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8
2024
도심에서 멀리 떨어진 어느 시골 마을. 논밭에 둘러싸여 농사를 지으며 살아가는 마을 사람들에게 하느님 부처님보다도 더 소중한 사람이 있다. 누가 찾아와도 조곤조곤 응대해주며 아픈 곳을 세심하게 살펴줄 뿐 아니라 임종을 앞둔 어르신을 찾아가서는 “고생하셨습니다, 이만 편히 가세요” 하며 꼭 안아준다. 이노라는 중년의 마을 주치의이다. 아이에서부터 어르신까지, 감기부터 중한 병까지 마을 사람들은 그를 찾아가고 그의 진료실에서 회복되고 마음의 평온을 찾는다. 도쿄에서 그곳으로 파견 나온 젊은 인턴 의사인 소마는 ‘이런 시골 의사가 뭘 알겠어’하면서 처음에는 무시했지만 차차 마을 사람들을 가족처럼 대하는 이노에게 마음을 빼앗기고 만다. 2010년에 개봉한 일본 영화 ‘우리 의사 선생님’ 이야기다. 물론 이 정도로 선한 장면과 단조로운 줄거리라면 재미가 없을 것이다. 스펙터클한 구성은 아니지만 나름 긴장감을 주는 장면도 있어 궁금증을 자아내게 하면서 이야기가 전개된다. 이 영화가
10.21
최근 의료계 파업 사태로 많은 국민이 적절한 의료 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이러한 위기상황에서 한의학의 역할을 재조명하고 의료공백을 메우는 방안을 고민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필자는 의사와 한의사 면허가 통합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일원화주의자다. 하지만 당장 이룰 수 없으므로 그 전 단계로 ‘양한방협진 모델이 자리 잡아야 한다’고 본다. 필자는 수년 전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해 한의학이 만성질환 관리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음을 확인한 바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제공한 표본 코호트 데이터를 바탕으로 고혈압 진단을 받은 환자 중 한방의료기관을 이용한 환자와 그렇지 않은 환자 간에 심혈관 합병증 발생률을 분석한 논문을 발표했다. 약 6만명의 고혈압 환자를 분석한 결과 한방의료기관을 이용한 환자들은 심근경색 뇌졸중 사망률이 유의하게 감소했다는 점이 확인됐다. 이는 한방치료가 고혈압 같은 만성질환 관리에서 중요한 보완적 역할을 할 수 있음을 보
10.14
어르신들의 경우 평소에는 건강하다가 갑자기 신체기능이 떨어지고, 이후 여러 질병에 노출되는 경우가 많다. 흔히들 나이가 들어서 이런 변화가 생긴다고들 하는데 전문적으로는 이를 ‘노쇠’라고 한다. 노쇠를 정확하게 정의하자면 여러 장기 시스템의 기능적 예비능, 저항력, 회복탄력성이 현저히 감소해 극도로 취약한 상태가 된 것을 의미한다. 이로 인해 감염 부상 수술 약물 등 내인성 및 외인성 스트레스 요인에 대해 취약해진다. 결과적으로 기능저하가 가속되고 낙상, 섬망, 부동성 장애, 입원, 사망 위험 증가로 이어진다. 린다 프라이드 컬럼비아대 공공건강학 교수는 노쇠를 △느린 보행속도 △악력의 저하 △신체활동 수준의 감소 △탈진 △의도하지 않은 체중 감소 등으로 분류했다. 이 가운데 3개 이상 항목이 해당되면 노쇠로, 1~2개만 있으면 전(前) 노쇠로 분류한다. 노쇠는 노인들의 건강상태를 평가하고 관리하는데 중요한 개념이다. 적절한 관리를 통해 건강한 노화를 지향할 수 있다. 노화
10.07
