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인터뷰│ 서효석 편강한의원 원장
오장의 으뜸 폐, 맑은 숨 쉬어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알레르기 비염 환자가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2014년과 2018년 진료 상태를 비교해볼 때 알레르기 비염은 연평균 2.6% 증가했다. 알레르기 비염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수는 1년에 703만명에 달한다. 비염은 천식과 아토피까지 환경성 질환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서효석 편강한의원 대표원장은 호흡기의 중심인 폐 기능을 끌어올려 이들 질환을 치료할 수 있다고 말한다.
■폐 건강을 살려 난치병을 치료하는 원리를 설명해달라.
폐는 오장육부 중 으뜸이자 호흡기의 중심이다. 호흡기를 관장하는 폐 기능이 떨어질수록 코와 기관지의 건강이 무너지고, 기관지염과 폐렴으로 이어질 수 있다.
폐가 건강해지면 임파선의 왕인 편도선이 튼튼해진다. 알레르기와 감기 예방은 물론 건강이 최상으로 회복된다. 이를 다섯글자로 압축하면 치병선청폐(治病先淸肺), 즉 '병을 고치려거든 먼저 폐를 깨끗이 청소하라'다. 이것이 핵심 치료 원리다.
■ 편강탕의 탄생 스토리를 들려달라.
어린 시절부터 편도선염을 자주 앓아 한여름에도 겨울점퍼를 꺼내 입어야 할 정도로 병치레가 잦았다. 1972년 경희대 한의학과를 졸업한 뒤 내 몸을 대상으로 연구와 실험을 되풀이하며 치료할 약을 찾았다. 어느 날 비염이 심한 여중생이 찾아왔다. 한의사들은 비염 환자에게 동의보감 처방인 '소청룡탕(小靑龍湯)' '여택통기탕(麗澤通氣湯)'을 주로 쓴다. 하지만 의구심이 있던 터라 직접 개발한 편강탕을 처방했고 여중생의 비염은 물론 아버지의 비염까지 개선됐다.
이후 편강탕이 편도선염은 물론 비염, 천식, 아토피,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등에도 효능이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예부터 폐를 맑게 한다고 전해내려오는 10여가지 약재를 사람과 증상에 따라 비율을 달리해 지은 것이 편강탕이다. 호흡기 질환에 좋다고 알려진 더덕(사삼)이나 도라지(길경) 등이 들어간다.
■ 비염 한의학적 치료의 핵심은 무엇인가.
한의학에서 코는 '폐와 통해 있는 구멍'으로 콧병의 원인을 폐의 이상으로 본다. 콧병의 원인이 비정상적으로 폐에 열이 많다든가 차가운 데 있다고 보는 것이다.
이는 '폐주비(肺主鼻)', 즉 폐가 코를 주관한다'는 한의학 이론이 근거다. 코는 폐의 보조 기관이어서 폐에 이상이 생기면 코에 염증이 발생한다. 따라서 폐 기능을 강화해 튼튼해진 편도에서 건강한 임파구를 배출시켜 인체의 면역력과 자연치유력을 높이면 치료할 수 있다.
■ 비염 예방과 증상 완화를 위해 실천할 수 있는 생활습관은.
언제나 깨끗한 폐를 유지해 편도를 튼튼히 관리하는 것이 예방과 치료의 최우선이다.
자연이 길러낸 천연물이라면 무엇이든 골고루 먹되 좋은 숨, 맑은 숨, 깨끗한 숨을 쉬는 것이 중요하다. 맑은 기운을 마실 수 있는 등산을 생활화하고, 여의치 않을 때는 정강이에 땀이 날 정도의 자전거 타기와 달리기, 에어로빅 등 유산소 운동을 추천한다.
이들 운동은 노폐물을 땀으로 배출하고 폐활량을 높여 폐 기능을 활성화시킨다. 실내 환기를 자주 하고, 만병의 근원인 흡연, 과로, 스트레스는 피한다.
몸은 마음을 따라가므로 평소 머릿속을 괴롭히는 온갖 상념을 벗어 던지고 좋은 기분으로 맑은 숨을 쉴 수 있게 노력하길 권한다.
홍정아 리포터 jahong@naeil.com
[관련기사]
▶ [일상 방해 비염 극복] 코막힘·재채기에 762만명이 괴롭다
▶ 온라인 해외구매 비염약은 '위험'
▶ 알레르기비염, 자극물질 피해야
▶ [기관지에 좋은 차] 오미자-더덕-도라지, 목 건강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