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18
2024
어느 나라나 비슷하겠지만 우리나라도 보건의료 재정은 한정적이다. 그래서 우선순위가 높은 순부터 예산을 배정할 수밖에 없다. 지역 보건소 사업을 보면 출산율 문제로 임산부지원을 하거나 인지검사 치매검사 등 치매관련 사업을 하고, 전국민을 대상으로 건강검진사업 등을 한다. 그리고 보건소에서 하는 주요 사업 중 하나가 골다공증 검사다. 예산이 한정된 상황에서 우선사업으로 보건소에서 골다공증 검사를 한다는 것은 국가 차원에서도 그만큼 뼈 건강을 중요하게 여긴다는 의미다. 그러면 왜 나이가 들면서 점점 더 뼈 건강이 중요한가? 그 이유는 골절과 관련이 있다. 우리 주변에서 어르신들이 빙판 길에 넘어지거니 낙상 등으로 골절이 일어난 후 몇달도 안 돼 돌아가셨다고 주변 이야기를 한두번씩은 들었을 것이다. 균형감각이 떨어지고 뼈도 약하고 게다가 근력까지 떨어진 노인들의 경우 가벼운 낙상으로도 골절이 발생 사망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이런 이유로 병원 도처에 낙상주의를 알리는 문구들을
03.11
불편과 통증이 있어 치과병원을 찾는 경우 치아우식증(충치)과 치주질환(잇몸질환)이 원인인 경우가 많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매년 발표하는 외래 다빈도 상병 순위 중 치과 영역에서 가장 높은 순위를 보이는 것이 ‘치은염’과 ‘치주질환’이다. 예전에도 치아우식증과 치은염 및 치주질환의 순위가 항상 10위 안에 들었다. 하지만 2013년 하반기부터 만 20세 이상(현재는 만 19세 이상)의 환자가 치주 수술 등의 후속 치료가 불필요한 경우에 시행하는 전악 치석제거(스케일링)를 의료보험을 통해 받을 수 있게 되면서 다빈도 상병 순위 1, 2위를 지속적으로 차지하고 있다. 잇몸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한자어로는 치주(齒周)조직이라고 하며 이름 그대로 치아 주변 조직을 말한다. 우리 눈에 연한 분홍색조로 보이는 연조직 부분을 ‘치은’이라고 하고, 치아의 뿌리를 잡아주며 저작력 등의 힘을 지탱하는 영역을 ‘치조골’이라고 한다. 다양한 원인으로 인해 치아 주변 조직에도 질병이 생기게
03.04
방송에 건강기능식품 광고가 넘쳐난다. 과거 고전적인 건강식품은 녹용 흑염소 웅담 같은 자양강장식이었다. 최근에는 가공된 알약형태나 포장된 간편식 액상으로 보급이 확대된다. 그 결과 비타민정은 물론 유산균제제 관절제제 등이 선물용으로 각광받는다. 건강기능식품의 효능을 논하기 앞서 건강문제를 매일 복용하는 먹거리로 해결할 수 있다는 건 사실 환상에 가깝다. 대표적으로 진통소염제를 제외하면 관절염치료에 효능이 있다는 화학성분이나 특정식품은 과학적으로 밝혀진 바 없다. 글루코사민의 경우가 효능을 일부 인정해 약품까지 진입했지만 장기추적연구에서 효용성이 없다고 밝혀져 퇴출됐고 그외는 여전히 상당 부분 효과가 미지수다. 개별 건강식품에 대해 방송이나 광고에서 말하는 내용을 보면 특정증상 개선에 효능을 과대포장하는 일이 허다하다. 문제는 이런 건강기능식품에서만 이런 흐름이 나타나는 건 아니라는 것이다. 아침방송을 보면 식품도 그 효능이 자주 분석된다. 예를 들면 마늘은 면역력을 높여주고
02.26
대부분의 여성은 일생 중 30~40년이라는 기간 동안 매달 생리를 한다. 물론 일부 여성들은 생리를 하지 않기도 한다. 임신 중이거나 수유 중인 여성은 생리를 하지 않는다. 또 질환 상태에 있을 때, 항암 중이거나 심한 저체중 상태도 생리를 하지 않기도 한다. 또한 자궁 난소 관련 질환이 심한 경우 생리를 하지 않거나 혹은 하지 않는 상태로 인위적으로 만들기도 한다. 이러한 특수한 상황이 아니면 거의 모든 여성은 생리를 매달 경험한다. 질병관리청의 ‘2022년 한국 여성의 생애주기별 성·생식건강조사 결과’에 따르면 성인여성의 83%가 생리전증후군을 경험하고 77%가 생리통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23.5%의 대상자들은 아무런 대처를 하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의료기관을 찾아 치료받는 비율은 28.5%에 그쳤고 대부분은 진통제로 그 기간을 버티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인 생리통에 약국에서 구입할 수 있는 진통제는 좋은 대응책이 될 수 있다. 생리통의 양상에 따라 진통제를 다르
