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국 보험사 주택임대사업 활성화
국내는 수익성·건전성 우려
전문성 부족 등으로 소극적
보험사에게 자산운용은 사업의 중요한 축이다. 다양한 투자를 통해 안정적 자산운용을 모색하는 가운데 해외 주요국 보험회사들은 직・간접적으로 주택임대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반면 국내 보험사들은 주택임대사업 참여에 소극적인 편이다.
보험연구원이 최근 낸 ‘보험회사의 주택임대사업 영위’ CEO리포트는 “보험회사의 주택임대업 영위는 안정적인 임대주택의 공급이라는 공익적 목표와 함께 부채의 듀레이션이 긴 생명보험회사의 인플레 위험을 헤지할 수 있는 장기 안정적 자산운용 수단으로 역할이 기대되지만 그동안 활성화되지 못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1989년 정부가 전셋값 상승을 막기 위한 임대주택 공급 확대 방안으로 보험사의 임대주택건설을 추진해 일부 생명보험사가 주택임대사업을 직접 영위한 사례가 있었지만 그 흐름이 지속되지는 못했다.
반면 미국 유럽 등지에서 대형 보험사의 주택임대사업 참여는 드문 일이 아니다. 보험사의 대표적인 주택임대업 참여 사례로는 메트라이프의 스타이브슨(Stuyvesant) 타운 개발이 꼽힌다. 지난 1945년 미국의 메트라이프는 2차 세계대전 이후 심각한 주택부족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공공민간 협력 모델을 기반으로 대규모 중산층 임대주택 프로젝트인 뉴욕 스타이브슨 타운 개발을 주도했으며, 2006년 매각할 때까지 장기간 임대사업주로 참여했다.
악사는 대체투자를 위해 전세계 22개 이상의 지역에 지사를 두고 있는 글로벌 투자 관리 자회사인 ‘악사 인베스트먼트 매니저스 얼터너티브스’를 통해 대규모 주택개발 및 임대사업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2019년 스페인 마드리드 주택개발 △2021년 미국 텍사스 다세대 주택 The Grand at LaCenterra 인수 △2022년 호주 시드니 주거개발 프로젝트 참여 △2023년 일본의 33개 임대용 아파트 건물 인수 등이 그 사례다. 알리안츠 그룹도 부동산투자운용 자회사를 통해 독일 300가구 및 스페인 421가구 등 임대주택을 직접 투자했다.
외국과 달리 국내에서 활성화되지 못한 데는 여러 이유가 있다.
이에 관련해 보고서는 “보험회사는 주택임대시장의 특수성과 운영에 필요한 전문지식이 부족해 운영상의 비효율과 시장경쟁력의 저하로 이어질 수 있고, 임대료 분쟁과 시설유지 관련 민원 등이 사회적 문제로 비화될 수 있으며, 부동산 시장 상황에 따라서는 금융회사가 고객 자금으로 주택 투기를 한다는 비난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장기 보유 및 운영에 따른 높은 투자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주택가격 대비 수익 비율이 낮고 재무건전성이 저하될 가능성도 안고 있다.
보고서는 “우리나라의 주택임대시장은 개인이 제공하는 전세에 크게 의존하는 가운데 임차인은 가계대출을 늘려 전세사기 위험에 노출되고 임대인은 전세자금대출을 재원으로 갭투자가 가능해 금융 및 부동산 시장의 불안을 야기한 측면이 있다”면서 “이러한 개인 간 전세제도 문제에 대한 근본적 해결을 모색하는 동시에 최근 부동산PF의 연착륙을 위해서는 가계부채를 늘리지 않으면서 주거안정을 확보하고 건설수요를 진작하는 대책이 요구되고 있어 안정적인 기업형 주택임대시장의 발전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보험회사의 주택임대업 영위 활성화를 위한 정책적 고려사항으로 우선, 보험회사의 주택임대업 참여 여건 조성을 위해 수익성 및 건전성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는 방안을 시행하고, 정책 신뢰성 확보, 관련 규제의 정비 및 전문성 확보 등을 추진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