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살롱
파킨슨환자 식생활과 ‘삼킴장애’
추운 겨울은 몸도 마음도 움츠러들게 하고 파킨슨병을 비롯한 신경퇴행성 환자들에게도 다른 계절보다 훨씬 불편하게 된다.
파킨슨병은 손발이 떨리고 행동이 느려지며 걷거나 움직임 자체가 불안정해지는 운동장애를 동반한다. 뇌신경의 퇴행성 병변이 빠르게 진행하면서 발생하는 신경퇴행성 질환의 일종이다. 60~70대에서 많이 발생한다. 하지만 50대서도 발생하곤 한다. 발병 원인은 아직까지도 뚜렷하지 않다. 사람의 뇌 가운데 위치한 중뇌에서 도파민이라는 물질을 만들어내는 세포들이 기능을 잃어버리면서 발생하게 된다.
도파민이라는 물질이 사람의 일상에서 흥분과 쾌락에 밀접하게 관여해 우리에게 익숙한 단어다. 도파민이 흥분 쾌락에 깊이 관여하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사람의 운동에도 관여를 하고 있다.
파킨슨병이 발생하면 혼자 식사를 하는 것이 어려워지게 되고 또한 삼킴장애가 조금씩 심해지게 된다. 삼킴장애는 뇌경색 등의 후유증으로도 발생할 수 있다. 파킨슨병 진행 과정에서도 흔하게 일어난다. 이유는 뚜렷하지 않다. 하지만 뇌의 선조체라고 하는 곳에서 도파민성 뉴런의 퇴행이 관여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레들림’ 파킨슨환자에게 위험
식사를 하면 우리가 먹는 음식물이 입안에서 턱과 혀를 움직여 잘게 쪼개진 다음 구강에서 식도로 넘어가서 위장으로 들어가게 된다. 음식을 씹고 삼키는 과정은 하나의 동작처럼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연속동작이다. 일반적으로 음식을 씹고 삼키는 과정은 매우 자연스러운 동작이 이어진다.
그런데 이 과정을 수행하는 기능이 문제가 생기면 음식물이 식도로 들어가지 못하고 기도로 넘어가는 일이 생긴다. 밥알 하나라도 기도로 들어가면 기도로 들어간 물질을 배출하기 위해서 우리 몸은 반사적으로 기침을 하게 된다. 흔히 ‘사레들렸다’고 하는 상황이다.
파킨슨병 환자에게는 이런 상황이 자주 벌어진다. 조사에 따르면 80%에 가까운 환자들이 경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킴장애로 잦은 사레들림을 겪게 된다. 사레들림이 자주 일어날 경우 종종 흡인성폐렴으로 이어지게 된다. 일반적인 감염에 의한 폐렴과 달리 흡인성폐렴은 음식물 찌꺼기 등이 기도를 통해 폐로 넘어가서 발생하게 된다. 이로 인해 폐렴 치료를 목적으로 입원치료를 받아야 하는 일도 흔하다. 주의와 예방이 중요하다.
파킨슨병 환자가 이유없이 자주 사레들림을 경험하게 될 경우 초음파와 내시경 검사를 통해 삼킴장애 진단을 할 수 있다. 삼킴장애로 진단되면 식사를 천천히 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중요한 점은 형태가 있는 고형물보다 물과 같은 액체가 더 사레들림이 흔하게 나타난다. 고형물보다 액체형태가 기도를 통해 빠르게 넘어가기 때문이다.
사례들림으로 위험한 경우도 있는데 심한 경우에는 질식을 유발하기도 한다. 음식 중에서는 스테이크나 떡, 견과류와 쿠키 등이 질식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다. 스테이크를 비롯한 고기 종류는 충분히 씹지 않을 경우 덩어리가 기도에 걸릴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고기를 갈아서 만드는 요리가 상대적으로 더 안전하다.
떡 고구마 등은 뭉치기 쉽기 때문에 충분히 씹고 삼키지 않으면 안된다. 땅콩 등 견과류와 쿠키 감자칩 등은 잘 부서지기 때문에 삼킴장애 환자들에게는 좋지 않다. 신맛이 강한 음료도 마찬가지다. 삼킴장애가 빈번하게 나타날 경우 감자나 콩 종류는 믹서기 등을 이용해서 갈거나 으깨서 요리하도록 하고, 과일도 요구르트 등을 섞어서 먹는 것이 좋다. 걸쭉한 토마토 주스나 으깬 바나나도 삼킴장애 환자가 먹기 좋은 음식이다. 알약을 삼키기 어려운 경우 가루약으로 만들어서 삼키기 쉬운 음식과 같이 먹을 수 있으나 미리 의사와 상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물 마실 때 자주 사레들리면 점증제 사용
물을 마실 때 자주 사레들림이 생기는 경우 점증제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점증제는 물이나 주스에 타면 걸죽한 형태로 바뀌는 분말형태의 식품첨가제다. 점증제를 소량 물에 넣으면 걸죽한 형태의 마시는 요구르트 정도의 점성 액으로 바뀌게 된다. 점증제 양을 늘리면 흔히 아이들이 좋아하는 젤리를 만들 수 있다.
점증제를 사용하는 이유는 사례들림이 잦은 삼킴장애 환자로 하여금 수분 섭취를 좀더 안전하게 하기 위해서다. 여러 포털이나 구글 등에서 점증제를 찾으면 여러 제품을 구할 수 있다. 이들의 원료는 다양한 천연물질과 합성물질이 존재하며 식용가능한 식재료인지 확인하고 사용하도록 한다.
우석대 한방병원 교수
한방내과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