02.19
“5일치 약을 처방했는데, 일주일만에 왔네요? 약을 잘 안 드셨나 봐요?” “제가 아침밥을 안 먹는 편이라 아침 약을 걸렀어요.” 답답한 현실이지만 진료실에서 흔히 접하는 대화다. 약은 우리가 일상적으로 접해 상당히 친숙하면서도 너무 모르는 분야다. 내용이 방대하고 깊기 때문일 것이다. 인류 역사 수만년 전부터 우리의 생명을 구하고 아픈 곳을 치유해주는 약은 사람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되었다. 하지만 오랜 시간 함께 하다 보니 과학적이지 않은 약물 사용 방식이 의료인이든, 일반 의료 소비자든 몸에 밴 것들이 많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앞서 예를 든 것처럼 식후 약 복용에 대한 신념이다. 왜 우리는 보통 약을 식후 30분에 복용할까? 언제부터 그런 원칙이 만들어졌을까? 약을 복용하는 방식은 수십가지가 있지만 식사와 관련된 것은 딱 두가지밖에 없다. ‘식사 전 복용’과 ‘식후 복용’이다. 공복에 먹는 약은 흡수가 빠르며 효과도 빠르게 나타난다. 반면에 식후에 먹게
02.05
1형 당뇨(T1D)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일반인의 경우 전체 당뇨병환자 중 1형 당뇨병 환자는 10%에 불과하다. 그러나 당뇨병 환아의 경우는 2형에 비해 1형이 압도적으로 많다. 이는 세계적으로도 공통적인 현상이다. 특히 동유럽과 아시아에서 1형 당뇨환자가 급증하는 추세다. 1형 당뇨는 췌장의 인슐린 생산세포(베타세포)의 일부 또는 전부가 파괴되었을 때 발생한다. 환자 몸 안에 인슐린이 거의 없거나 전혀 없는 상태에서 발생하며 자가면역세포, 즉 백혈구에 의해 인슐린 생성세포가 공격받기에 자가면역질환으로 분류된다. 이에 비해 2형 당뇨는 인슐린 분비기능은 일부 남아있지만 여러가지 원인에 의해 상대적으로 인슐린 저항성이 증가해 발생하는 질환을 말한다. 1형 당뇨는 치료를 받기 전까지는 절대적 인슐린 결핍 상태에 놓이며 치료를 한다고 하더라도 정상 혈당으로 돌아오기 어렵다. 또 고혈당이 일반 2형 당뇨병보다 쉽게 또 높이 오기 때문에 합병증도 상당히 빨리 온다. 치료가 잘 안되
01.29
김태정 서울대병원 교수 신경과/중환자의학과 뇌졸중은 갑자기 뇌혈관 문제로 발생하는 필수중증응급 질환이다. 뇌졸중에는 뇌혈관이 막혀서 발생하는 뇌경색(전체 80%)과 뇌혈관이 터져 발생하는 뇌출혈(20%)이 있다. 뇌졸중이 발생하면 전체 환자 중 80% 정도는 증상의 경중과 무관하게 후유장애를 남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뇌졸중이 한번 발생하면 평생 인생을 바꿀 장애를 안고 살아가야할 수도 있다. 때문에 많은 사람들은 뇌졸중
01.22
신승건 부산연제구보건소 소장 대한민국이 빠르게 늙어가고 있다. 2023년 말을 기준으로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의 18.9%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올해 말에서 내년 초 무렵 우리나라가 노인인구 비율이 20%를 넘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한다. 우리 사회의 고령화가 급격하게 진행되면서 치매 유병률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 보건복지부와 중앙치매센터의 최신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인구 897만명
01.15
화석연료를 냉·난방과 취사에 사용하는 인간의 활동으로 인해 대기 중으로 배출되는 온실가스 양은 지속적으로 증가해왔다. 이로 인한 지구온난화는 기후변화를 넘어서 기후위기로 다가오고 있다. 이러
01.08
2024년 새해를 걱정으로 시작해야하는 가정들이 많다. "올해는 사람들과 어울릴 수 있으려나?"하는 답답한 심정의 고립·은둔 청년 가족들도 그중 하나다. 현재 국가가 파악한 고립·은둔 청년들이 50만명이
12.18
2023
파킨슨병 환자가 꾸준히 늘고 있다. 건강보험공단 자료를 보면 2016년 9만6000명이었던 환자수가 2020년 11만1000명으로 4년 동안 1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파킨슨병은 떨림과 몸이 굳고 동작이 느려
