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국악
경연대회 '국악내일' 청년 국악인 발굴·육성 앞장
멘토링 제도 도입해 수상자들 특전 공연 올리는 작품 함께 발전시켜 … 순위 없애고 '실험정신상' 등 다양한 상 시상
[인터뷰] 김준영 '국악내일' 대표멘토 - 박하나 서울돈화문국악당 기획운영실장
■'국악내일'은 어떤 경연대회인가.
이민정(직함 생략): 종로문화재단은 종로구 익선동에 국악특화 우리소리도서관을 운영한다. 도서관이 위치한 익선동은 전통적인 국악특화거리로 역사적으로 숱한 예인들의 활동무대였다. 우리소리도서관은 지역 자원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국악이 기반이 되는 국악음원서비스 국악강좌 국악공연 등을 중점 운영해왔다.
이어 국악을 주제로 하는 신진예술인 지원 사업으로 '국악내일' 경연대회를 열게 됐다. 만 34세 이하 청년 국악인들이 △6분 내외의 미발표 국악 창작곡 △국악의 정서와 선율이 바탕이 되는 노래 및 연주곡 등으로 경연을 하는 대회다.
국악에만 특화한 재단이 아니다 보니 시행착오가 있었는데 서울돈화문국악당과 협업을 하고 김준영 대표멘토의 도움을 받아 '국악내일'에 변화를 줄 수 있었다. 멘토링 제도를 신설하고 특전 공연의 기회를 주고 등수를 없애는 등 새로운 방식을 도입했다. 박 실장과 김 대표멘토가 국악인 선배들이기 때문에 후배들에게 필요한 지원이 무엇인지 알고 있어 가능했다.
■멘토링 제도를 도입한 이유는 무엇인가.
박하나: 종로문화재단과 상의를 하면서 경연대회를 통해 청년 국악인들을 발굴하는 데에서 그치지 말고 수상한 이들을 육성하는 데 중점을 두기로 했다. 발굴에서 육성으로 사업의 방향을 바꾼 셈이다. 이후에 멘토링 제도를 도입하고 대표멘토를 섭외했다.
각자 개성이 있고 매력이 있는 청년들을 대상으로 등수를 매기는 것은 지양하고자 했다. 그래서 상의 이름을 실험정신상 등으로 만들어 각각의 특징 있는 상에 지원자들이 도전을 할 수 있도록 했다. 김 대표멘토가 다양한 상의 이름을 정하고 함께 경연대회를 전반적으로 새롭게 기획했다.
또 시상을 한 이후 1개월여 지난 다음 특전 공연을 열기로 했고 그 1개월여 기간 동안 멘토링을 진행을 했다. 우선 각 팀에 멘토들을 지정을 해서 특전 공연에 올릴 창작 작품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전반적으로 지원을 받을 수 있게 했다. 정부의 청년 예술 정책 지원과 관련한 특강도 준비했다. 청년 국악인들이 지원할 수 있는 지원 사업에 대해 알려주고 어떻게 지원할 수 있는지 등을 강의했다. 무대에 서야 하는 만큼 이미지 메이킹과 관련된 특강도 진행했다.
■각 상에 대한 설명과 함께 멘토링은 어떤 방식으로 진행이 됐는지 설명해 달라.
김준영: 1, 2회 때는 국악을 접목한 퓨전음악으로 출품곡이 몰리는 경향이 있었다. 때문에 지원자들이 보다 다양한 창작곡들을 창작해 지원할 수 있도록 다양한 상을 통해 유도하고자 했다. 어떤 팀은 전통을 활용하는 곡을 출품하고 또 다른 팀은 굉장히 실험적인 곡을 출품할 수 있도록 전통활용상 실험정신상 등의 이름을 붙인 상을 기획했다.
예를 들어 아이디어상은 '프리즘'이라는 타악기로 구성된 팀이 수상했다. '노크'라는 작품인데 우리가 똑똑 두드리는 소리에 착안해 타악기들을 두드리는 소품 같은 작품이었다. 예술성이나 완성도가 아주 높지는 않지만 발상이 돋보이는 작품이었다.
멘토링은 2개 팀당 1명씩 멘토를 선정해서 1개월여 기간 동안 개별 상담을 하면서 특전 공연 무대에 올릴 작품들을 완성해 가도록 했다. 많은 연주 활동과 음악 작업으로 인정을 받는 가야금 연주자 박경소씨, 동해안별신굿을 이수하고 타악기를 연주하는 방지원씨, 해금 연주자로 그룹 활동도 하는 김보미씨 등 활발하게 활동을 하는 국악인들이 함께했다. 대표멘토는 전반적으로 멘토링을 관리했다.
처음엔 최소 2차례 이상 개별 상담을 하는 방식이었는데 선후배 국악인들이 만나 는 과정에서 밤늦게까지 소통이 이어지곤 했다. 멘토들은 열정이 있는 청년들의 음악이 점점 좋아지는 것을 보면서 더욱 열심히 지원을 해줬다.
■특전 공연에서 멘토링의 성과가 나왔나.
김준영: 단독으로 공연을 할 수 있는 곡들을 갖고 있는지 면접에서 질의를 하고 선발을 했지만 막상 공연을 한다고 할 때 준비가 부족하다는 생각에 망설이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처음부터 새로 준비를 시작하는 팀도 있었다.
'다못'이라는 팀은 원래 팀원 3명이 함께 악기를 연주하면서 노래를 부르는 팀인데 멘토링 과정에서 노래를 하지 않고 연주에 보다 집중하겠다고 변화를 꾀하기도 했다.
공연에서는 다들 깜짝 놀랄 정도로 음악적 완성도가 높은 곡들을 선보였다. 공연에 올린 작품들을 기준으로 시상을 한다면 대상을 다른 팀이 받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순위를 매기지 않은 것이 너무 잘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1개월여 기간 동안 각 팀들은 변화하고 성장했다.
■앞으로 국악내일의 방향성은.
박하나: 국악 분야에 '국악내일' 외에도 경연대회를 통해 우수한 국악인들을 발굴하는 사업들이 있다. '국악내일'은 수상 이후를 고민하고자 했다. 수상을 통해 발굴을 하고 육성을 하며 가능하다면 그 이후의 성장 과정에도 도움을 주고 싶다.
특히 서울돈화문국악당의 경우 공연장이 있어 청년 국악인들이 무대에 설 수 있게 지원을 해줄 수 있다. 어떤 공연에 어떤 팀을 섭외하면 좋을지 생각하고 있다.
김준영: 대부분의 팀들은 처음 시작을 할 때 새로운 것을 하고 싶어하지만 '어떤 음악을 하겠다'라고 명확하게 정하지는 않은 상태다. 그래서 정체성이 흐릿해질 수 있다. 이런 경우 전반적으로 멘토링을 받으면서 우리나라 전체 국악계에서 어떤 활동을 할 수 있고 어떤 매력을 선보일 수 있는지 보다 큰 틀에서 조언을 받을 수 있다.
'국악내일'이 지속적으로 수상자들을 육성해 나가다 보면 나중엔 '국악내일' 수상자라는 이름만으로 공연을 많이 열고 공연티켓도 많이 팔릴 수 있는 경연대회가 될 것이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