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부터 집에 친구들을 불러 같이 게임을 하는 게 일상이었다. 닌텐도부터 PC게임까지 다양하게 즐겼다. 다행히 부모님도 게임을 하는 걸 크게 반대하진 않으셨다. 이러한 환경 덕분에 자연스럽게 게임과 컴퓨터에 관심을 갖게 됐다. 중학생 때 전자 제어기인 아두이노와 간단한 컴퓨터 언어를 배우기 시작하면서 “상상한 것을 현실로 만들 수 있는” 코딩의 매력에 푹 빠졌다. 고등학교에서도 이러한 열정은 계속됐고, 실제 게임을 만드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자신이 걸어야 할 길임을 확신했다. 그렇게 고교 생활 동안 컴퓨터 프로그래밍과 게임 개발에 집중한 결과, 동국대 AI소프트웨어융합학부에 합격했다. 설레는 대학 생활을 앞둔 손건영씨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이미지확대 손건영 | 동국대 AI소프트웨어융합학부 입학 예정 사진 이의종 흥미로운 게임 속 수학에 눈뜨다 건영씨는 누구보다 학교 수업 시간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학생이었다. 모든 수업에 성실히 임하다 보니, 관심 분야인 컴퓨터, 게임, 인공지능(AI)과 관련된 내용이 눈에 띄기 시작했다. 특히 수학과 과학에서 이들에 적용된 기초 이론을 접할 수 있어 흥미로웠다. “<수학> 개념은 게임에 정말 많이 활용되더라고요. <기하>에서 배운 벡터의 내적은 게임 캐릭터의 시야각을 결정할 수 있어요. 외적은 빛의 방향과 각도를 계산하고, 보이지 않는 물체의 뒷면을 제거하는 컬링 기법을 이끌어낼 수 있죠. 둘 다 게임 프로그래밍에서 중요한 부분 중 하나예요. 이런 사례들을 유튜브에서 직접 찾아가며 학습했더니 게임 프로그래밍에 대한 이해는 물론, 수학 개념에 대한 이해도 높일 수 있었죠. 탐구 내용을 수업 시간에 발표해 친구들에게 공유했더니 반응도 좋았고요.” 같은 방식으로 <미적분>에서는 딥러닝 인공지능의 최적화 알고리즘으로 사용되는 ‘기울기 하강법’에 미적분이 어떻게 활용되는지도 조사했다. 뿐만 아니다. AI 윤리에 대한 고민도 수업을 통해 풀어냈다. <독서>에서는 AI를 다루는 사람의 윤리적 기준의 중요성을, <생명과학Ⅰ>에서는 뇌·기계 인터페이스(BMI) 기술의 장점과 윤리적 문제를 살펴보며 과학 기술의 양면을 깊게 고민했다. 게임 창작 열정 더하고 리더십 키운 동아리 활동 건영씨의 모교인 경기 인창고는 과학중점학교이자, 혁신학교다. 과학중점과정을 밟은 건영씨는 수학·과학에 집중된 교육과정을 이수해야 했기에 과목 선택의 폭이 좁았다. 게임 등 관심 분야와 직접적으로 관련한 교과목이 현재 고교에서 만나기 어렵다 보니, 교내의 다채로운 창의적 체험 활동을 적극 활용했다. 동아리 활동이 대표적이다. 2학년 때는 ‘겜창동(게임창작동아리)’에서 활동하며 여러 게임을 직접 제작했다. 게임 개발 도구인 ‘유니티’를 사용해 캐릭터, 사물, 지형 등 게임의 다양한 요소를 조작하고 물리 법칙을 적용해 게임 제작에 필요한 기법을 탐구하는 등 관심사를 확장해갔다. 