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자본, 국내 데이터센터 ‘군침’
AI시대 데이터센터 확보 전쟁 … 상업용부동산시장 미래먹거리 등극
다국적 투자회사 인베스코(Invesco)가 경기도 안산 데이터센터에 투자를 결정했다. 앞서 퍼시픽자산운용도 ‘써니 죽전 데이터센터’를 비롯해 1조원 규모의 데이터센터 개발사업에 투자했다.
21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해외 주요 연기금과 운용사들이 국내 데이터센터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해외기관들이 풍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자기자본(에쿼티) 비율을 높여 프로젝트파이낸싱(PF) 금리를 낮추는 등 수익성을 높이고 있다.

인베스코는 이지스자산운용에서 진행하는 경기도 ‘안산 글로벌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개발사업에 2000억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인베스코는 PF 대출모집에 이어 이달중 착공할 것으로 알려졌다.
안산 글로벌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는 반월 산업단지 부지를 재개발해 수전용량 40㎿(메가와트) 규모의 초대형 데이터센터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전체 사업비는 5300억원 수준으로 인베스코는 에쿼티(자기자본)로 2000억원을 지원하고 나머지는 PF 대주단이 구성돼 자금을 조달할 방침이다.
1만1795㎡ 규모로 지난해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이 데이터센터 건설 사업을 4000억원에 수주했다.
앞서 퍼시픽자산운용도 경기도 안양 데이터센터 개발사업에 투자를 추진하고 있다. 최근 캐나다연금투자(CPPI)와 손잡고 1조1000억원 규모 데이터센터 개발 펀드를 조성했다. 펀드는 안양 데이터센터 신축 사업을 추진하는 아시아허브PFV 지분 투자에 활용한다.
아시아허브PFV는 경기도 안양시 만안구 박달로 620-8 부동산을 매입한 이후 이를 철거해 데이터센터를 신축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동아쏘시오홀딩스 자회사가 박카스병 제조 공장으로 사용하던 부지다. 지난해 아시아허브PFV는 해당 건물과 부지를 1750억원에 인수했다.
이처럼 다국적 투자회사들이 국내 데이터센터에 몰리는 것은 인공지능(AI) 시대 데이터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기 때문이다. 국내 데이터 처리기술 등을 고려하면 향후 데이터센터 개발사업이 상업용 부동산시장의 먹거리로 급부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국적 부동산 종합 서비스회사 JLL코리아에 따르면 현재 국내 데이터센터 전체 규모가 580㎿(메가와트)에 불과하지만 5년 내 1500㎿까지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AI 발전으로 인한 데이터센터 증가는 국내 전력산업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AI 컴퓨터시스템은 하드웨어 손상을 보호하기 위해 최첨단 액체 냉각시스템이 필요한 고급 CPU(중앙처리장치)와 GPU(그래픽처리장치)를 사용한다. 많은 전력이 필요한 산업으로 데이터센터의 에너지 소비는 2030년까지 12%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김성배 기자 sb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