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 인수기업 고배당 현금 빼가기 논란
오스템임플란트 1001억원 … 당기순이익 3분의1 토막
메디트 899억원… 2년연속 적자 상황 보유현금 급감소
배당 통해 인수비용 충당 … “기업경쟁력 급격하게 훼손”
MBK파트너스가 차입매수를 통해 인수한 기업들이 실적 악화가 이어지고 있음에도 고배당을 실시해 논란이 일고 있다. 현금자산을 고배당으로 빼가 해당 기업이 기업경쟁력을 잃고 있다는 평가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치과용 임플란트 제조사 오스템임플란트는 지난달 1001억원 규모 현금 배당을 실시했다.
주당 6만8500원 배당금을 책정했는데 2023년 2월 MBK가 오스템임플란트를 차입매수 방식으로 인수한 이래 처음 집행한 배당이다. 이에 따라 MBK 특수목적법인(SPC)이자 지분 83.6%를 보유한 최대주주 덴티스트리인베스트먼트는 892억원 배당금을 수령했다.
MBK는 2023년 1월 유니슨캐피탈코리아(UCK)와 컨소시엄을 형성하고 오스템임플란트를 인수하기 위해 덴티스트리인베스트먼트를 설립했다. 컨소시엄은 자기자금 4250억원 외에 NH투자증권으로부터 1조7000억원을 차입해 자금을 마련했다.
덴티스트리인베스트먼트는 홈플러스 대표이사인 김광일 MBK 부회장이 대표이사를, 이진하 부사장이 기타비상무이사를 맡고 있다. 김광일 MBK 부회장은 오스템임플란트 이사회에도 참여하고 있다.
오스템임플란트 고배당 지급이 MBK의 과도한 투자금 회수 시도와 맞닿아 있다는 비판을 제기하고 있다. 회사 수익성이 악화되는 와중에 거액 현금을 배당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오스템임플란트 연결기준 순이익은 535억원으로 인수 원년인 2023년 1599억원과 견줘 66.5% 급감했다. 순이익률 역시 4.1%로 2023년 13.2% 대비 9.1%p 하락했다. 영업이익도 같은 기간 2428억원에서 1618억원으로 33.4% 줄었다.
급격한 순이익 위축에도 1000억원 규모 배당으로 오스템임플란트 현금배당성향은 189.9%를 기록, 지나치게 과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오스템임플란트 영업활동현금흐름 또한 인수 첫해인 2023년 2221억원에서 지난해 1044억원으로 줄어들었고 금융기관 대출에 의존해 자금을 조달하면서 총차입금은 지난해말 6372억원으로 창사 이래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MBK가 인수한 메디트 역시 2년 연속 적자에도 지난해 899억원을 주주들에게 배당금으로 지급했다. 메디트 대주주는 디지털덴티스트리솔루션홀딩스(디지털덴티스트리)다. 지분 99.46%를 보유하고 있다. 디지털덴티스트리는 2023년초 MBK가 5호 펀드를 통해 메디트를 인수하기 위해 2022년말 설립한 주식회사다.
메디트는 지난해 수백억원 손실을 기록하는 등 MBK에 인수된 후 2년 연속 적자에 시달리는 상황에서 대규모 배당에 나섰다는 점이다. 지난해 메디트는 53억원 영업적자와 230억원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실적 악화와 MBK가 주도하는 대규모의 중간배당 탓에 메디트의 이익잉여금은 2023년말 2405억원에서 지난해 1073억원으로 급감했다. 메디트가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도 같은 기간 1426억원에서 683억원으로 감소했다.
메디트가 지난해 디지털덴티스트리에 지급한 배당금 890억원은 지난 1년 동안 벌어들인 영업활동현금흐름(167억원)의 5배가 넘는다. 메디트의 현금및현금성자산은 1136억원에서 683억원으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2023년말 11%였던 부채비율도 2024년말 53%로 5배 가까이 상승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MBK가 인수한 기업에서 고배당을 실시해 인수자금에 들어가는 비용을 충당하고 있다”며 “이런 고배당이 지속될 경우 기업 경쟁력은 급격하게 훼손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석용 기자 syju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