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05
2024
최근 수족구병이 유행하면서 아이를 돌보는 부모들의 고충이 늘고 있다. 일반적으로 성인은 수족구에 잘 감염되지 않거나 수족구에 걸리더라도 증상이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고 알려졌지만 최근에는 아이들 이상으로 심한 증상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다고 보고되고 있다. 수족구병은 매년 유행하는 소아질환이다. 특히 6세 미만의 아이들에게 전염성이 강하고 증상도 뚜렷하게 나타난다. 수족구병은 주로 콕사키 바이러스와 엔테로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하는 바이러스성 질환이다. 손 발 입에 물집이 생기고 발열 식욕부진 목의 통증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전염성이 매우 강해 어린이들 사이에서 빠르게 퍼질 수 있다. 흥미롭게도 코로나19가 유행하면서 한동안 수족구병이 거의 사라져 뉴스에까지 나온 적이 있다. 이는 마스크 착용과 철저한 위생관리 덕분이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수족구 바이러스가 다시 기승을 부리며 성인들까지 수족구병에 걸리는 사례가 늘자 전문가들은 원인에 대해 면역력 저하와 새로운 바이러스 변종 등
07.24
건강한 수면은 건강한 생활과 직결된다. 하지만 잠을 잘 못잤다고 생각한 경우는 살면서 누구나 한번쯤은 느껴봤을 것이다. 대표적인 수면장애는 불면증이다. 최근 불면증상을 호소하는 사람이 늘어가고 있으며 전체 인구 중 30% 정도가 불면증상을 경험한다고 알려졌다. 하지만 1~2일 정도 못 잔다고 불면증을 진단하지는 않는다. 불면증은 일주일에 3일 이상 적절한 수면을 유지하지 못해 다음날 피로감이 있고 일상생활에 영향을 주는 경우 진단하게 된다. 따라서 실제 불면증을 진단받는 경우는 전체 10~15% 정도라고 할 수 있다. 또 다른 대표적인 수면장애는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이다. 코골이는 불면증상과 함께 누구든 한번쯤 경험하게 되는 증상이다. 원래 코골이가 없다고 하더라도 피곤하거나 술을 마신 뒤 발생할 수 있다. 코골이와 함께 폐쇄성 수면무호흡은 40세 이상의 남성에서 약 30%, 여성에서는 20% 정도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표적 수면장애인 불면증과 폐쇄성 수면
07.22
‘가습기살균제 증후군’을 알고 있는가. 가습기살균제 피해사건이 인지된 지 13년째. 사람들은 그저 13년 전에 발생한 사건, 즉 가습기살균제 노출로 인한 폐손상 폐섬유화 사건으로 알지만 가습기살균제 피해는 제2차 3차 피해로 이어지고 있다. 장(Zhang W) 등이 2024년 6월 ‘생태독성 환경 안전(Ecotoxicol Environ Saf)’에 발표한 논문에 의하면 가습기살균제의 폴리헥사메틸렌 구아니딘(PHMG)을 폐포 제2형 상피세포에 투여한 결과 단백질 발현을 낮춰 지질과산화조절제로서 폐포 제2형 상피세포의 항산화시스템을 방해했다. 또한 PHMG는 ‘쥐 폐 상피세포-12(MLE-12)’에서 세포 내 활성산소를 증가시키고 미토콘드리아 손상을 유도했다. 그동안 가습기살균제 피해는 폐섬유화와 천식 간질성폐렴 폐렴 등 호흡기질환에만 연관된 것으로 알려져 왔다. 하지만 최근 연구성과로 PHMG가 미토콘드리아 완전성과 기능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밝혀 세포독성 유발 메커니즘을 해
07.15
