다. 다만 지난 1월 서울대가 진학 교사들을 대상으로 한 2025 대입 포럼에서 2028 대입전형 계획안을 일부 발표했다. 3월에는 경희대·성균관대·연세대·중앙대(이하 4개 대학)의 ‘2028 대학입시제도 개편에 따른 전형 개선 연구’, 건국대·고려대·서강대·서울시립대·이화여대(이하 5개 대학)의 ‘2028 대입전형 설계를 위한 기초 연구’ 보고서가 공개됐다.

4개 대학은 이 보고서를 2028 대입전형 설계 시 참고 자료로 활용하겠다고도 밝혔다. 개별 대학의 상세한 입학 전형 계획을 확인할 수는 없지만 서울 주요 대학의 신입생 선발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자료다.

그렇다면 이들 자료에서 눈에 띄는 점은 무엇일까? 서울대는 정시(수능위주전형)에서, 두 보고서는 학생부교과전형과 정시에서 학생부(서류) 평가를 확대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우선 교과전형 개선안을 보면 4개 대학 보고서의 경우 출결 및 교과(종합)평가를 추가하는 안을 제시했다. 5개 대학 보고서는 교과 성적 80%에 서류 또는 면접 평가 20%로의 개편을 제안했다. 정시의 경우 4개 대학은 수능에 출결과 교과 성적 또는 출결과 교과 이수 과목(학점) 정량 평가, 교과(종합)평가를 더하는 세 가지 안을 제시했다.

5개 대학은 수능 80%에 교과(정량 평가 또는 정성평가) 20%로 개편하거나 수능 100%로 선발하는 두 안을 제안했다. 서울대는 일반전형 기준 현재 '수능 80%+교과 평가 20%'였던 2단계 평가를 2028학년에는 '수능 60%+교과종합평가 40%'로 변경할 계획이다.

◆서울 주요 대학 정시 비중 30%로 감소? = 최근 2028 대입에서 서울 주요 16개 대학의 정시 모집 비율이 현행 40%에서 10% 적은 30%로 축소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시작은 교육부의 ‘2025~2026 고교교육 기여 지원 사업(안)’이다.

교육부는 이번에 ‘자율공모사업’을 신설했는데 입학사정관 교육·훈련, 교육과정 직접 지원, 전형 운영 개선(2022 개정 교육과정 연계성 제공), 대입 정보 제공 확대 등 4개 분야에서 총 16개교를 선정한다. 특히 ‘전형 운영 개선’ 분야에 선정되면 대학이 원하면 정시 비중을 40%에서 30% 이상으로 완화할 수 있다. 개선한 전형은 2028학년 대입부터 적용된다. 매력적인 조건의 사업이라 주요 대학의 지원이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두 보고서에도 각각 정시 비중 완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4개 대학은 수도권 대학 모두 정시 전형 비중을 30%로 통일하고 2단계로 지역 구분 없이 대학 자율에 맡기는 방안을 제시했다. 5개 대학 보고서에서도 전형별 비율을 폐지해 각 대학이 상황에 맞춰 전형을 운영할 수 있도록 자율권을 부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런 주장의 배경에는 수능과 교육과정의 불일치 문제가 있다. 2028 수능은 선택과목을 없앤 ‘공통’ 수능을, 2022 개정 교육과정은 진로와 적성에 따른 ‘선택형’ 교육과정을 각각 지향한다. 고1의 선택과목 대다수가 수능에 반영되지 않는다. 현실적으로 대부분의 고교생이 대학에 진학하는 만큼 고교교육에서 대입의 영향력은 매우 강하다. 학생부평가를 추가해 대학 공부나 진로에 필요한 과목을 이수하도록 유도하는 방안도 있지만 아예 정시 비중을 축소해 수능의 영향력을 낮추는 방안도 있다.

이준호 진학교육연구소 소장은 “정시 비중 축소가 수능과 교육과정 간 불일치 문제를 해결하는 현실적 대안이 될 수 있으나 대입전형의 공정성 문제가 다시 불거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 선택과목 영향력 확대 = 종합전형의 서류 평가는 물론 교과전형이나 정시의 교과 정성평가에선 최근 선택과목이 강조됐다. 학생부에 대입 미기재·미반영 항목이 늘면서 대학이 평가할 수 있는 영역이 교과에 집중되기도 했지만 학생의 관심 분야와 학업 역량, 노력을 잘 드러내는 요소였기 때문이다.

이는 2015 개정 교육의 취지에도 부합한다. 고1이 이수하는 2022 개정 교육과정은 2015 개정 교육과정보다 더 진로와 적성에 맞는 학생 선택을 강조한다. 하지만 대학 전공이나 진로와 관련된 선택과목 대다수는 수능 출제 범위에 포함되지 않는다. 게다가 대부분의 과목이 등급을 산출한다. 5등급제라고 하지만 난도가 높거나 수강생 수가 적은 과목을 기피하는 학생들이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이에 대학은 선택과목을 입시에 적극 반영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 우선 서울대는 2028 전형안에서 2028 수시는 물론 정시에서도 교과종합평가 시 ‘과목 이수 충실도’ 항목에서 진로·적성을 반영하고 위계에 맞게 선택과목을 이수했는지 살핀다고 밝혔다. 또 ‘학업 성취도’ 항목을 보면 교과 등급은 평가한다는 내용이 없다. 김용진 경기 동대부영석고 교사는 “서울대는 현재 교과 평가에서도 등급을 보지 않으며 2028 정시 일반전형에서는 수능 등급만 살필 계획으로, 학생의 학업 수준을 절대평가적 요소로 반영하려는 의도를 보여준다”고 평한다.

4개 대학 보고서는 특히 종합전형의 학생부 정성 평가에서 개인별 선택과목 이수 현황 평가 강화에 대해 88%가 긍정적 반응을 보였으며 정시 입시 체계 개편을 통해 고교 교육과정 이수를 반영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 대학이 계열·모집 단위별 권장 이수 과목을 제시하거나 계열별 교과 선택과목 최소 이수 학점(과목 수)을 지정해 안내하는 안이 제시됐다.

자연계열은 모집 단위의 특성을 고려해 수학과 과학 교과의 일반선택·진로선택 과목의 최소 이수 학점, 예를 들어 각각 20학점을 지정해 권장하는 방안도 생각해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로 볼 때, 수시는 물론 정시 전반에서 선택과목에 대한 평가가 확대될 전망이다.

임진택 경희대 입학사정관 팀장은 “선택과목 평가는 고교 교육과정 정상화의 핵심 요소로, 모집 단위 관련 과목의 학점 수를 기본 요건으로 제시하는 정량 평가 방식을 도입하면 대학의 평가 부담을 줄이면서 개정 교육과정의 취지에 맞는 대입전형을 운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부연한다.

종합해 보면 2028 대입은 학생부평가 확대, 선택과목 비중 강화 등 현재의 대입 경향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교과전형의 학생부평가 방식이나 기준은 지금과 유사할 전망이다. 또 정시 축소 등 모집 단위별 전형 비중은 6월 고교교육 기여 대학 지원 사업 결과가 나와야 가늠할 수 있지만 지원했다고 알려진 고려대 서울대 연세대 등은 이미 정시에 교과 평가를 정량 또는 정성적으로 반영하고 있다. 종합전형은 현재와 비교해 큰 변화가 없을 전망이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2028 대입에 너무 불안해할 필요가 없다고 거듭 당부한다.

김기수 기자·정나래 내일교육 기자 ks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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