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클레망스 슈미드 세계경제포럼 GPAP 사무총장
“탈플라스틱, 정보 투명성이 성패 가른다”
민간자본 유입 위해서는 국가 계획 일관돼야
이해당사자들의 주인의식과 공통된 합의 중요
“탈플라스틱을 위해서는 정부 차원의 강력한 의지와 함께 기업 지역주민 등 이해당사자들의 공통된 동의가 필수입니다. 이해관계자의 주인의식과 실질적인 자료와 증거를 중심으로 한 의사결정, 포용성에 기반을 둔 중립적인 다자간 플랫폼 형성이 중요합니다. 이들 관계가 유기적으로 결합되어야만 플라스틱을 줄이기 위한 실제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26일 부산 벡스코에서 만난 클레망스 슈미드(사진) 국제 플라스틱 행동 파트너십(Global Plastic Action Partnership·GPAP) 사무총장은 이렇게 말문을 열었다. 부산 벡스코에서는 12월 1일까지 ‘유엔 플라스틱 협약 성안을 위한 제5차 정부 간 협상위원회(INC-5)’가 열린다. 178개 유엔회원국 정부대표단과 31개 국제기구, 산업계·시민단체·학계 등 이해관계자 4000여명이 참석한다.
GPAP는 2018년 9월 세계경제포럼(WEF)의 지속가능발전영향정상회의에서 출범했다. 플라스틱 오염과 폐기물 감소를 목표로 세운 국제 공공·민간 협력체다. 영국과 캐나다 등 19개국이 참여 중이며 △코카콜라 △네슬레 △세계은행(WB) △유엔환경계획(UNEP) △세계자연기금(WWF) △세계자원연구소(World Resources Institute) 등과 함께 한다.
“매년 플라스틱 폐기물 1900만톤이 환경으로 유출되고 있습니다. 1300만톤은 육지로, 600만톤은 강과 해안선으로 흘러가며, 이는 인간 건강에 해로울 뿐만 아니라 경제적으로 문제를 일으킵니다. 생물다양성까지 위협할 수 있고 더 큰 문제는 플라스틱 유출 규모가 더 커질 수 있다는 점입니다.”
GPAP는 국가 플라스틱 행동 파트너십(NPAP)을 운영 중이다. 플라스틱 가치사슬을 대표하는 구성원들로 이루어진 국가 고위급 운영위원회가 주도하는 전략적 동반 관계다.
플라스틱 오염 저감을 위해 국가 행동 이행안을 만들고 순환경제로 전환을 위한 실제 행동으로 옮기도록 한다.
클레망스 슈미드 사무총장은 “인도네시아는 매년 플라스틱 폐기물 680만톤을 배출하는 등 대책이 필요했다”며 “NPAP에 참여하기로 한 뒤 2025년까지 해양 플라스틱 유출을 70% 감축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의 경우 해양으로 흘러들어가는 플라스틱 폐기물 양이 2025년까지 30% 증가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올 정도로 문제가 심각했다. 2021년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에서 인도네시아는 5년 이내에 해양 플라스틱 폐기물을 70% 줄이고 2040년까지 완전히 오염이 없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문제는 계획만 거창해서는 소용이 없다는 점이다. GPAP의 경우 법적 제재 수단이나 구속력 있는 강제 집행 도구가 있지는 않다. 클레망스 슈미드 사무총장이 인터뷰 내내 “증거 기반의 투명한 정보 공개가 중요하다”고 강조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플라스틱 사용 저감을 위해서는 재원 확보가 필수다. 하지만 민간분야에서 투자가 일어나기 위해서는 불확실성이 최소화해야 한다. △국가 단위에서 확실하며 공통된 이행안이 있고 △어떤 부분이 제대로 작동하고 작동하지 않는지 등 투명하고 정확한 자료 공개로 투자 위험을 최소화한다면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자본을 투입할 수 있다는 것이다.
클레망스 슈미드 사무총장은 “탈플라스틱은 인류 생존을 위해 반드시 이뤄내야 하는 일”이라며 “GPAP를 전세계 플라스틱 오염 퇴치를 위한 실질적 해결책을 주도하는 최대 규모의 이니셔티브로 만들겠다”고 밝했다.
부산=글·사진 김아영 기자 ay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