코딩 실력은 주로 유튜브와 구글, 전문도서를 활용해 키워나갔다. “지역 시민들에게 공개하는 오픈랩 행사에서 동아리가 제작한 게임을 선보인 것이 특히 기억에 남아요. 2차원 지도에서 진행하는 간단한 점프 게임이었어요. 저는 게임 기획, 장애물 부분의 코드 작성, 디자인 등을 담당했고요. 학교 인근 경기 구리역 근처에 부스를 마련해 일반 시민들에게 저희가 만든 게임을 소개했죠. 이때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들이 저희 게임을 굉장히 재미있게 하는 모습을 보면서 게임 개발 분야에서 계속 일하고 싶다는 확신을 갖게 됐어요. 동아리 활동으로 다양한 팀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누군가는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역할을 맡아야 한다는 걸 깨달았어요. 그러한 역할을 자처하다 보니 3년간 진로 관련 활동을 많이 쌓은 것은 물론 스스로도 크게 성장할 수 있었어요.” 3학년 때는 코딩과 프로그래밍에 관심 있는 친구들과 함께 직접 ‘코드메이커’라는 동아리를 만들고 동아리장을 맡았다. 동아리원의 관심 분야에 따라 게임 개발, 웹 개발, AI 연구 등의 조로 나눠 활동을 조직했다. “프로그래밍 관련 진로를 생각하고 있어도 모든 친구가 코딩을 할 줄 아는 건 아니었어요. 코딩을 모르는 친구들에게는 로고 제작이나 이미지, 음악 관련 업무를 맡겼습니다. 게임 제작 자체보다 친구들의 능력과 관심사를 종합적으로 파악해 프로젝트를 함께 진행할 수 있도록 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들였어요. 이것이 리더로서 더 중요한 역할이라고 생각했죠.” 학교생활에 대한 자신감, 종합전형 지원·합격 이끌어 수시 원서를 작성할 때, 건영씨는 ‘근거 있는 자신감’으로 가득했다. 2년 반 동안의 활동이 학생부에 탄탄하게 기록돼 있었기 때문. 학생부종합전형을 선택하는 데 망설임이 없었다. 프로그래밍과 게임 분야에 관심이 많아 관련 학과들을 추린 후 건국대 동국대 서울과학기술대 광운대 세종대는 학생부종합전형으로, 상명대는 학생부교과전형으로 지원했다. 2곳은 안정 지원, 4곳은 소신 지원이었다. 이 중 동국대, 세종대, 상명대에 합격했다. “동국대 AI소프트웨어융합학부는 컴퓨터공학, 인공지능, 멀티미디어소프트웨어공학 등 여러 학과가 모여 있어요. 관심 분야인 프로그래밍과 게임, 인공지능을 모두 다루고 있어서 제게 딱 맞는 학부라고 생각했어요.” 동국대 학생부종합전형은 1단계 서류 종합 평가와 2단계 서류 성적(70%) 및 면접 평가(30%)로 진행된다. 학생부 외에 면접도 중요한 평가 항목인 것. 건영씨는 면접에 대한 큰 두려움은 없었다. 학생부를 꼼꼼히 분석하며 면접을 준비했다. 실제 면접에서는 학생부에 기록된 활동과 역할, 결과에 관한 질문이 이어졌다. 인공지능 기술을 게임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도 받았다. “고교 생활 내내 제 관심사와 관련 활동을 학생부 곳곳에 담으려 노력했어요. 수능은 3년간의 노력을 단 하루에 평가받는 것이라 위험 부담이 큰 반면, 종합전형은 지속적으로 쌓은 활동으로 평가받기에 위험이 적은 편이에요. 후배들도 학교생활을 하며 자신의 관심사를 꾸준히 탐구해보길 추천합니다.”
