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종희·전영현 쌍두마차로 위기극복
삼성전자 사장단 인사 … 한진만·김용관 사장 승진, 사업지원TF 유지
삼성전자가 한종희·전영현 베테랑 부회장을 앞세워 위기극복에 나서기로 했다.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을 이끌고 있는 전 부회장을 대표이사로 내정해 기존 한 부회장과 2인 대표체제를 갖췄다.
또 전 부회장이 메모리사업부장을 겸임하도록 해 주력사업을 대표이사가 직할하도록 했다.
이번 사장단 인사의 핵심은 반도체 근원적 경쟁력 회복에 맞춰졌다.
대표이사로 내정된 전영현 부회장은 메모리사업부장과 SAIT(옛 삼성종합기술원) 원장도 겸임한다. 메모리 경쟁력 회복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취지다.
파운드리 사업부에는 사장급 최고기술책임자(CTO) 보직을 신설, 남석우 DS부문 글로벌제조&인프라총괄 제조&기술담당 사장을 배치했다. 남 사장은 반도체 공정개발과 제조 전문가로 반도체연구소에서 메모리 전제품 공정개발을 주도했다. 메모리·파운드리 제조기술센터장, DS부문 제조&기술담당 등의 역할을 수행해 파운드리 기술력 제고를 이끌 적임자로 낙점됐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DS부문 직속 사장급 경영전략담당 보직도 신설했다. 김용관 사업지원TF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해 반도체 경영전략담당으로 전진 배치됐다. 김 사장은 반도체 기획·재무업무를 거쳐 미래전략실 전략팀, 경영진단팀 등을 경험한 전략기획 전문가다. 2020년 의료기기사업부장에 보임되어 비즈니스를 안정화 궤도에 올린 후 올해 5월 사업지원T/F으로 이동해 반도체 지원담당으로서 기여해왔다. 삼성전자는 전사 차원 품질역량 강화를 위한 방안으로 DX부문장 산하에 품질혁신위원회를 신설하고 한 부회장을 위원장으로 위촉했다.
삼성전자는 이번 인사에서 경영역량이 입증된 베테랑 사장에게 신사업 발굴 과제를 부여했다.
우선 고한승 삼성바이오에피스 사장은 미래사업기획단장 사장에 임명했다. 고 사장은 2008년 그룹 신사업팀과 바이오사업팀에서 현재의 삼성바이오에피스를 만들어낸 창립멤버다. 13년간 삼성바이오에피스 대표이사로 재임하며 사업을 성장시켰다.
회사측은 “그룹 신수종 사업을 일궈낸 경험과 그간 축적된 경영노하우를 바탕으로 다시 한번 삼성의 새로운 미래먹거리 발굴을 주도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인사에서 사업지원T/F 사장으로 이동한 박학규 사장의 역할도 주목된다.
정현호 부회장이 이끌고 있는 사업지원T/F는 이재용 회장을 보좌하며 삼성전자를 비롯한 그룹 전체 계열사를 조율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 사장은 삼성그룹 비서실 재무팀 출신의 재무통으로 미래전략실 경영진단팀장, DS부문 경영지원실장, DX부문 경영지원실장 등 삼성전자 주요 사업 전반에 대한 이해가 풍부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고성수 기자 ssgo@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