20세기 중반 미국 사회는 산업화와 도시화가 가속화되면서 사람들의 생활 방식도 빠르게 변모했다. 바쁜 일상 속에서 식사 시간은 점점 줄고 간편한 식사에 대한 수요가 증가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패스트푸드(Fast food)가 탄생했다. 1940년대 맥도날드 형제가 캘리포니아에서 시작한 작은 햄버거가게는 이후 전세계적인 프랜차이즈로 성장했고 패스트푸드 시대의 서막을 알리는 신호탄이 됐다. 패스트푸드의 등장은 단순한 음식 문화의 변화를 넘어 사회구조와 가치관의 변화를 반영한다. 표준화된 맛과 품질, 빠른 서비스를 제공하는 패스트푸드는 시간절약을 중시하는 현대인의 욕구를 충족시켰다. 동시에 전통적인 가족식사 문화의 변화를 불러왔고 개인주의적 식사 문화의 확산에 기여했다. 또한 맥도날드 KFC 등 브랜드가 전 세계로 확산하면서 패스트푸드는 글로벌화의 선두주자 역할을 했다. 이는 식문화의 동질화 현상을 초래했지만 한편으로는 각국의 식문화와 융합하여 새로운 형태의 ‘글로컬(Glocal
07.08
오래오래 건강하게 살고 싶은 것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원하는 바람이다. 이제 건강장수는 꿈이 아니라 현실이 되어가고 있다. 그러나 이 선물을 오래 누리기 위해서는 그에 따른 대가를 치러야 한다. 그중 하나가 늘 곁에 약을 두고 함께 살아가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약이 흔해지고 심지어는 약을 권하는 사회가 되어감에 따라 우리는 약의 소중함과 그 이면의 위험성을 간과하고 있다. 약은 잘 쓰면 나에게 가장 유익한 친구가 되고 잘못 쓰면 나에게 해를 끼칠 수도 있다. 약은 질병을 사전에 예방하고 치료하고 회복하고 건강을 증진하는 데 필요하다. 특히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과 같은 만성질환에서 약의 복용은 피할 수 없는 난제다. 피할 수 없다면 올바르게 약을 복용해야 한다. 우리가 탁구 수영 골프 같은 취미생활을 하면서 올바른 자세를 익히기 위해 강습을 받는 것처럼 평생 복용해야 하는 약의 올바른 복용법을 제대로 익혀서 올바르게 잘 복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처럼 환자가 처방받은대로
07.01
2021년 국가암정보센터의 암종별 발생현황에 따르면 대장암은 갑상선암에 이어 2번째로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식생활이 채식 위주에서 육식 위주로 바뀌고 생활양식이 서구화된 영향으로 생각된다. 대장암은 사망률에서도 폐암 간암에 이어 3위를 차지하는데 이는 초기 증상이 없고 발견됐을 때면 이미 진행이 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질병을 조기진단하고 치료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대장내시경 검사는 대장암 검진에 있어 중요한 검사 중 하나다. 항문을 통해 내시경을 삽입해 대장을 관찰함으로써 대장에 생기는 각종 질환을 진단할 수 있다. 대장용종은 대장 내부 점막에 돌출된 모양의 병변을 통틀어 이른다. 50세 이상 건강한 성인의 약 30~40% 정도에서 용종이 발견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장용종 중 암이 될 가능성이 있는 용종을 ‘선종’이라고 한다. 선종은 5~10년이 지나면 대장암으로 발전한다. 대장내시경 검사를 통해 대장암 전 단계인 선종을 발견하고
06.24