연계 전공 | 생명과학 <대학생 선배의 독서 이야기> “머리가 아닌 가슴을 움직이는 힘, 책 읽기의 최대 매력” 이미지확대 안희영 겐트대 글로벌캠퍼스 1학년 Q. 생명과학 분야 전공을 꿈꾸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초등학교 6학년 때 할아버지가 희귀 질병으로 발병 일주일 만에 돌아가셨어요. 무엇보다 마음이 아팠던 건 치료제가 있었지만 쓸 수 없었다는 거였죠. 약이 단 한 종류였는데, 적용 범위가 한정돼 있어 고령에 당뇨까지 있던 할아버지는 치료 대상이 될 수 없었거든요. 그때 새로운 치료제 개발을 넘어 특정 질병에 대한 ‘제약 없는 약’을 만들고 싶다는 소망이 생겼어요. 그 덕분인지 고교 시기 가장 좋아하고 깊이 파고든 과목이 <생명과학>이었어요. <생명과학Ⅰ·Ⅱ>를 수강하고 외부 수업인 <고급생명과학>까지 찾아 들을 정도였으니까요. 특히 수업 중 배운 ‘면역 체계 이상 반응’이 흥미로웠어요. 대학에 진학하면 면역학을 연구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을 만큼요. 뜻이 있으면 길이 보인다더니 운명처럼 고2 때 생명과학 분야에서 명망 높은 겐트대 글로벌캠퍼스를 알게 됐고 망설임 없이 지원했죠. Q. 고교에서 독서 활동을 어떻게 했나요? 과학은 이성적이어야 하지만 과학자는 따뜻한 가슴을 지녀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공계 지망생임에도 인문학적 소양을 쌓을 수 있는 도서를 신중하게 골라 탐독한 이유죠. 고교 시절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를 하나만 꼽자면 ‘나만의 무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에요. 학생부에 자신만의 역량을 드러내는 데 책만 한 도구는 없다고 보거든요. 제 경우 동물을 좋아해 반려견을 키우고 있는데요, 그러다 보니 동물들이 신약 개발 실험에 희생된다는 사실이 가슴 아프더라고요. 때문에 관련 내용을 <과학과제연구>의 소논문 주제로 정했는데 당시 읽었던 <문밖의 동물들>이 큰 도움이 됐어요. 제목만 보면 단순히 ‘유기견을 다룬 책’이라고 여기기 쉽지만 이 책이 다루는 동물들은 말 그대로 문밖의 동물들이었어요. 집에 있는 반려동물도 같은 공간에 있는 듯하지만 실상은 ‘내 문밖’에 있는 타자란 거죠. 읽기 전엔 깨닫지 못했던, 아니 알고는 있었지만 깊이 있게 들여다보지 않았던 동물권에 대해 새로운 시각으로 접근하는 계기를 심어줬죠. 덕분에 평가에서도 좋은 결과를 받을 수 있었답니다. <추천 도서> 이미지확대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 지은이 올리버 색스 펴낸곳 알마 신경장애라는 전문 분야를 대중이 읽기 쉽게 문학적으로 풀어낸 책입니다. 신경과 전문의였던 지은이가 경증 환자부터 중증 정신질환자까지 관찰하며 그들이 겪는 각 증상과 혼란, 성장 이야기들을 묶어낸 책이에요. 아내를 모자로 착각하는 사람부터 몸의 일부가 없다고 느끼거나 없는 신체의 일부가 있다고 느끼는 사람, 젊은 시절 기억만 남아 있는 사람, 반복적인 신체 행동을 하는 투렛 증후군을 가진 사람, 특정 영역에 천재성을 띠는 자폐증이 있는 사람, 사전이나 달력을 통으로 외우지만 다른 것은 기억하지 못하는 사람 등 다양한 사례들을 통해 인간의 뇌와 정신 활동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전달하죠. 책을 읽고 ‘정신질환 환자가 겪는 망각은 그 사람에겐 현실’이라는 생각이 들어 다소 충격을 받았어요. 그럼에도 환자 하나하나를 ‘질병을 가진 치료 대상’이 아닌 영혼을 지닌 ‘사람’으로 대하는 지은이의 시각에 읽는 내내 가슴이 따뜻했습니다. ----------------------------- 이미지확대톡톡톡 지은이 공지희 펴낸곳 창비 우리 사회가 소위 ‘음지의 영역’으로 치부해 드러내지 않는, 청소년의 임신과 낙태를 주제로 한 판타지 소설입니다. 저를 울게 한 최초의 책이기도 하고요. 어른들이 모르는 척, 안 본 척하고 싶을 뿐 실상 우리 모두의 청소년기는 결코 어리지 않은 시기라고 생각해요. 때문에 이 책은 이를 양지로 꺼내지 않으면 ‘사고’는 계속해서 반복될 것이고 그로 인한 상처도 점점 더 깊어질 거라는 메시지를 주죠. ‘잘난 언니’와 비교당하며 가슴 아파하는 중3 소녀 ‘달림’은 어느 날 놀이터에서 ‘톡톡톡’하며 인사하곤 엄마를 찾아달라는 한 아이를 만나게 돼요. 그리고 그 꼬마를 ‘보푸라기’라고 부르며 동생 마냥 챙겨주죠. 결론을 말하자면 보푸라기는 사실 달림의 조카예요. 언니가 낙태한. 책은 무참하게 소외당하는 존재인 ‘보풀들’을 통해 말로만 ‘생명윤리’를 강조하는 현 사회에 따끔한 질책을 가해요. 청소년 도서지만 그 의미만큼은 여느 철학서 못지않은, 울림을 주는 책입니다.