플라스틱은 19세기 후반 인류사에 처음 등장했다. 이후 1907년 벨기에 출신 화학자 레오 베이클랜드가 자신의 이름을 딴 최초의 합성 플라스틱인 베이클라이트를 발명하며 새시대를 열었다. 1950년대 이르러 위생과 안전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플라스틱은 다양한 분야에서 널리 활용되기 시작했다. 대표적으로 의료 분야에서 일회용 주사기와 수액백은 감염률을 획기적으로 낮췄다. 식품 분야에서도 음식물의 신선도 유지와 오염 방지에 큰 기여를 했다. 플라스틱은 현대 사회에 안전하고 깨끗한 삶을 보장하는 핵심 소재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오늘날 매년 전세계에서 약 4억6000만톤의 플라스틱이 생산되는데 거의 대부분은 쓰레기로 끝난다. 2021년 전세계에서 1억3900만톤의 일회용 플라스틱 폐기물이 발생했고 매분마다 트럭 한대 분량이 바다에 버려진다. 이러한 추세가 계속된다면 2060년 플라스틱 생산량이 현재의 3배에 가까운 12억3100만톤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도 다르지
09.30
대장용종(Colorectal polyp)이란 대장 점막이 비정상적으로 자라 혹이 되어 장의 안쪽으로 돌출되어 있는 상태를 말한다. 대장용종 중 암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는 용종을 ‘선종’이라고 한다. 선종은 5~10년 지나면 대장암으로 발전한다. 대장내시경 검사를 통해 대장암 전 단계인 선종을 발견하고 제거함으로써 암으로 진행하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 용종 제거를 통해 대장암 발생률은 70~90%, 사망률은 50% 정도 낮출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반적으로 선종을 3개 이상 제거했거나 제거한 선종 크기가 1cm 이상이거나 고도의 이형성증을 동반한 고위험성 용종을 제거한 경우라면 3년 후 추가로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아야 한다. 저위험군은 5~10년 후에 추적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도록 권고하고 있다. 대장내시경을 권고 주기에 따라 시행했음에도 불구하고 대장암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대장내시경을 시행할 때마다 반복적으로 다수의 선종이 발견되어 이에 대해 불안감을 호소하
09.23
파킨슨병은 손이 떨리고 행동이 느려지며 걸음이 불안정한 운동장애 증상이 나타난다. 이러한 운동느림증은 걸음걸이나 얼굴 표정뿐만 아니라 말하기 글쓰기 등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발병이 서서히 나타나 느리게 진행하는 파킨슨병의 일반적인 정황을 볼 때 환자 가족들은 가장 먼저 눈에 띄는 운동장애 증상에 관심이 집중될 수밖에 없다. 손발 떨림이나 걸음걸이가 느려지는 것이 먼저 보이기 때문에 나머지 증상은 무시되기 쉽다. 그러나 언어장애야말로 의사소통과 직결되기 때문에 환자가 느끼는 불편감은 상당히 큰 편이다. 그렇다면 언어장애는 왜 발생하는 것일까? 말을 한다는 것은 허파 횡격막, 숨 내쉬는 근육들, 성대의 떨림, 입안의 근육, 혀의 움직임이 종합적으로 작용해 이뤄지게 된다. 이들은 대부분 근육이다. 그런데 파킨슨병은 뇌의 문제로 근육에 힘이 없어지는 병이다. 따라서 골격근의 문제로 손발을 떨고 걸음걸이가 불안정한 것과 동일하게 말을 하는 근육이 힘이 없어지면서 목소리가 점점 작아지고
09.09
