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단체장 야권 압승…국힘 김천 지켜
4.2 재보선, 민주 3·국힘 1·혁신 1
조국혁신당, 첫 기초단체장 배출
부산교육감 진보후보 김석준 승리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직전 치러진 4.2 재보궐선거에서 야권이 압승했다. 당초 여권이 4곳, 야권이 1곳을 차지했던 기초단체장은 재보선 결과 야권 4곳, 여권 1곳으로 역전됐다. 보수 교육감이 당선무효형을 받아 치러진 부산시교육감 재선거에서도 진보 후보가 당선됐다.
3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개표 결과에 따르면 기초자치단체장을 뽑은 5곳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3곳, 국민의힘 1곳, 조국혁신당이 1곳에서 승리했다. 민주당은 서울 구로구청장, 충남 아산시장, 경남 거제시장 재보선에서 승리했다. 이 3곳은 지난 2022년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후보들이 당선됐던 곳이다.

서울 구로구청장 보궐선거에선 장인홍 민주당 후보가 56.03%(5만639표)를 얻어 32.03%(2만8946표)를 득표한 이강산 자유통일당 후보를 크게 앞서 당선됐다. 서상범 조국혁신당 후보는 7.36%, 최재희 진보당 후보는 4.56%를 얻는데 그쳤다. 국민의힘은 보궐선선거 원인을 제공한 책임을 지고 후보를 내지 않았다. 당 소속이던 문헌일 전 구청장은 지난해 10월 자신의 회사 주식과 관련해 백지신탁 결정이 내려지자 이에 불복해 자진사퇴했다.
충남 아산시장 재선거 역시 오세현 민주당 후보가 57.52%(6만6034표)를 얻어 39.92%(4만5831표)를 얻은 전만권 국민의힘 후보를 17.6%p 차이로 누르고 당선됐다. 민선 7기 아산시장 출신인 오 당선인은 3년 만에 아산시에 복귀하게 됐다. 오 당선인은 “이번 선거결과는 국민주권을 함부로 넘보고 시민들의 눈을 거짓으로 가린 죄를 심판받은 것”이라며 “다시 뛰는 아산을 위해 제 모든 것을 바치겠다”고 말했다.
경남 거제시장 재선거에서도 변광용 민주당 후보가 56.75%(5만1292표)를 득표해 38.12%(3만4455표)를 얻는데 그친 박환기 국민의힘 후보를 크게 제치고 당선됐다. 거제는 1995년 민선 단체장 선출 이래 단 한번을 제외하고 모두 보수정당 후보가 당선된 곳이다. 변 당선인은 2018년 지방선거에서 민주당계로 처음 당선된 후 3년 만에 다시 시장직에 복귀했다. 변 당선인은 “거제의 민생경제 상황이 절박하다”며 “새로운 방향을 시민과 함께 설정하고, 특단의 대책과 과감한 정책시행을 하겠다”고 말했다.
전남 담양에선 조국혁신당이 첫 기초단체장을 배출했다. 정철원 조국혁신당 후보는 51.82%(1만2860표)를 얻어 48.17%(1만1956표)를 득표한 이재종 민주당 후보를 제치고 당선됐다. 민주당 아성을 깨뜨린 원동력은 ‘토박이 일꾼론’이었다. 담양군의회 3선 의원인 그는 주민 친화력을 앞세워 바닥 민심 공략에 성공했다. 민주당 경선 잡음도 영향을 줬다. 정 당선인은 “민주당 불공정 경선 논란과 대선을 방불케 하는 지원 유세가 오히려 역풍으로 작용했다”면서 “평생 담양에서 살아온 흙수저 정치인인 저에게 일할 기회를 주셔서 고개 숙여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경북 김천시장 재선거에선 배낙호 국민의힘 후보가 51.86%(2만8161표)를 얻어 무소속 이창재(26.98%), 민주당 황태성(17.46%), 무소속 이선명(3.69%)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김천시의회 의장, 김천 상무FC 대표이사 등을 역임한 배 후보는 6명이 경쟁한 당내 경선에서 이겨 공천권을 따냈다. 배 당선인은 “이번 선거는 위기의 김천을 반전시켜 발전과 혁신의 밑그림을 그리라는 시민의 엄중한 명령으로 무한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선거과정에서의 갈등을 봉합하고 통합과 화합을 이뤄나가는데 힘을 쏟겠다”고 약속했다.
부산시교육감 재선거는 진보진영을 대표한 김석준 후보가 51.13%(33만3084표)를 얻어 당선됐다. 단일화에 실패한 보수진영은 정승윤 후보 40.19%(26만1856표), 최윤홍 후보 8.66%(5만6464표)로 표가 갈렸다. 김 당선인은 지난 2014년 7월부터 2022년 6월까지 8년간 부산교육감을 지냈다. 3선에 도전했던 2022년 6월 지방선거에서는 보수 후보였던 하윤수 전 부산시교육감에게 1.65% 차이로 패배했으나 이번 재선거에서 승리해 세번째 교육감 임기를 시작하게 됐다. 김 당선인은 당선소감을 통해 “위기에 빠진 부산교육을 하루빨리 정상화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기초자치단체장 5곳과 부산시 교육감 등 전국 23곳에서 치러진 4·2 재·보궐선거 최종 투표율은 26.27%로 잠정 집계됐다.
곽태영·방국진·곽재우·최세호·윤여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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