동물 권리에 관한 철학적 분석 이미지확대 <동물을 위한 정의> 지은이 마사 누스바움 펴낸곳 알레 세계적인 법철학자이자 미국의 대표적 지성으로 손꼽히는 마사 누스바움이 이번엔 동물의 권리를 주제로 책을 썼다. 최고의 철학가와 사상가에게 주어지는 홀베르그상 수상자인 지은이는 학대받고 고통받는 생물의 삶을 개선하기 위해 동물법률단체의 변호사로 일하다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난 딸에 대한 깊은 애정을 바탕으로 이 책을 썼다. 지은이는 이 책을 통해 인간이 지구의 다양한 생물과 윤리적으로 공존하기 위해서는 인간 중심주의에서 벗어나 모든 생물을 똑같이 중요하게 여겨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 많은 동물의 상황을 개선하고 학대를 막기 위해서는 동물의 권리를 뒷받침할 수 있는 현실적인 국제 조약 체결과 법적 지위 보장, 그리고 엄정한 연구와 저널리즘 등이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동물의 역량을 보장하고 보호하는 것은 우리 공동의 책임이며, 각자의 자리에서 동물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정의로운 선택을 할 것을 희망한다. 번영하는 동물의 삶을 위한 우리 공동의 책임을 강조하는 이 책을 생물 관련 진로를 꿈꾸는 학생뿐 아니라 동물 권리를 위한 새로운 이론적 근거가 궁금한 학생들에게 적극 추천한다.
귀에 쏙쏙 들어오는 정치 지식과 교양 이미지확대 <세계 정치 유랑단> 지은이 승지홍 펴낸곳 도서출판 다른 청소년들에게 정치는 흔히 ‘어렵거나 잘 모르는 일’로 여겨지곤 한다. 하지만 ‘나라를 다스리는 일’인 정치는 모든 일상의 토대로, 우리는 좋든 싫든 정치와 함께 살아가고 있다. 투표에 참여하거나 정당 활동을 하는 것뿐만 아니라 국민의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일, 인권을 지키는 제도를 만드는 일, 사회 질서를 바로잡는 일 모두 정치 활동에 속한다. 그래서 정치는 그 나라의 사회와 문화에 큰 영향을 준다. 이 책은 중국과 일본 같은 가까운 나라는 물론 중동과 유럽, 지구 반대편의 아메리카 대륙과 남반구의 호주까지 지구 곳곳을 유랑하듯 돌아다니며 세계 각국의 문화와 긴밀하게 연결된 정치 제도를 소개한다. 정치의 개념을 알기 쉽고 재미있게 전하는 인기 작가이자 현직 교사인 지은이는 이 책을 통해 청소년들이 학교 시험에 나오는 지식뿐 아니라 다양한 국제 이슈와 인권 문제, 세계 시민의 역할과 책임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다. 평소 국제사회와 민주주의, 선거 제도에 관심이 많은 학생은 물론 정치를 통해 세상을 넓고 깊게 보길 원하는 청소년에게 이 책을 적극 추천한다.
