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최대 현안은 주거환경 개선”
인터뷰 | 장인홍 서울 구로구청장
낡은 저층주거지 해결책은 ‘구로형 정비’
교육환경 바꿔 청년 머무는 지역으로
“구역지정하고 신통기획 선정됐다고 재건축이 되는 게 아닙니다. 노후 저층주거지가 많은 구로 지역 특성에 맞는 정비사업 대안을 만들어 내겠습니다.”
2일 끝난 서울 구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장인홍(사진)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당선됐다. 이번 선거는 탄핵과 산불 사태로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보궐선거 원인을 제공한 국민의힘이 후보를 내지 않으면서 3명의 야당 후보가 출전했다. 하지만 보수 후보로 출마한 이강산 자유통일당 후보가 32.03%라는 높은 득표율을 거두며 2위에 오르는 등 찬반으로 갈린 탄핵 국면에서 민심 풍향을 엿보게 했다.

장 당선인은 내일신문과 인터뷰에서 짧은 당선 인사 뒤 지역 현안부터 언급했다. 짧은 임기 동안 주민들 숙원사업을 해결할 단초를 마련하려면 1분 1초가 아깝다는 것이다. 그는 “지금 민생이 정말 어렵다. 불경기라는 말도 사치로 들릴 정도”라며 “이제 선거는 잊고 신속하게 민생 대책부터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 신임 구로구청장이 꼽는 구로의 최대 현안은 주거환경 개선이다. 장 당선인은 “구로는 MB식 뉴타운도, 오세훈식 신통기획도 통하기 어려운 노후된 저층 주거지가 넓게 자리 잡고 있는 곳”이라며 “기존 아파트 재건축 중심의 정비사업이 아닌 구로에 맞는 방식을 만들고 정비사업 수익성을 개선하지 않으면 주거환경 개선 사업에 속도를 내기 어렵다”고 말했다.
장 당선인에 따르면 지금까지 구로에는 지역 출신이면서 퇴임 후에도 구로에 머무른 구청장이 한명도 없다. 모두 출마를 위해 구로에 왔고 직을 마친 후엔 딴 지역으로 떠났다. 장 당선인은 “지역에서 수십년을 살았고 앞으로 계속 살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은 구청장 역할을 대하는 것에서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면서 “50년을 구로에서 살며 지역에 대한 이해와 과제를 잘 아는 만큼 나와 내 가족, 이웃들이 머물고 싶은 동네로 구로를 바꾸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를 위해 장 당선인이 주력하려는 또다른 분야는 ‘교육’이다. 젊은층이 떠나지 않고 머무르고 싶은 지역으로 바뀌려면 우선 교육 환경이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다. 마침 장 당선인은 구로구에서 두차례 서울시의원을 지낸 8년 가운데 6년을 교육위원회에서 의정활동을 했다. 다니던 직장을 그만 두고 구로에서 시민운동을 하던 시절에도 주된 관심은 교육 문제였다. 통학 시간 아이들 안전을 돌보는 녹색어머니회부터 자녀들이 다니는 학교 운영위원까지 지역교육 현장에 실제 몸을 담았다.
민생 회복을 위한 정치 역할도 강조했다. 장 당선인은 “정치의 1차 역할은 국민들 입에서 ‘먹고 살기 힘들다’는 이야기가 나오지 않게 하는 것”이라며 “민생회복을 위해 하루속히 정치가 안정돼야 하며 탄핵 선고도 국민 상식에 부합한 결정이 내려져야 한다”고 말했다. 장 당선인은 구청장직 시작과 함께 지역 경제 회복을 위한 지역화폐, 민생지원금 등을 확대 발행할 계획도 내놨다.
장 후보는 3일 새벽 집계가 끝난 구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56.3%(5만639표)를 득표해 당선됐다. 시민운동가 출신으로 제9·10대 서울시의원을 지냈고 시의회 교육위원장, 대통령 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전문위원 등을 역임했다. 현재 당내에서 재개발·재건축 특위위원장도 맡고 있다. 보궐선거로 당선된 만큼 임기는 3일부터 바로 시작된다.
이제형 기자 brother@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