뇌졸중은 갑자기 뇌혈관이 막히거나(뇌경색) 터져서(뇌출혈) 발생하는 중증응급질환이다. 뇌경색이 발생하는 비율은 뇌출혈보다 훨씬 많아서 전세계적으로 80% 정도가 뇌경색이고, 뇌출혈은 15% 가량 된다. 뇌졸중의 대표적인 위험인자에는 고령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심방세동 음주 흡연 비만 등이 있다. 이러한 위험인자는 성별에 따라 달라지지 않으며 남성과 여성 모두에게 뇌졸중 위험을 높이는 공통 위험인자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여성이라는 신체적 특성 때문에 발생하는 질환이 있는 것처럼 여성만이 가질 수 있는 뇌졸중 위험인자가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임신과 출산이다. 모성 뇌졸중, 즉 임신성 뇌졸중으로 따로 분류될 정도로 임신과 출산 과정에서 젊은 여성들의 뇌졸중 위험은 그렇지 않은 또래 여성보다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모성 뇌졸중은 임신 시기부터 출산 후 12주까지 발생하는 뇌졸중을 의미하는데, 10만명 임산부 중 30명 정도에서 발생한다. 모성 뇌졸중은 일반 뇌졸중
09.02
김 할머니는 최근 부쩍 화장실을 자주 들락거렸다. 특히 기침을 하거나 웃을 때에 소변이 새는 문제로 고민이 많았다. 나이 들면 요실금이 찾아온다더니 싶어 비뇨기과를 방문해 요실금 치료제인 항콜린약을 처방받았다. 이 약은 방광의 용적을 늘리고 근육경련을 줄여 요실금에 효과적이다. 그러나 항콜린은 부작용을 동반한다. 시야가 흐려지거나 입이 마르고 변비가 올 수도 있다. 아니나 다를까. 김 할머니는 약을 복용하면서 눈이 침침해지고 입이 마르며 변비까지 생겼다. 이런 증상을 노화로 인한 것이려니 여기고 할머니는 안과에서 인공눈물을 처방받았고 내과에서 입마름 증상을 완화하는 약을 처방받았다. 약국을 들러 변비약도 구입했다. 그런데 입마름 완화제를 계속 복용하다보니 그 부작용으로 발진이 생겨 피부과를 방문했다. 피부과에서 항히스타민제를 처방받게 되었다. 결과적으로 김 할머니는 요실금을 치료받기 시작하면서 병원을 세 군데 방문했고 네 가지 약을 추가로 복용하게 되었다. 그런데 이게 끝
08.26
기상관측이 시작된 1907년 이래 가장 긴 열대야가 지속되고 있다. 열대야는 야간 최저기온이 25℃ 이상인 날을 말한다. 올해는 열대야가 가장 빨리 6월에 시작된 특별한 기록 경신을 한 해이기도 하다. 또한 관측기온이 33℃ 이상이면 폭염이라고 한다. 2018년 폭염일수가 31일이었다. 현재의 폭염 추이를 볼 때 2024년 올해 이 폭염일수 기록을 넘길 것으로 예측된다고 한다. 우리는 지금 가장 더운 날들을 살고 있는 셈이다. 폭염일수가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막대하다. 우리나라에서 ‘폭염 살인’으로 번역돼 출간된 책의 원래 제목은 ‘열이 당신을 먼저 죽일 것이다’였다. 이 섬뜩한 제목의 책을 집필한 미국 기후 저널리스트 제프 구델은 폭염의 영향을 강렬히 전하기 위해 이 제목을 잡은 게 아니다. 실제 데이터에 기반한 사실을 전하기 위한 제목이었다고 한다. 폭염으로 인한 죽음이나 손상 손실이 그만큼 많다는 것이다. 이 책에서는 온도에 대해 민감한 사람은 살고
08.19
사람들의 치열은 유치열 혼합치열 영구치열 단계를 거치며 완성된다. 유치열기는 생후 6개월부터 유치가 나기 시작해 3세까지 20개 유치가 나와 기능을 본격적으로 하게 된다. 혼합치열기는 만 6세부터 약 12세까지다. 기존에 있던 유치가 빠지고 그 자리를 영구치가 나서 채우거나 원래 유치열 후방에 치아가 없던 공간에 턱뼈의 성장과 함께 생기는 공간에 새롭게 등장하는 큰 어금니들이 난다. 그리고 유치가 모두 빠지고 제2대구치까지 제대로 나서 정상적인 기능을 하며 턱뼈의 성장이 종결된 이후 시기를 영구치열기라고 한다. 각각의 시기에 교정학적 차원에서 정상 범주의 틀을 벗어나면 모두 부정교합으로 본다. 치과교정과적인 문제는 △위아래 턱뼈 사이 성장 부조화 △치아수 이상 △치아가 나는 순서와 경로의 문제 △치아 크기와 치아가 놓일 턱뼈 사이의 공간적 비례 문제 △손가락 빨기와 같은 안좋은 습관 △만성비염, 정상보다 큰 편도, 아데노이드로 생기는 호흡 이상에 의한 턱뼈와 치열의 부조화 등
08.12