수능은 정해진 범위가 있고 기출문제로 유형을 짐작할 수 있는 시험이기 때문에 기출문제 분석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과목별, 유형별로 기출을 분석하면서 문제를 대하는 방법을 ‘행동 강령’이라고 이름 붙이고 실천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고3 때 치른 수능 국어가 어려워 재수하면서 잘 대비했지만, 재수 때 치른 국어는 쉬웠는데도 실수가 발목을 잡았다. 모의고사에 비해 저조한 수능 성적으로 정시를 지원하면서 아쉬운 점이 많았다. 대신 4년간 다닐 학과를 선택해 공을 들였다. 건국대 화장품공학과로 결정하기 전까지만 해도 미래에 대한 고민이 있었지만, 신중하게 고민해 전공을 선택한 만큼 앞으로가 기대된다고 말하는 서현씨를 만났다. 이미지확대 박서현 | 건국대 화장품공학과 1학년 사진 이의종 학업 분위기 기준으로 고교 선택 고교 선택 당시, 면학 분위기가 형성된 학교인지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다. 고교 진학 후 학습량을 늘려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아버지 직장을 따라 네덜란드에서 생활한 중1, 2 동안의 학습 공백이 생각보다 컸고, 한국으로 돌아와 본격적으로 공부를 시작한 중3 때 실력이 부족하다고 느꼈다. 특히 수학에서 차이를 체감했다. “별다른 선행 없이 공부했는데도 네덜란드에서는 수학 천재라는 얘길 들었었는데요. 하하. 한국에서의 중3은 참 힘들었어요. 화성고는 지역 내 학습 분위기가 좋고 정시 진학 성적도 좋은 학교로 알려져 있어 선택했습니다. 진학 후에 보니 선행학습을 한 친구들이 많아 학교 성적은 기대하지 않았어요. ‘내신이 잘 안 나오면 정시로 대학 가면 되지’라는 안일한 생각 때문인지 학교 성적은 그다지 좋지 않았고, 2학년 2학기부터 본격적으로 정시 진학을 준비했습니다.” 고3 때 치른 2022 수능은 국어가 어려웠다. 국어 시험의 여파는 다음 수학 시간까지 이어졌고 수학에서 단 한 번도 받아본 적이 없는 4등급이라는 성적을 받았다. “모의고사에서는 1, 2등급을 받았기 때문에 충격이 컸죠. 주요 대학의 자연 계열 학과는 수학 반영 비율이 높기 때문에 4등급이라는 성적으로는 원하는 대학에 진학할 수 없었어요.” 기숙 학원에서 재수를 했다. 오후 3~4시까지 수업이 이어졌고 밤 10시 반까지 의무 자습 시간을 이용해 배운 내용을 다졌다. 요일마다 수업, 식사 등의 시간을 제외하고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시간을 계산해 과목별로 배분했다. “자습 시간을 과목별로 배분한 이유는 어느 한 과목에 치우쳐 공부하지 않으려고 했기 때문이에요. 그날 해야 할 공부를 그냥 목록으로 적는 것보다 확실히 짜임새 있게 공부할 수 있었어요.” 일관된 태도로 문제 풀기 위해 노력 문제를 풀 때는 어떻게 접근할 것인지를 ‘행동 강령’이라고 명명해 실천했다. 예를 들어 <지구과학Ⅰ>은 ‘그래프를 만나면 축부터 읽자’ ‘비교 문제는 헷갈리지 않도록 주의하자’ 와 같은 행동 강령을 정했다. “어떤 문제를 만나도 당황하지 않고, 일관된 태도와 감정으로 문제를 풀기 위해서였어요. 과목별로, 유형별로 문제에 접근하는 행동 강령이라는 루틴을 정립해 풀었어요. 국어의 경우 지문을 해설하는 선생님보다는 지문에 어떻게 다가가는지 알려주는 선생님이 제게 맞았어요. 문제를 대하는 좋은 방법을 찾으면 또 익숙해져야 할 행동 강령으로 정리해 체화하려고 노력했죠.” 고난도 문제 풀이가 개념 이해에 큰 도움 수학의 경우 개념을 계속 들여다본다고 해서 그 개념이 더 깊이 이해되는 것은 아니었다. 대신 난도 있는 문제를 풀어본 후 다시 개념을 보면 훨씬 더 개념이 잘 이해됐다. “현우진 강사의 개념 강의인 ‘뉴런’을 두 번 봤는데, 교과서만으론 깨닫기 쉽지 않은 내용들이 있어 도움이 됐어요. 개념 강의를 처음 볼 때와 자이스토리를 통해 난도 있는 문제까지 충분히 풀어본 후 다시 봤을 땐, 개념에 대한 이해의 깊이가 달랐어요. 