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회계감사 강도 세진다
이달부터 신외감법 적용
회계사 법적 책임 커져
기업들이 올해 기말 감사를 앞두고 가장 강도 높은 수준의 회계감사를 대비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이달 1일부터 개정 '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외부감사법)이 시행되면서 기업의 외부감사를 맡는 회계법인과 회계사의 법적 책임이 커졌기 때문이다. 감사 과정에서 회계부정을 발견하지 못하고 넘어가면 대폭 강화된 금융당국의 제재, 형사처벌과 민사배상 등을 각오해야 한다.
12일 중견 회계법인의 한 대표회계사는 "일선에 나가는 회계사들에게 최대한 볼 수 있는 것을 다 봐야 한다는 말을 하고 있다"며 "이달 1일 이후 작성된 보고서부터 적용이 된다는 점에서 긴장감이 훨씬 높아졌다"고 말했다.
대형회계법인인 '빅4'의 한 관계자도 "회계사들에게 '하나라도 미흡함이 없이 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며 "민감한 부분에 대해서는 감사를 최대한 보수적으로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형사처벌은 그동안 회계부정과 관련해 법정형이 '5년 또는 7년 이하의 징역형'이었지만 '10년 이하'로 강화됐고, 특히 재무제표상 변경(분식회계)된 금액이 자산 1조원 이상 기업에서 1000억원 이상이면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는 가중 처벌 조항도 두고 있다. 가중 처벌조항은 회사 관계자들뿐만 아니라 회계사들에게도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 행정제재인 과징금은 감사보수의 5배까지 부과할 수 있다.
회계사들을 대상으로 한 손해배상소송 시효도 3년에서 8년으로 연장됐다. 개정 법률은 '손해배상책임은 청구권자가 해당 사실을 안 날부터 1년 이내 또는 감사보고서를 제출한 날부터 8년 이내에 청구권을 행사하지 않으면 소멸한다'고 명시돼 있다.
회계법인들의 불안감은 이같은 처벌 강화가 2020년 '감사인 지정제' 시행과 맞물려 있다는 점에서 더 크다. 감사인 지정제는 금융당국이 상장회사의 외부감사를 지정해주는 것으로 기존 회계법인의 교체를 의미한다. 다른 회계법인이 외부감사를 맡으면 과거 회계법인이 묵인해줬던 문제점이 드러날 가능성이 크다.
▶"부실감사 처벌수위 높아져, 회계업계 긴장"으로 이어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