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헌재 선고일 전국 ‘갑호비상’
서울, 3일 9시부터 을호비상 … 비상근무체제 돌입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선고를 이틀 앞두고 경찰이 비상근무에 들어간다.
2일 서울경찰청에 따르면 서울청에는 선고 전날인 3일 오전부터 을호비상이 내려진다. 선고 당일에는 전국에 갑호비상 발령이 검토된다.
경찰청은 오는 3일 오전 9시부터 본청과 서울청에 을호비상을, 다른 지역 경찰청에는 병호비상을 내리고 선고 당일인 4일 오전 0시부터는 전국에 갑호비상을 발령한다는 지시를 하달했다.
가장 높은 단계의 비상근무 체제인 갑호비상 때는 경찰력 100% 동원이 가능하다. 을호비상은 50%, 병호비상은 30%까지 동원할 수 있다.
이 같은 비상근무 체제가 발령되면 경찰관들의 연차휴가가 억제되고 지휘관·참모는 지휘선상에 위치해 비상연락 체계를 유지해야 한다.
한편 탄핵심판 선고일이 발표된 뒤 이날 오후 헌재 인근에는 경찰 기동대 50개 부대 약 3200여명이 배치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후 배치 인원을 차츰 늘려 선고 당일에는 헌재 인근을 포함한 서울지역에 총 210개 기동대 및 기동순찰대와 형사기동대, 대화경찰 등 약 1만4000명을 동원해 치안 유지에 나설 계획이다.
서울경찰은 “안전펜스와 폴리스라인, 안전매트 등 안전 보호장비를 총동원하고 이격용 분사기(캡사이신) 및 경찰봉 등 경찰장비 규정에 따른 장구사용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며 “집회시위 대응이 아닌 헌법기관 보호 및 긴급상황에서의 초동 및 구호조치 등을 위해 경찰 특공대 배치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재판관 신변보호를 위해서는 경호팀을 추가배치했다는 설명이다.
한편 탄핵 찬반 단체들이 밤샘 집회를 이어가며 2일 오전 헌법재판소 일대가 출근길 혼잡을 빚었다.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비상행동)은 전날 밤부터 안국역 6번 출구 앞에서 철야농성 중이다. 경찰 비공식 추산 1500명이 모여 탄핵을 촉구했다.
자유통일당 등 탄핵 반대 측은 이곳에서 200여m 떨어진 안국역 5번 출구 앞에 농성장을 차려 “탄핵 무효”를 외쳤다. 철야 농성에는 경찰 비공식 추산 약 200명이 참여했다.
경찰은 전날 오후부터 헌재 인근의 시위용 천막 등을 철거하는 등 본격적인 ‘진공상태’ 만들기에 착수했다.
이재걸 기자 claritas@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