폭염이 기승을 부릴 때도 야외운동은 중요하다. 뙤약볕에서 탈수와 열사병의 위험성을 감수하고 무리한 운동을 하는 건 피해야 한다. 하지만 새벽과 저녁시간을 이용해 신체활동을 야외에서 유지하는 건 여러 이점이 크다. 우선 기온과 습도에 일정 적응능력을 가져다준다. 덥다고 실내에서만 지낼 경우 환기도 잘 안되고 변화에 적응력이 떨어져 건강문제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일정 정도 열적응은 인체 항상성 유지에 도움이 된다. 그런데 이렇게 더운 날 달리기 테니스 축구 같은 운동은 체온을 떨어뜨리고 탈수를 막기 위해서는 지속할 수 없는 한계가 있다. 혹서기에는 틈틈히 수분섭취를 해야되고 체온도 떨어뜨려야 한다. 이럴 때 해봄직한 운동은 역설적으로 실외자전거다. 자전거는 일정정도의 속도로 주행 중 자연풍에 의한 체온조절이 가능하다. 여기다 물을 마시면서 운동을 할 수 있어 탈수도 예방된다. 대부분 자전거도로가 강이나 하천주변에 있어 상대적으로 지표면에서 올라오는 열기도 덜하다. 물론 자전거운
08.05
최근 수족구병이 유행하면서 아이를 돌보는 부모들의 고충이 늘고 있다. 일반적으로 성인은 수족구에 잘 감염되지 않거나 수족구에 걸리더라도 증상이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고 알려졌지만 최근에는 아이들 이상으로 심한 증상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다고 보고되고 있다. 수족구병은 매년 유행하는 소아질환이다. 특히 6세 미만의 아이들에게 전염성이 강하고 증상도 뚜렷하게 나타난다. 수족구병은 주로 콕사키 바이러스와 엔테로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하는 바이러스성 질환이다. 손 발 입에 물집이 생기고 발열 식욕부진 목의 통증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전염성이 매우 강해 어린이들 사이에서 빠르게 퍼질 수 있다. 흥미롭게도 코로나19가 유행하면서 한동안 수족구병이 거의 사라져 뉴스에까지 나온 적이 있다. 이는 마스크 착용과 철저한 위생관리 덕분이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수족구 바이러스가 다시 기승을 부리며 성인들까지 수족구병에 걸리는 사례가 늘자 전문가들은 원인에 대해 면역력 저하와 새로운 바이러스 변종 등
07.24
건강한 수면은 건강한 생활과 직결된다. 하지만 잠을 잘 못잤다고 생각한 경우는 살면서 누구나 한번쯤은 느껴봤을 것이다. 대표적인 수면장애는 불면증이다. 최근 불면증상을 호소하는 사람이 늘어가고 있으며 전체 인구 중 30% 정도가 불면증상을 경험한다고 알려졌다. 하지만 1~2일 정도 못 잔다고 불면증을 진단하지는 않는다. 불면증은 일주일에 3일 이상 적절한 수면을 유지하지 못해 다음날 피로감이 있고 일상생활에 영향을 주는 경우 진단하게 된다. 따라서 실제 불면증을 진단받는 경우는 전체 10~15% 정도라고 할 수 있다. 또 다른 대표적인 수면장애는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이다. 코골이는 불면증상과 함께 누구든 한번쯤 경험하게 되는 증상이다. 원래 코골이가 없다고 하더라도 피곤하거나 술을 마신 뒤 발생할 수 있다. 코골이와 함께 폐쇄성 수면무호흡은 40세 이상의 남성에서 약 30%, 여성에서는 20% 정도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표적 수면장애인 불면증과 폐쇄성 수면
07.22