12.11
우석균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전 대표 최근 후쿠시마 핵오염수 방류와 관련해 정부는 대대적으로 안전하다고 홍보했다. 정부나 국책연구소에서도 핵산업 관계자들이 토론회를 여러차례 열었다. 정부의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관련 홍보나 핵공학자들이 주장하는 것은 후쿠시마 핵오염수가 안전하다는 것만이 아니었다. 이들은 방사선이 기준치 이하면 안전하다는 주장에 근거해 후쿠시마 핵오염수가 안전하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정말 방사선은 기준치 이하면
12.04
주위에서 가장 많이 듣는 잠버릇 중 하나가 코골이다. 많은 사람들이 코골이에 관련해 재미있는 에피소드 하나씩은 다들 술자리의 안주거리로 가지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코골이는 그저 웃어넘길 간단한 일
11.27
김동현 단국대 치과대 죽전치과병원 교수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는 매년 외래진료와 입원진료를 구분해 다빈도 상병 통계를 발표한다. 시기에 따라 다소 순위가 달라지기는 하지만 '치아우식'과 '치은염 및 치주질환'이 항상 10대 외래 다빈도 상병에 포함된다. 이중 흔히 충치(蟲齒)라고 부르는 치아우식증은 치과의 대표적 질환으로 어린 시절부터 관심과 관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충치의 원인 치료 및 예방에 대해
11.20
통증은 원인이 다양하고 양상도 다르기 때문에 대다수 환자들은 병원에서 진단을 받고 치료를 하다가도 중단후 악화되고 다시 치료를 하거나 이곳저곳 병원을 돌아다니는 일이 흔하다. 주로 주변에 소문이 난
11.13
조현주 포레스트요양병원 병원장, 한의사 필자는 어려서부터 약골이었다. 기억이 나는 시절부터는 늘 기운이 없고 어지러웠던 것 같다. 밥을 먹을 때면 꾸물거리고 삼키지 않고 있다가 엄마한테 혼이 나곤 했다. 때마다 유행하는 감기란 감기는 다 앓고 지나갔던 것 같다. 필자의 어린 시절인 1980년대는 의약분업이 시행되지 않았던 시절이다. 감기에 걸리면 엄마가 늘 약국에서 한웅큼씩 사오는 항생제와 콧물약 기침약 해열제 등을 먹
11.06
바야흐로 인플루엔자의 계절이 왔다. 환절기와 추운 겨울은 우리 몸이 온도조절이 힘들고 면역력이 떨어지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고열이 나서 몸살과 두통이 심하고 인후통과 심한 피로감을 호소하는 게 특징
10.30
김태정 서울대병원 신경과/중환자의학과 교수 사람은 누구나 육체적 정신적 건강한 삶(Well-being, 웰빙)을 살다가, 아름답고 행복하게 나이 들어(Well-aging, 웰에이징), 인간답게 품위있고 존엄한 죽음(Well dyeing, 웰다잉)을 맞이하고 싶어 한다. 이러한 웰다잉은 최근 많은 사람들의 관심사이기도 하다. 하지만 갑자기 말을 못하거나, 한쪽 팔다리 마비가 생겨서 평소와 같은 일상생활을 못하고 남은 인생을 다른
10.23
임종한 인하대병원 교수 산업화 이후 우리사회에서 볼 수 있는 가장 흔한 환경성질환이 알레르기다. 알레르기는 보통 사람에게는 문제가 되지 않는 물질이 특정 사람에게 피부염 비염 천식 등의 반응을 일으키는 현상을 말한다. 면역체계가 우유 계란 견과류 꽃가루 곰팡이 먼지진드기 등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상태다. 대표적인 알레르기질환으로는 천식 아토피피부염 알레르기비염 등이 있다. 2021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의하면 19세 이상
10.16
신승건 부산 연제구보건소 소장 선선하게 불어오는 바람에 기분까지 좋아지는 계절, 주말마다 산으로 들로 나들이 가기 더없이 좋을 때다. 그 전에 한가지 꼭 챙겨야 할 것이 있다. 건강검진도 성수기와 비수기가 있어서 연말에는 예약이 한꺼번에 몰린다고 한다. 아직 건강검진을 받기 전이라면 지금이 건강검진을 받기에 좋은 시기다. 건강검진을 받았다고 다가 아니다. 건강검진 결과를 보고 현재 몸 상태를 파악하고 필요한 경우 어떻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