기출문제는 틀린 문제들을 표시해 일주일 후에 다시 풀어보면서 스스로 풀 수 있을 때까지 반복했어요. 수학 문제에 쓰이는 아이디어들은 반복해서 나올 가능성이 있거든요. 모의고사를 풀며 다시 나올 것 같은 접근 방식이나 아이디어를 발견하면 문제를 오려서 노트에 붙였습니다. 그 문제들은 1~2주 내로 다시 풀었고요.” 고3 때 영어는 6월과 9월 모의고사에서 모두 1등급을 받았는데 수능에선 처음으로 2등급을 받았다. 풀면서도 당연히 1등급을 예상했는데 채점 후 보니 2등급도 간신히 나올 점수였다. “안일하게 보고 꾸준히 공부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해, 재수할 땐 짧게라도 영어를 매일 공부할 수 있도록 계획을 세웠어요. 점심 먹은 후 가장 나른하고 졸릴 때 영어 시험을 보기 때문에 평소 영어 공부도 같은 시간대에 했죠. 한 문제 출제되는 문법은 5개년 기출에서 분석해보니 자주 나오는 문법들이 정해져 있었어요. 보통 29번 문항에 해당하죠. 그것들을 정리하니 더 이상 문법 문제를 틀리지 않았어요. 최대한 꾸준히 영어 공부를 하려고 했지만 수능이 다가올수록 시간을 더 투자해야 할 과목들이 나타나더라고요. 절대평가인 영어는 우선순위에서 밀렸고 결국 수능에선 89점으로 2등급을 받았어요. 절대 방심하면 안 되는 과목이더라고요.” 안정 지원 학과도 신중하게 선택, 후회 없어 두 번째 정시 지원은 신중하게 결정했다. 다시 수능을 공부할 생각은 없었기 때문에 가군의 경희대 간호학과를 적정·소신으로 썼고 나머지 두 군데는 안정 지원했다. 생명과학을 좋아하는 데다 면허 취득이 가능하기에 경희대 간호학과가 진학 희망 1순위였다. 모의 지원 서비스에서도 추가 합격 가능, 정시 상담을 받았을 때도 추가 합격권으로 나왔다. 하지만 결과는 불합격이었다. “예비 9번을 받았는데 8번까지 합격이었어요. 바로 제 앞에서 문이 닫힌 거죠. 계속 추가 합격 전화를 기다리고 있던 터라 충격이었습니다. 하지만 간호사의 직무가 쉬운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 부모님은 오히려 잘됐다고 하시더라고요.” 아쉬움은 오래가지 않았다. 안정 지원으로 선택, 최초 합격을 거머쥔 건국대 화장품공학과 역시 매우 신중하게 결정한 학과였기 때문이다. “관심이 전혀 없는 학과에 들어가서 다른 학과를 복수전공하거나 전과를 하고 싶진 않더라고요. 어떻게든 흥미를 느끼고 공부하고 싶은 분야의 학과를 골랐습니다. 우선 종이 배치표를 보고, 갈 수 있는 모든 대학의 모집 요강을 살펴보면서 그 대학에 속한 학과들을 봤죠. 그중 흥미를 느낀 학과들은 유튜브, 학과 홈페이지에서 교육과정도 살폈어요. 그렇게 애정을 가지고 최종 선택한 학과라 아쉬운 마음을 접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습니다.” 충분히 조사하고 신중히 결정한 전공인 만큼 우선 학과 공부에 충실할 예정이다. “화장품공학과는 화장품에 관한 화학 위주로 공부해요. 졸업 후 국내 화장품 대기업이나 외국계 회사 취업을 염두에 두고 있는데요. 열심히 일하면 앞으로 무한히 성장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성신여대(총장 이성근) 박물관이 최근 ‘2023 대학박물관 진흥지원 사업’에서 우수기관으로 선정됐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대학박물관협회가 주관한 2023 대학박물관 진흥지원 사업은 대학의 연구 자원과 박물관·미술관의 문화 자원을 활용한 융복합 프로그램을 기획하여 대학박물관만의 특성화를 통해 전시 및 교육 프로그램을 개최하는 사업이다. 성신여대 박물관은 전년에 이어 이번에도 우수기관으로 선정됐다. 성신여대 박물관은 최근 ‘박물관 고문서를 활용한 문화콘텐츠 개발 전시 프로젝트’를 선보였다. 박물관 소장 고문서 300여 건을 조사, 연구하여 고문서의 텍스트에 내재된 다양한 컨텍스트를 발굴하여 대학의 다양한 학문과 융합한 새로운 박물관 콘텐츠로 선보인 프로젝트다.