‘가습기살균제 증후군’을 알고 있는가. 가습기살균제 피해사건이 인지된 지 13년째. 사람들은 그저 13년 전에 발생한 사건, 즉 가습기살균제 노출로 인한 폐손상 폐섬유화 사건으로 알지만 가습기살균제 피해는 제2차 3차 피해로 이어지고 있다. 장(Zhang W) 등이 2024년 6월 ‘생태독성 환경 안전(Ecotoxicol Environ Saf)’에 발표한 논문에 의하면 가습기살균제의 폴리헥사메틸렌 구아니딘(PHMG)을 폐포 제2형 상피세포에 투여한 결과 단백질 발현을 낮춰 지질과산화조절제로서 폐포 제2형 상피세포의 항산화시스템을 방해했다. 또한 PHMG는 ‘쥐 폐 상피세포-12(MLE-12)’에서 세포 내 활성산소를 증가시키고 미토콘드리아 손상을 유도했다. 그동안 가습기살균제 피해는 폐섬유화와 천식 간질성폐렴 폐렴 등 호흡기질환에만 연관된 것으로 알려져 왔다. 하지만 최근 연구성과로 PHMG가 미토콘드리아 완전성과 기능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밝혀 세포독성 유발 메커니즘을 해
07.15
20세기 중반 미국 사회는 산업화와 도시화가 가속화되면서 사람들의 생활 방식도 빠르게 변모했다. 바쁜 일상 속에서 식사 시간은 점점 줄고 간편한 식사에 대한 수요가 증가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패스트푸드(Fast food)가 탄생했다. 1940년대 맥도날드 형제가 캘리포니아에서 시작한 작은 햄버거가게는 이후 전세계적인 프랜차이즈로 성장했고 패스트푸드 시대의 서막을 알리는 신호탄이 됐다. 패스트푸드의 등장은 단순한 음식 문화의 변화를 넘어 사회구조와 가치관의 변화를 반영한다. 표준화된 맛과 품질, 빠른 서비스를 제공하는 패스트푸드는 시간절약을 중시하는 현대인의 욕구를 충족시켰다. 동시에 전통적인 가족식사 문화의 변화를 불러왔고 개인주의적 식사 문화의 확산에 기여했다. 또한 맥도날드 KFC 등 브랜드가 전 세계로 확산하면서 패스트푸드는 글로벌화의 선두주자 역할을 했다. 이는 식문화의 동질화 현상을 초래했지만 한편으로는 각국의 식문화와 융합하여 새로운 형태의 ‘글로컬(Glocal
07.08
오래오래 건강하게 살고 싶은 것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원하는 바람이다. 이제 건강장수는 꿈이 아니라 현실이 되어가고 있다. 그러나 이 선물을 오래 누리기 위해서는 그에 따른 대가를 치러야 한다. 그중 하나가 늘 곁에 약을 두고 함께 살아가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약이 흔해지고 심지어는 약을 권하는 사회가 되어감에 따라 우리는 약의 소중함과 그 이면의 위험성을 간과하고 있다. 약은 잘 쓰면 나에게 가장 유익한 친구가 되고 잘못 쓰면 나에게 해를 끼칠 수도 있다. 약은 질병을 사전에 예방하고 치료하고 회복하고 건강을 증진하는 데 필요하다. 특히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과 같은 만성질환에서 약의 복용은 피할 수 없는 난제다. 피할 수 없다면 올바르게 약을 복용해야 한다. 우리가 탁구 수영 골프 같은 취미생활을 하면서 올바른 자세를 익히기 위해 강습을 받는 것처럼 평생 복용해야 하는 약의 올바른 복용법을 제대로 익혀서 올바르게 잘 복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처럼 환자가 처방받은대로
07.01
2021년 국가암정보센터의 암종별 발생현황에 따르면 대장암은 갑상선암에 이어 2번째로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식생활이 채식 위주에서 육식 위주로 바뀌고 생활양식이 서구화된 영향으로 생각된다. 대장암은 사망률에서도 폐암 간암에 이어 3위를 차지하는데 이는 초기 증상이 없고 발견됐을 때면 이미 진행이 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질병을 조기진단하고 치료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대장내시경 검사는 대장암 검진에 있어 중요한 검사 중 하나다. 항문을 통해 내시경을 삽입해 대장을 관찰함으로써 대장에 생기는 각종 질환을 진단할 수 있다. 대장용종은 대장 내부 점막에 돌출된 모양의 병변을 통틀어 이른다. 50세 이상 건강한 성인의 약 30~40% 정도에서 용종이 발견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장용종 중 암이 될 가능성이 있는 용종을 ‘선종’이라고 한다. 선종은 5~10년이 지나면 대장암으로 발전한다. 대장내시경 검사를 통해 대장암 전 단계인 선종을 발견하고
