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령사회 노인을 위한 주택은

2-서울 마곡 시니어레지던스 VL르웨스트

2025-02-28 13:00:03 게재

“시니어주택 입주자 평균 나이 74세”

건강수명 73세 끝자락에 노인주택 선택 … 최낙균 실버사업팀장 “임대후 분양 등 제도개선 필요”

노인복지주택(시니어레지던스)에 입주를 희망하는 노인층의 평균 연령이 74세로 추정되는 지표가 나왔다.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 VL르웨스트를 운영하는 ‘마곡 마이스 AMC’ 최낙균(사진) 실버사업팀장은 “시니어레지던스 입주 계약자의 평균 연령을 조사해 보니 74세이고 이는 현재 국민 건강수명과 비슷한 수치”라고 지적했다. 통계청과 보건사회연구원 등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의 건강수명이 약 73세이고 기대수명은 83.6세다. VL르웨스트 입주자의 평균 연령이 건강수명과 일치한다.

이를 종합하면 시니어주택에 거주하려는 노인층은 건강수명을 다해 의료와 건강을 위한 서비스가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들이 기대수명인 83.6세까지 약 10년간 시니어주택에 거주하며 여생을 보낼 수 있는 주거시스템 정비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르웨스트는 마곡지구에 들어선 복합단지로 주거상업시설은 모두 들어섰고 이중 시니어레지던스인 VL르웨스트만 10월 입주를 앞두고 있다. 이곳에 조성 중인 시니어레지던스는 810실 규모로 국내 최대 규모로 꼽힌다.

최 팀장은 VL르웨스트 공급을 시작할 때부터 업무를 총괄해왔다. 마곡 마이스 AMC 지분 30%가량을 가지고 있는 롯데건설 출신이다.

최 팀장은 VL르웨스트 시니어레지던스를 추진하면서 상당한 난관에 부딪혔다고 전했다. 국내 노인복지주택 제도와 공급규정, 규제 등에 따르면 도저히 민간기업이 성공할 수 없는 구조라고 한다. 최 팀장은 “현행법과 현시점의 주택정책으로는 노인복지주택 공급이 늘어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노인세대들이 원하는 주거지역이 도심지나 주변부여서 땅값이 비싼데다 서울권은 공급 가능한 토지가 없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로 꼽았다.

최 팀장으로부터 국내 시니어주택 현황과 과제에 대해 들었다.

●VL르웨스트 시니어레지던스 공급과 공사현황, 입주 계획은

810실 모두 임대 계약을 마쳤다. 면적별로 보증금과 월 사용료를 내고 10년 계약으로 입주한다. 만 60세 이상만 입주할 수 있고 부부간 한명만 60세 이상이면 된다. 60세 이상이면 형제·자매나 지인끼리 함께 거주해도 상관없다. 2년간 의무 거주이고 이후에는 퇴거 가능하다. 회사에서 보증금을 돌려준다. 서울 광진구 건대앞 더클래식500은 계약기간이 3년이지만 르웨스트는 10년까지 거주 가능하다.

●보증금과 월 사용료는 얼마인가. 다른 시니어주택과 비교해 가격 수준은

보증금은 면적별로 7억원부터 시작해서 20억원까지 다양하다. 월 사용료는 200만원부터 500만원까지 구성돼 있다. 의무식사가 30끼인데 한끼당 1만5000원씩 책정돼 월 사용료에서 나간다. 나머지는 시설 이용료와 관리비 등이다. 다른 곳에 비해 높은 가격이다. 더클래식500이나 시그넘하우스 등과 유사한 수준이다. 요양시설인 용인의 노블카운티도 복지주택 임대의 경우 이 정도 가격으로 형성돼 있다.

●입주 계약자들이 요구하는 주거 서비스와 시설이 있다면

시니어레지던스에 입주하는 노인층은 3가지가 필요해서 오는 사람들이다. 첫번째는 먹는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 사람들이다. 노인들은 대부분 음식을 해먹지 않는다. 그렇다고 매번 사먹기도 힘들다. 주거시설에서 어느정도 식사가 해결돼야 한다. 그 다음은 의료서비스다. 응급할 때 이를 해결해주면 가장 좋다. 아니면 상급병원에서 쉽게 진료받기를 희망한다. 마지막은 고독 문제다. 70세가 넘어가면 고독하다. 이를 해결할 커뮤니티와 레저가 필요하다. 이런 부분을 고민해서 레지던스를 구성했다.

●VL르웨스트 의료서비스 수준은 어떤가.

우리가 간호사 11명을 고용한다. 직접 상담을 통해 의료기관과 연결해준다. 롯데의료재단에서 운영하는 보바스병원이 1층에 들어온다. 그리고 인근에 있는 이대서울병원와 협약을 통해 협진시스템을 구축했다. 상급병원에서 진료받기 어려운데 상주 간호사들이 담당 의료진 일정표 확인 등을 통해 쉽게 연결해준다.

●도심에 시니어주택을 공급할 땅이 부족한 상황인데, 향후 공급 예측을 한다면

VL르웨스트는 기업이 영리를 위해 운영하는 시니어레지던스다. 더클래식500이나 노블카운티 등은 사회공헌이나 공익적 목적이 있다. 그래서 이번 사업의 성공여부가 향후 민간 시니어레지던스 사업의 좌표가 될 것으로 본다.

●시니어주택 공급확대를 위한 방안을 제안한다면

시니어주택 공급제도가 2015년분양형에서 임대형으로 바뀌게 됐다. 현행 임대제도로는 민간기업에서 주택을 공급하기 어렵다고 본다. 시니어주택은 우선 프로젝트파이낸싱(PF)를 받기 어렵다. 기업에서 비용을 들여 임대사업을 해야하는데 투자금 회수에 기간이 올래 걸리고 수익 발생률이 낮다. 따라서 일정부분 분양사업을 함께 하거나 일정기간이 지나면 분양으로 전환하는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

●시니어주택에 거주하는 노인세대에게 어떤 지원이 필요한가.

현재 시니어레지던스는 관리비 등 사용료에 부가가치세를 매긴다. 공동주택 관리비는 부가세 면제다. 결국 입주한 노인층에게 세금을 내라는 셈이어서 부담이 증가한다. 이를 지적하는 시니어레지던스 입주자들이 많다. 아파트처럼 부가세 면제를 통해 입주자에게 부담을 줄이면 생활비가 절약될 것으로 본다.

김성배 기자 sb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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