말라리아 감염에 주의해야 할 여름 휴가철이 다가왔다. 정부는 18일자로 전국에 말라리아주의보를 발령했다 ‘말라리아(malaria)’라는 단어는 이탈리아어로 ‘나쁜(mal) 공기(aria)’를 뜻한다. 이는 고대 로마시대 로마인들이 말라리아를 ‘나쁜 공기’로 인해 발생하는 것으로 여겼다는 사실에서 유래했다. 말라리아는 우리나라에서도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15세기와 16세기에도 발생했다는 기록이 있을 정도다. 특히 1550년에는 말라리아가 크게 유행해 조선 조정은 치료법에 관한 문서를 배포하기도 했다. 일제강점기 동안에도 말라리아 감염이 지속되어 16만명이 넘는 환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한국전쟁 때는 말라리아로 인한 비전투 손실이 한국군과 연합군에게 지속적으로 발생했다. 그 이후에는 국제사회와 정부의 노력으로 한동안 말라리아가 사라졌지만 1993년에 재출현하면서 현재까지 국내에서 환자가 계속 발생하고 있다. 말라리아는 얼룩날개모기가 사람의 체액을 흡혈하는 과정에서 열
06.17
날씨가 더워지면서 한낮 야외활동이 힘들어졌다. 건강한 사람도 기운이 떨어지기 쉽지만 체력이 약한 환자는 더 버겁다. 신체활동 능력이 저하된 파킨슨병 환자들도 그렇다. 손발을 떨거나 몸 움직임이 둔한 경우가 많은 파킨슨병 환자들은 몸이 마음처럼 잘 따라주지 않기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파킨슨병 환자 대부분이 일상생활에서 흔히 겪는 ‘보행동결’이라는 특징적인 증상이 있다. 보행동결이란 걷다가 잠시 멈춰 선 후 다시 걸으려고 할 때 발바닥이 땅에서 떨어지지 않는 현상을 말한다. 파킨슨병에서 흔한 증상이다. 특히 횡단보도 앞에서 잠시 멈춰선 상황에서 신호등이 바뀌면서 걸음을 떼려고 하는 순간에 자주 나타난다. 환자의 입장에선 무척 당황스럽고 괴로운 일이다. 발걸음이 떼이지 않을 때 시도하는 방법들 이럴 때는 당황하지 말고 다음과 같은 방법들을 시도해 보는 것이 좋다. 첫째, 발을 떼려고 하지 말고 조심스럽게 몸을 앞뒤로 흔들거나 좌우로 가볍게 흔들어 본다. 몸을
06.10
세월호 의료지원 관련 법안이 국회에서 통과되었다. 21대 국회가 거의 막판에 통과시킨 법안 중 하나다. 겨우 5년을 더 지원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법안이란다. 국가적 참사로 인한 피해를 겨우 15년 지원하고 만다는 것인가? 15년이 지나면 참사로 인한 고통이 사라진단 말인가? 국제사회가 비웃고 있다. 이런 현실을 막기 위해 외국 전문가, 외국 단체에도 여러번 묻고 근거자료를 얻어 정부에 제출하기도 했다. 영국의 재난 피해자 연대인 ‘참사행동(Disaster Action)’이나 미국의 911 관련 피해자 지원 협의회와도 수차례 연락을 했었다. 그들에게 ‘세월호 참사, 이태원 참사 등 이런 대규모 재난의 사회적 참사에 대한 신체 및 정신적 의료지원을 언제까지 해야 하는지’를 물었다. 이 질문을 수차례 할 때마다 그들은 당황한 기색이었다. 그리고 ‘그 참사 피해자들의 고통이 끝났냐’고 되물었다. 고통이 끝나지 않은 곳에 지원의 중단은 말이 안되는 일이라고 몇번이나 강조했다. 중
06.03
사람이 일생을 살아가며 다양한 원인과 상황에 의해 치아를 뽑는 경우가 있다. 치과의사인 필자도 지난해 두개의 치아를 발치해야만 하는 상황을 경험하며 환자들의 아픔과 환자로서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알 수 있었다. 오랫동안 사용을 잘했는데 어느 순간 버티지 못하고 부러지는 경우에 치아를 뽑게 되고, 때우거나 씌우지 못할 정도로 치아가 상해서 뽑는 경우도 있다. 잇몸관리를 적절히 하지 못해 여러개의 치아를 동시에 뽑아야하는 경우도 있다. 빠진 치아를 기능적이고 심미적으로 복구하기 위해 최근에는 치과용 임플란트(임플란트)를 최우선으로 선택하는데 임플란트 치료를 못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인류의 치아 대체물 찾기는 오래됐다. 필자가 1990년대에 치의예과 재학 중 ‘치과의사학’이라는 강좌에서 인류가 이가 빠졌을 때 치아 뿌리 모양의 구조물을 뼈에 심어 대체하고자 노력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그중 가장 오래된 것은 약 4000년 전 고대 중국의 유적과 유물에서 찾아볼 수 있었고 고대 이집
05.27