06.24
말라리아 감염에 주의해야 할 여름 휴가철이 다가왔다. 정부는 18일자로 전국에 말라리아주의보를 발령했다 ‘말라리아(malaria)’라는 단어는 이탈리아어로 ‘나쁜(mal) 공기(aria)’를 뜻한다. 이는 고대 로마시대 로마인들이 말라리아를 ‘나쁜 공기’로 인해 발생하는 것으로 여겼다는 사실에서 유래했다. 말라리아는 우리나라에서도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15세기와 16세기에도 발생했다는 기록이 있을 정도다. 특히 1550년에는 말라리아가 크게 유행해 조선 조정은 치료법에 관한 문서를 배포하기도 했다. 일제강점기 동안에도 말라리아 감염이 지속되어 16만명이 넘는 환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한국전쟁 때는 말라리아로 인한 비전투 손실이 한국군과 연합군에게 지속적으로 발생했다. 그 이후에는 국제사회와 정부의 노력으로 한동안 말라리아가 사라졌지만 1993년에 재출현하면서 현재까지 국내에서 환자가 계속 발생하고 있다. 말라리아는 얼룩날개모기가 사람의 체액을 흡혈하는 과정에서 열
06.17
날씨가 더워지면서 한낮 야외활동이 힘들어졌다. 건강한 사람도 기운이 떨어지기 쉽지만 체력이 약한 환자는 더 버겁다. 신체활동 능력이 저하된 파킨슨병 환자들도 그렇다. 손발을 떨거나 몸 움직임이 둔한 경우가 많은 파킨슨병 환자들은 몸이 마음처럼 잘 따라주지 않기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파킨슨병 환자 대부분이 일상생활에서 흔히 겪는 ‘보행동결’이라는 특징적인 증상이 있다. 보행동결이란 걷다가 잠시 멈춰 선 후 다시 걸으려고 할 때 발바닥이 땅에서 떨어지지 않는 현상을 말한다. 파킨슨병에서 흔한 증상이다. 특히 횡단보도 앞에서 잠시 멈춰선 상황에서 신호등이 바뀌면서 걸음을 떼려고 하는 순간에 자주 나타난다. 환자의 입장에선 무척 당황스럽고 괴로운 일이다. 발걸음이 떼이지 않을 때 시도하는 방법들 이럴 때는 당황하지 말고 다음과 같은 방법들을 시도해 보는 것이 좋다. 첫째, 발을 떼려고 하지 말고 조심스럽게 몸을 앞뒤로 흔들거나 좌우로 가볍게 흔들어 본다. 몸을
06.10
세월호 의료지원 관련 법안이 국회에서 통과되었다. 21대 국회가 거의 막판에 통과시킨 법안 중 하나다. 겨우 5년을 더 지원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법안이란다. 국가적 참사로 인한 피해를 겨우 15년 지원하고 만다는 것인가? 15년이 지나면 참사로 인한 고통이 사라진단 말인가? 국제사회가 비웃고 있다. 이런 현실을 막기 위해 외국 전문가, 외국 단체에도 여러번 묻고 근거자료를 얻어 정부에 제출하기도 했다. 영국의 재난 피해자 연대인 ‘참사행동(Disaster Action)’이나 미국의 911 관련 피해자 지원 협의회와도 수차례 연락을 했었다. 그들에게 ‘세월호 참사, 이태원 참사 등 이런 대규모 재난의 사회적 참사에 대한 신체 및 정신적 의료지원을 언제까지 해야 하는지’를 물었다. 이 질문을 수차례 할 때마다 그들은 당황한 기색이었다. 그리고 ‘그 참사 피해자들의 고통이 끝났냐’고 되물었다. 고통이 끝나지 않은 곳에 지원의 중단은 말이 안되는 일이라고 몇번이나 강조했다.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