이미지확대 숭실대(총장 장범식)는 최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와 저탄소 식생활 확산과 농수산식품 분야 미래 인재 육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숭실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는 양 기관의 교류 및 상호 협력을 통해 △저탄소 식생활 캠페인 동참 및 농식품 분야 탄소중립 등 ESG 실천 확산 △농수산식품 분야 미래 인재 육성 및 취·창업 역량 강화 협력 △대한민국 농수산식품 수급 안정, 유통 구조 개선, 수출 확대 등 농수산식품 산업 발전을 위한 인력·기술·정보 교류 △안전한 공공 급식을 통한 학생 건강 제고 및 제반 산업 활성화 △그 밖에 상호 협력이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사항에 대한 적극 협력을 약속했다. 장범식 총장은 “미래 사회의 주인공인 우리 학생들은 환경과 건강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는 세대”라며 “이번 협약을 통해 학생들이 저탄소 식생활 실천 및 탄소중립에 더욱 관심을 갖고 삶 속에서 실천하고 동참할 수 있도록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김춘진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사장은 “이번 협약으로 숭실대 학생과 교직원이 저탄소 식생활 실천 운동에 동참하게 되어 기쁘다”면서 “숭실대의 건학이념인 진리와 봉사의 정신을 담아 하나뿐인 지구를 지키고, 대한민국이 국제사회에서 탄소중립 실천의 주도적 역할을 하도록 적극 힘써달라”고 당부했다.
연계 전공 | 도시공학과 <대학생 선배의 독서 이야기> “문학에서 기술서까지, 다양한 책으로 도시공학 가까워졌죠” 김지훈이미지확대 서울시립대 도시공학과 2학년 Q. 도시공학과 진학을 결심한 계기는 무엇인가요? 고2 때 캄보디아 프놈펜 쓰레기 처리 문제를 주제로 R&E를 하면서 도시 문제에 눈을 떴죠. 고3 때 ‘소셜디자인’이란 동아리에서 학교와 동네의 문제를 직접 해결해보면서, 도시 문제 관련 직업을 가진 사람들을 여럿 만났고, 도시공학과도 알게 됐어요. 공학 사회학 인문학 등 다양한 학문을 융합해 문제의 해법을 찾아내는 게 궁극적 목표라는 게 매력적이었죠. 사람들의 실생활을 윤택하게 한다는 점도 끌렸고요. 관심사가 다양한 저에게 맞는 분야라고 생각했죠. 입학해보니 공학이지만 사회과학에 가까운 인상이라 지리 과목들을 배워뒀다면 큰 도움이 됐을 거예요. 선택형 교육과정 세대가 아니어서 아쉬운 점입니다. 후배들은 지리 과목을 포함한 다양한 사탐 과목에 관심을 갖길 바라요. 데이터와 관련한 <확률과 통계>도 꼭 배우길 추천합니다. Q. 고교에서 독서 활동을 어떻게 했나요? 다양한 분야의 책을 골고루 읽었어요. 이 점이 도시공학과 진학은 물론, 현재 공부에도 도움이 되고 있어요. 조지 오웰의 <1984>를 읽고 바람직한 사회 구조를 고민했고, 통계와 프로그래밍에도 관심이 커 <헬로 데이터 과학> <인간 VS 기계>를 이어 보며 기술 발달과 미래 사회에 대해 생각했어요. 도시에 대한 관심이 커졌을 때는 <나와 세계> <스마트 시티 더 나은 도시를 만들다>를 통해 나를 둘러싼 지리적 환경, 또 ‘공간-사람’의 관계에 대한 기술적 해법을 고심했고요. 사실 도서관 가는 걸 좋아해서 그때그때 눈에 띈 책을 읽었는데 자연스럽게 제가 사람들이 살아가는 공간, 더 나은 공간을 구축하는 일에 관심 있음을 알게 됐어요. 도시 분야에도 사진이나 그림 자료가 풍부한 도시학 입문 서적이 많아요. 