우리사회도 다른 산업국가처럼 비만문제가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 비만율이 2007년 31.7%에서 2020년 38.3% 까지 증가했고, 특히 남성은 2021년 기준으로 49.2%에 달한다. 비만은 만성질환 대부분에 영향을 미친다. 고혈압 당뇨병 관절염 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1.6~2.3배 증가한다. 이런 만성질환은 각종 노인성질환 심뇌혈관질환의 핵심 원인으로 결국 비만을 좌시하면 건강은 심각한 타격을 받게 된다. 모두가 알다시피 비만해지는 이유는 운동량 이상의 섭취 때문이다. 즉 소모하는 에너지보다 섭취하는 에너지가 많아서다. 그래서 살빼기는 대부분 식이조절에서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스스로 식욕억제를 못해서 병의원을 찾아 약물을 복용하거나 포만감을 느끼는 약품을 복용하는 방식까지 나아가는 경우도 꽤 된다. 그런데 대부분 이런 방식은 약물로 치료하는 기간을 포함한 일정기간이 지나면 다시 이전 체중으로 되돌아가는 경우가 많다. 이른바 요요현상이다. 문제는 단순계산 방식의 칼로리
05.20
여성질환이라하면 일반적으로 여성의 생식기관과 관련된 건강문제를 포함하는 넓은 범위의 질환을 말한다. 주요하게는 자궁난소의 질환이 대상이 된다. 이들 질환은 여성호르몬의 기능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 여성은 사춘기 이후부터 완경 시기까지 수십년에 걸쳐서 대략 400회 정도의 배란과 생리를 경험하며 이를 위해 그만큼의 에스트로겐 프로게스테론 호르몬 사이클을 겪게 된다. 그리고 이 호르몬 사이클은 여성호르몬에 영향을 받는 다양한 장기의 생리적 병리적 변화를 일으킨다. 임신과 출산은 여성의 몸에 다양한 무리를 주며 긴 시간의 회복을 필요로 하는 과정이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수십년 간 이어지는 호르몬 사이클을 끊어 주어 호르몬이 일으킬 수 있는 질환의 위험도를 낮춰주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이 때문에 임신 출산을 경험하지 않는 경우 유방암 난소암의 위험도가 그런 경험을 하는 여성들보다 유의하게 높다는 연구도 다수 존재한다. 생리를 위한 자궁내막의 잦은 변화도 결국은 자궁질환의 위험도를
05.13
뇌졸중은 갑자기 뇌혈관이 막히거나 터져서 발생하는 질병으로 전체의 80%를 차지하는 뇌경색(뇌혈관 막힘)과 20%의 뇌출혈(뇌혈관 터짐)이 있다. 뇌졸중 급성기 치료 후 퇴원할 때 80% 이상의 환자가 후유장애를 가지게 되지만 지속적인 재활과 관리를 통해 처음에 있었던 신경학적 증상이 회복되는 경우도 많다. 뇌졸중 이후 꾸준하게 외래를 다니던 사람들이 “이제 뇌졸중 증상이 다 좋아졌는데 완치된 거 아닌가요. 증상이 좋아졌으니 지금 약은 중단하면 안될까요?”라고 질문하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질문에 “네, 완치가 되었으니 약은 안드셔도 됩니다”라고 대답을 해주면 좋겠으나 안타깝게도 뇌졸중은 완치가 없는 질환이다. 뇌졸중 중 대부분을 차지하는 뇌경색은 혈관이 막혀서 발생한다. 뇌경색이 발생하는 원인이 다양하다. 큰 혈관의 동맥경화 소혈관질환 심장원인 혈관박리와 같은 원인, 그리고 원인을 찾아도 확인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 급성기 뇌경색으로 병원을 방문한다면 정맥내 혈전용해술, 동
04.29
