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채납 대가 부동산 “취득세 면제 안돼”
SH 취득세 등 면제 소송서 패소
법원 “국가 귀속조건 취득 대상”
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국가로부터 소유권을 넘겨받은 부동산에 대해 취득세를 면제해 달라고 낸 소송에서 패소했다. 취득세 면제는 국가귀속 또는 기부채납하는 부동산을 대상으로 하는데, SH가 취득한 부동산은 ‘국가 귀속을 조건으로 취득한 부동산이 아니기 때문’이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2단독 김영민 판사는 SH가 서울 강동구청장을 상대로 낸 ‘지방세 경정청구 거부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SH는 2020년 6월 서울시로부터 도로 등 토지 577㎡를 무상으로 취득하자 50% 감면 등을 적용해 3430만원을 신고·납부했다.
이후 SH는 같은해 10월 국가 등에 귀속·기부체납하는 부동산의 반대급부로서 국가 등이 소유하고 있는 부동산을 넘겨받았다며 강동구청장을 상대로 취득세 면제의 경정청구를 냈으나 거부당했다.
이에 불복한 SH는 조세심판원의 심판청구를 통해 도로 등 147㎡에 대해서는 비과세 경정처분을 받았으나, 나머지는 기각되자 행정소송을 냈다.
SH는 재판에서 “제외된 토지(430㎡)는 국가에 새로 설치한 공공시설을 귀속시키는 것에 대한 반대급부로서 국가로부터 취득한 부동산이므로 취득세 등이 면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법원은 “이 사건 토지는 국가 등에 귀속을 조건으로 취득한 부동산이 아니다”고 봐 서울주택도시공사의 주장을 받아주지 않았다. 이 사건 토지는 귀속된 토지 147㎡에 대한 반대급부로 취득했다는 이유에서다.
지방세법은 국가에 귀속·기부채납을 조건으로 취득하는 부동산에 대해서는 취득세를 부과하지 않지만 귀속의 반대급부로 국가소유 부동산을 무상으로 넘겨받으면 취득세를 부과한다고 규정한다.
재판부는 “취득세 면제는 국가가 직접 부동산을 취득·등기를 하는 경우와 동일하게 본다는 취지”라며 “국가 귀속의 반대급부로 국가 소유 부동산을 무상으로 넘겨받은 경우 취득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원호 기자 os@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