인근 도서관에 들러 책을 살펴보거나 선생님, 친구들의 추천 도서, 혹은 유튜브에서 관심 키워드를 검색했을 때 눈길 가는 책부터 도전해보길 권해요. <추천 도서> 이미지확대 바이오필릭 시티 지은이 티모시 비틀리 펴낸곳 차밍시티 책의 제목이 좀 낯설죠? ‘바이오’는 생명체, ‘필리아’는 사랑을 뜻해요. 즉, ‘바이오필릭 시티’란 인간과 자연환경이 어우러진 도시를 말합니다. 다양한 사례와 관계자 인터뷰로 구성돼 있어 읽기 편한 책입니다. 서울의 청계천이 사례 중 하나로 포함돼 있고, 공공기관뿐 아니라 민간기업, 자원봉사자, 주민 등 다양한 사람들의 인터뷰가 담겨 있어요. 도시의 다양한 구성원들이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힌 도시 문제의 해결을 위해 기울인 노력을 따라가다 보면, 도시와 사람, 자연이 어떻게 공생할 수 있을지, 도시와 환경이 서로에게 미치는 영향을 고민하게 될 겁니다. 쉽고 재밌지만, 묵직한 질문을 던지기에 고등학생들이 읽기 좋은 책이에요. 도시 문제 너머, 인간과 공간, 과학 기술의 편리와 생태·환경 등을 고민하는 후배들에게 추천합니다. _________________________ 이미지확대 미국 대도시의 죽음과 삶 지은이 제인 제이콥스 펴낸곳 그린비 출간 이후 도시학계에 지대한 영향을 준, 도시학의 고전 같은 책입니다. 도시를 살아 있는 생명체와 같이 바라보며, ‘경제 성장’ ‘값싼 노동력 공급’ 등 기능에만 치우친 도시 개발을 비판하고 노약자가 걷기 편한 동네 등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해요. 지은이가 사회운동가라 인간 중심적 시각에서 벗어나 환경과의 공존을 모색하는 점이 특히 인상 깊었어요. 공공의 관점에서 시민과 도시 환경이 어떻게 관계를 맺어야 하는지도 짚어내고요. 책을 읽다 보면 도시의 역할은 무엇인지, 또 도시와 그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바람직한 관계는 무엇인지 묻게 됩니다. 대도시, 소도시 등 자신의 환경에 대입해 읽어보면 더 흥미롭고요. 자신과 주변 공간을 새로운 눈으로 볼 수 있게 해주는 만큼, 도시학에 관심 있는 후배들은 물론 지리 경제 등 사회과학·인문학에 흥미 있는 이들도 읽어보길 권합니다.
성신여대가 최근 서울 서초구 더 리버사이드 호텔에서 대입 전략 및 정보를 제공하는 ‘고교생 학부모 솔루션 아카데미’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2024~2025학년 성신여대 입학전형·입시 결과 안내, 2024학년 대입 정시 모집 지원 전략 특강이 진행됐다. 특강에는 공교육 입시 전문가인 서울시교육청 교육연구정보원의 이은미 연구사가 연사로 참여했다. 또한 성신여대 교수가 직접 첨단학과의 특장점과 교육과정, 졸업 후 진로를 안내하는 순서도 마련됐다. 이와 함께 사전 신청한 학부모 30여 명은 성신여대 입학사정관과 입시관리 직원으로 구성된 전문가와 교수들에게 대입 기본 전략과 정보를 듣고 개별 상담을 받았다. 이날 행사는 2023년 고교교육 기여대학 지원사업으로 진행됐다.
세종대(총장 배덕효) 산학협력단 SW역량평가인증원은 2024년 1월 13일(토) 세종대 대양AI센터에서 제7회 SW코딩역량평가(TOSC·토스크)를 개최한다. 코딩 교육을 의무화해 전교생에게 교육하고 있는 세종대는 SW코딩 능력 향상과 저변 확대를 위해 2022년 제1회 토스크를 시작으로 등급별 SW코딩 인증서를 수여하고 있다. 1, 2급은 논리적 사고와 알고리즘 구현이 가능한 전공자 수준의 문제로 구성돼 있고, 3~5급은 코딩 기술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비전공자 수준의 문제로 구성돼 있다. 시험은 초·중·고교생과 대학생, 일반인 등 누구나 응시할 수 있다. 신청은 온라인(ecampus.sejong.ac.kr/tosc)으로 선착순 200명까지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