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은행권 편법대출에 '촉각'
LTV·DTI 강화에 사업자·신용대출 증가
금융당국이 8.2 부동산 대책으로 주택담보대출의 한도가 줄어들면서 편법대출이 기승을 부릴 개연성이 높다고 보고 신용대출과 사업자대출 증가 추세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8일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주택담보대출로 받을 수 있는 금액이 줄어들면서 은행들이 고객에게 부족한 부분을 개인사업자대출이나 신용대출로 돌려서 영업하는 것은 아닌지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개인사업자(자영업자) 대출은 지난달 3조1000억원 증가했는데 지난 2015년 7월 3조3000억원 이후 최대 규모다. 사업자대출은 주택담보인정비율(LTV),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를 받지 않기 때문에 사업자등록증을 허위로 발급받아 대출이 이뤄지는 경우가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현장점검을 나가면 실제 사업을 하지 않으면서 사업자대출을 받은 건에 대해서는 쉽게 적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사업자등록증 발급 시기가 대출을 받은 시기와 비슷하고 실제 사업장을 방문해 영업 유무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신용대출도 점차 늘고 있다. 7월 일평균 570억원에서 이달 들어 654억원으로 증가했다. 금융당국은 은행의 가계대출 증감현황을 일일 점검하고 있으며 신용대출은 갈수록 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사업자대출과 신용대출이 눈에 띄게 증가하는 은행에 대해 현장점검을 나가겠다"며 "편법대출로 인한 증가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은행업 감독업무 시행세칙 별표 18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리스크관리 세부기준'에 따르면 은행이 주택담보대출의 담보인정비율(LTV) 적용을 회피할 목적으로 신용대출을 취급한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에는 해당 신용대출금액을 주택담보대출금액에 합산한다.
금감원은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의 신용대출이 급증한 것에 대한 원인도 분석하고 있다. 모바일을 통해 손쉽게 나갈 수 있는 대출이라서 대출한도를 정할 때 다른 은행의 대출 등을 고려하고 있는 지,Ⅲ 여신심사 과정이 적정한 지 등을 살펴보고 있다.
이달 들어 카카오뱅크의 신용대출액은 5400억원(11일 기준) 증가했다. 은행권 전체 2조1700억원 중 24.8%를 차지했다. 카카오뱅크의 신용대출 잔액은 9000억원 가량된다. 케이뱅크의 신용대출 잔액은 6300억원이다.
지난 6월 진웅섭 금융감독원장은 2금융권의 가계대출 증가세가 주춤하면서 개인사업자 대출이 늘자 가계대출을 사업자대출로 우회하는 편법혐의가 있는지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2금융권에 이어 은행권에 대해서도 편법대출 우려가 커지면서 금감원이 조만간 현장점검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