한 병원에서 근무하던 50대 청소노동자가 청소를 하는 과정에서 세제 살균제 등에 반복해서 노출되면서 고통을 호소한 사례가 있었다. 그는 어느 순간 ‘숨이 차고 답답하고 식은땀이 나고 몸이 화끈거리며, 손발에 땀이 많이 나고 머리가 멍하고 휘청거리기도 하고 기억이 잘 안난다’고 호소했다. 왼쪽 머리 뒷부분과 목 왼쪽 뒷부분이 아프면서 왼쪽 팔이 마비 증상이 있고, 왼쪽·오른쪽 어깨도 아프고 양쪽 무릎도 시큰거리고 양쪽 손발 끝이 찌릿찌릿 쭈뼛거린다고도 했다. 그는 내과 신경과 피부과 이비인후과 등 여러 진료과를 다 다녀보았지만 특별한 진단을 받지 못했다. 청소용 화학물질에 반복적으로 노출되기 전에는 이런 증상들이 없었다고 한다. 또 이전에는 특별한 질병이 없었고 흡연이나 음주도 하지 않았던 60세 여자환자의 사례를 보면 몇년 전 수리한 집에 들어가 하룻밤 잠을 잔 후 두통 어지럼증 수면장애 감각이상을 호소했다. 이후 페인트 또는 페인트 시너 등에 노출될 때마다 유사한 증상이 나
04.23
“오늘은 대장균에 관한 실험을 하겠다.” 오늘 미생물 실험 대상은 대장균이다. 미생물의 모양을 관찰하기 위하여 세포벽 염색도 하고 액체배지에서 자라는 대장균의 가스 발생 여부도 살펴볼 예정이었다. 식품이 소비자에게 들어갈 수 있는 품질인지 적부 판단을 회사에서 출고 전에 직접 해야 한다. 간단한 검사들은 회사 내부 품질관리팀이 하고, 중금속과 같이 고가장비를 이용해야 하는 검사는 식약처에서 인정하는 시험기관에 맡기게 된다. 이 검사항목 중에 검사해야 하는 것이 대장균 여부를 확인해보는 실험이다. 학생들은 이미 이론에서 들은 바 있음에도 얼굴을 찌푸린다. 왠지 더러울 것 같고 이 균이 혹시 손에 묻게 되면 중한 병에 걸릴 것 같은 걱정이다. 실제 대장균이 잘 자란 액체배지의 냄새는 정말 지독하다. 하여튼 대장균이 더럽고 위험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많은 사람이 공통으로 하는 생각이다. 대장균의 학명은 에스치리치아 콜라이(Escherichia coli)다. 사람에게도 성과 이름이
04.22
요즘 숏폼 중독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숏폼이란 1분이 채 안되는 동영상들이 끝도 없이 이어지는 유튜브 쇼츠, 인스타그램 릴스, 틱톡 같은 콘텐츠를 일컫는다. 언제부터인가 이런 숏폼 플랫폼들이 스마트폰의 화면을 통해 사람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고 있다. 숏폼 중독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숏폼 동영상도 있을 정도이니 더 이상 무슨 말이 더 필요할까. 밤 10시쯤 침대에 누워서 잠깐 유튜브 쇼츠를 보기 시작했다가 벽시계 시침이 반대편으로 넘어간 걸 보고 깜짝 놀란 경험을 가진 이들이 주변에 한두명은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숏폼 콘텐츠를 무조건 금기시하는 것도 답은 아닌듯하다. 팍팍한 일상에 그 정도의 소소한 즐거움도 없다면 너무 갑갑하지 않을까. 세상 모든 일이 그렇듯 과유불급일 뿐이다. 그래서 오늘은 숏폼을 현명하게 즐기는 방법에 대해 소개하려고 한다. 먼저 가장 기본적인 질문으로 시작해 보자. 숏폼을 봐도 될까. 의학에서 질병을 정의하는 중요한 기준은 ‘일상생활
04.15
우리 코 주위의 얼굴 뼈 속에는 공기로 채워진 빈 공간인 ‘부비동(paranasal sinus)’이 있다. 부비동은 호흡하고 냄새를 맡거나 체온 조절을 해주는 기능을 담당한다. 이 공간에서는 공기 환기가 이뤄지고 콧속 분비물이 배출된다. 대기오염물질에 노출되면 인체에서는 염증반응이 발생하는데 부비동에서 반복되는 노출은 염증반응을 일으켜 부비동 바닥의 뼈가 움푹 파이는 흔적을 남긴다. 영국 고고학자들은 유적지에서 발굴된 두개골에서 부비동 바닥을 현대 의료기기로 검사해 부비동염을 앓고 있었는지 여부를 검사한 바 있다. 그 결과 거주했던 공간의 환기 정도는 부비동염 발생률과 관련이 있었다. 인류가 실내에 거주하게 되면서 부비동염의 흔적을 보이는 두개골의 빈도가 증가했다. 중세시대에 굴뚝이 등장한 이후부터 환기 문제가 부분적으로 해결되면서 이 빈도가 감소했다고 알려졌다. 이러한 연구결과를 살펴보면 대기오염으로 인한 건강영향은 기원전 27세기인 청동기시대까지도 거슬러 올라간다.
