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바타·반탄·70대’… 국민의힘 재집권 카드 ‘통할까’
한덕수 차출론 기승 … 민주 “윤석열 아바타”
홍준표·김문수·나경원 ‘반탄’ … 민심 ‘찬탄’
상당수 70대 … “2030대와 소통 쉽지 않아”
옛 여당인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친윤(윤석열)·반탄파(탄핵 반대)·70대가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당내 절대 다수인 친윤에서는 윤석열정부 총리인 ‘한덕수 추대론’에 연일 불을 지피고 있다. 친윤·반탄·70대 카드는 과연 본선에서 경쟁력이 있을까. 당내에서도 “중도층과 2030대로의 확장성이 우려된다”는 지적을 내놓는다.

14일 국민의힘 경선 후보 등록이 시작된 가운데 친윤·반탄·70대 주자들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친윤·반탄·70대 주자 중에서 국민의힘 최종 후보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주류인 친윤에서는 연일 ‘한덕수 추대론’을 거론하고 있다. 3선 성일종 의원은 13일 SNS를 통해 “이미 우리 당의 정말 많은 의원들께서 한덕수 대행의 출마를 촉구했다. 한 대행께서는 이런 국민의 요구에 응답해주길 바란다”며 한 권한대행의 대선 출마를 촉구했다. 친윤 의원 50여명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한 권한대행의 출마를 요구할 계획이었지만 당 지도부의 만류로 접었다고 한다. 한 권한대행은 국민의힘 경선에는 불참하지만 5월 초 무소속으로 출마해 국민의힘 후보와 단일화하는 시나리오가 거론된다.
한 권한대행은 윤석열정부 총리다. 윤 대통령 국정과 탄핵에 대한 책임을 피하기 어려운 위치다. 이런 상황임에도 친윤은 한 권한대행을 국민의힘 후보로 강력히 밀고 있는 것이다. 민주당에서는 한 권한대행을 ‘윤석열 아바타’ ‘내란 수괴 대리’라고 비판한다. 박경미 민주당 대변인은 13일 “한 권한대행은 윤석열정부 내내 행정부의 2인자로, 세계 잼버리 대회와 부산 엑스포 유치 실패를 비롯해 지난 3년 간 경제를 나락에 떨어뜨린 ‘눈떠보니 후진국’의 일등공신”이라고 주장했다.
대표적 찬탄파(탄핵 찬성)인 오세훈 서울시장과 유승민 전 의원이 경선 불참을 선언하면서 경선판은 반탄파만 두각을 나타낼 상황이 됐다. 김문수 노동부 장관과 홍준표 전 대구시장, 나경원·윤상현 의원, 이철우 경북지사 등이 선두권을 차지할 조짐이다. 이들은 지난해 12월 14일 윤석열 탄핵안이 국회를 통과한 이후 ‘탄핵 반대’ 입장을 고수해 왔다.
한국갤럽(8~10일, 전화면접, 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3.1%p, 이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이 윤 대통령 탄핵 판결에 대해 묻자 ‘잘된 판결’ 69%, ‘잘못된 판결’ 25%였다. 중도층에서는 ‘잘된 판결’이란 응답이 80%로 압도적이었다. 찬탄파가 국민의힘 대선주자가 될 경우 중도확장성에 한계가 있을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대목이다.
당내 두각을 나타내는 주자들은 대부분 70대다. 한 권한대행은 1949년생 76세다. 김문수 전 장관은 74세, 홍준표 전 시장은 71세, 이철우 지사는 70세다. 2030대 유권자와의 소통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여권 핵심인사는 13일 “친윤이 대선 승리보다 패배를 전제로 한 카드를 찾는 것 같다. 아바타나 찬탄파, 70대로는 탄핵 대선을 이길 수 없다. 친윤은 대선 패배 이후 노쇠한 후보는 집으로 보내고, 자기들이 당권을 확보하려는 계산이 앞서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경선 불출마를 선언한 유승민 전 의원도 13일 “보수의 영토를 중원으로 넓히기는커녕 점점 쪼그라드는 행태가 할 말을 잃게 한다”며 “대선 패배를 기정사실화하고 패배 후 기득권에 집착하는 모습에 분노한다”고 밝혔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