04.08
2024년 1월 한달, 무려 국민 1300여명이 자살했다. 1월중 자살자수가 전년보다 30% 이상 늘었다는 경찰청 자살 추정치가 조용히 발표됐다. 이 숫자는 몇몇 국가의 1년 자살자수와 맞먹는다. 현재 국민들이 느끼는 삶의 위기는 치명적이라는 증거다. 마음은 중환자로서 살아가는 사람이 많다는 뜻이다. 왜 우리나라는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람이 이렇게 많은 사회가 됐을까? 어떤 심리적 구조가 괴롭히길래 자신을 죽이는 반생명적 행위를 하도록 이끌까? 자살에 연관된 심리적 요인, 마음의 구조는 초기에는 개인적인 것으로 이해됐다. 하지만 최근 거의 모두 사회적 요인으로 파악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외로움이다. ‘외로움부 장관’을 임명하는 나라가 생겼다는 것은 이제 외로움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문제로 전환됐다는 뜻이다. 우리는 여전히 자살을 개인문제로 보는 경향이 지나치게 크지만 자살은 사회적 요인으로 인한 현상이라는 평가가 세계 추세다. 자살에 관련된 마음의 사회적 요인을
04.01
의료광고 수준은 날로 발전하고 있다. 최근 인터넷은 쿠키정보를 이용해 맞춤형으로 의료광고를 띄워준다. 어떻게 알았는지 허리통증으로 검색을 몇번하면 인스타그램 같은 SNS에서 귀신같이 허리통증 잘 치료한다는 병의원 광고가 뜬다. 여기다 건강상담을 연계한 광고도 있다. 최근 유행하는 무릎 퇴행관절염에 대한 자가줄기세포 치료술의 경우를 보면 무릎수술 없이 주사만 맞으면 된다는 광고가 먼저 뜬다. 그 광고를 클릭하면 병의원을 바로 소개하지 않고 상담사이트가 나온다. 자신의 개인정보를 입력하면 건강상담을 가정한 광고전화가 오는 방식이다. 이들 광고사이트는 치료비 ‘무료’라는 것도 강조한다. 하지만 막상 전화상담을 해보면 치료비가 무료가 된다는 건 실손의료보험이 있을 때에만 한정된다. 실제 ‘무료’가 아니고 내가 실비보험료를 내고 있어 받는 혜택을 가장한 과장광고인 셈이다. 이런 과장광고는 주로 SNS, 인플루언서를 통해 전파되고 있어 규제도 쉽지 않다. 기술의학의 발전은 빠르고
03.25
파킨슨병은 자세의 안정성이 떨어지고 신체 활동능력이 저하되며 손발을 떨거나 몸이 굳어지는 등 다양한 증상을 보인다. 흔히 떨림이 주된 증상으로 알려졌지만 손발 떨림이 거의 보이지 않는 경우도 적지 않다. 서서히 진행되는 경우도 많아 조기진단이 어렵다. 파킨슨병은 사람의 중뇌에서 도파민을 생성하는 세포가 여러 이유로 줄어들게 되면서 운동기능 장애를 일으키는 질환이다. 치료하는 근본적인 약물은 없어 증상을 완화시키고 관리에 도움이 되는 치료법을 일반적으로 사용한다. 파킨슨병은 신경의 퇴행성 변화로 인해 여러 신체 증상, 특히 근력이나 균형이 약화되고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점점 상태가 나빠지는 특징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다양한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미국 파킨슨재단과 미국스포츠의학회가 2021년에 공동으로 발표한 파킨슨병 운동 권고안이 좋은 참고가 될 수 있다. 권고안에는 대표적인 4가지 범주의 운동법을 각각 정리했다. 자전거타기 달리기 태극권 요가 필라테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