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선배의 독서 이야기> 연계 전공 - 지리교육과 “세상을 보는 창, 지리 독서 통해 발견했죠” Q. 지리 분야 전공을 결심한 계기는 무엇인가요? 고등학교의 지리 수업과 독서 활동의 영향이 컸어요. 확장성이 큰 데다 공간적 접근을 통해 새로운 아이디어나 지식들을 생성하는 지리학에 매력을 느꼈죠. 본격적으로 전공을 찾아보니, 지리 관련 학과가 개설된 곳이 많지 않았어요. 또 지리학과와 지리교육과의 교육과정이 큰 차이가 없어, 교원 자격증도 딸 수 있는 지리교육과에 지원·합격했습니다. 입학해보니, 고교와 대학의 수업 차이가 크다는 점을 발견했어요. <한국지리> <세계지리> 등은 ‘지역지리’의 성격이 강해 지역 정보 암기가 관건인 반면 대학에서는 정치지리 경제지리 등 주제 중심으로 배우고, 문제 해결 능력이 중요해요. 독서를 포함해 다양한 활동으로 시야를 넓혀오면 도움이 될 겁니다. 최근 GIS(지리정보시스템)를 중요하게 다뤄 컴퓨터에 익숙하면 좋아요. Q. 고교에서 독서 활동을 어떻게 했나요? 사실 고교 입학 후 특별히 관심 가는 과목이 없었어요. 그래서 책을 통해 관심 분야를 찾으려고 했어요. 인문 계열 성향이 강해 국제고에 입학한 만큼 인문학부터 사회과학까지 다양하게 살폈는데, 지리와 역사가 재밌더라고요. <데이비드 하비의 세계를 보는 눈>은 지리가 끊임없이 재생산되는 역동적 과정이고, 사회 시스템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점을 알려줬어요. 현실을 이해하고 새로운 사회를 만드는 데 지리의 역할이 크다는 점에 흥미를 느꼈죠. 이런 독서 활동을 통해 배운 것이나 깨달은 점은 교과 수업 보고서 작성, 동아리 발표에 활용했고요. 지리는 폭이 넓고, 현실과 가까운 학문이라 다양한 사례·분석을 담은 책이 수준별, 분야별로 다양해요. 재밌는 책도 많고요. 독서와 연계하기 좋죠. 재미를 느끼는 책부터 읽어보길 권해요. 저도 중학교 때 소설을 좋아해 독서에 빠졌어요. 책은 흥미를 즉각적으로 판단할 수 있어 자신의 성향을 파악하는 데도 유용해요. 마냥 꺼리지 말고 한 번 도전해보길 바랍니다. <추천 도서> 평화의 지정학 미국 국제외교안보 전문가인 지은이의 지정학 이론을 담은 책입니다. 국제정치를 이해하는 데 지리적 접근이 왜 중요한지 보여줘요. 세계 주요 지역의 특성과 역사를 분석해 해양 세력과 대륙 세력으로 양분하고 그 중간인 반월지대(림랜드), 즉 아세안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책을 보면 최근 미국의 안보 정책이 왜 아세안 구역에 집중되는지, 미국의 대항마로 중국이 부상하는 배경은 무엇인지 이해하게 되고, 지은이의 통찰력에 감탄하게 됩니다. 무엇보다 지리적 접근이 현실 세계를 이해하는 데 효과적이라는 점을 깨달을 수 있죠. 이 책은 구체적인 사례를 넘어 지정학에서 하나의 이론적 틀을 제공했다는 평가를 받아요. 세계를 심층적으로 이해할 수 있어 지리는 물론 국제 분야에 관심 있는 학생들은 꼭 읽어보길 바랍니다. 분량도 많지 않아 읽기 편할 거예요. (웃음) 만들어진 전통 지리학에 접근하는 사고와 태도를 익힐 수 있는 책입니다. 산업혁명 또는 제1, 2차 세계대전 전후 근대 국가가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대부분의 국가는 국민을 한데 모으기 위해 국민주의 이데올로기를 내세웠어요. 이때 ‘전통’을 가져왔는데, 위정자의 뜻을 반영하려 전통을 창조하는 사례가 적지 않았죠. 영국 국왕이 마차를 타고 의회 개원을 위해 웨스트민스터 사원으로 향하는 전통은 사실 19세기 후반에, 스코틀랜드의 킬트 역시 18~19세기에 만들어졌어요. 지은이는 이처럼 정치적 목적으로 ‘만들어낸 전통’ 사례를 적나라하게 고발하며, 사회 구성원의 비판적 사고를 강조해요. 지리 역시 사실을 검증하고, 다양한 시각에서 바라봐야 해요. 역사나 지리, 정치 분야에 관심 있는 학생은 물론, 비판적 사고나 폭넓은 시야를 갖추고 싶은 누구나 읽어볼 만해요. 취재 정나래 기자 lena@naeil.com·김한나 ybbnni@naeil.com
<대학생 선배의 독서 이야기> “수치화되지 않는 나만의 역량, 독서로 키워냈죠” Q. 경제학과에 진학하게 된 동기를 들려주세요. 수학을 사랑한 인문 계열 학생이 바로 저예요. (웃음) 아무리 어려운 문제라도 논리적이고 체계적으로 풀어가다 보면 결국 해답이 나오는, 그 과정의 성취감이 너무 좋았거든요. 때문에 고1 때부터 수학을 흥미로워하는 제 장점을 살려 진로의 폭을 좁혀나갔죠. 그러다 고2 때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전면 비대면 수업이 이루어졌어요.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져서일까요? 어느 순간부터 평소 관심 없던 신문에 눈길이 가더라고요. 매일 읽어나가다 보니 코로나19가 우리나라를 비롯해 전 세계에 야기한 단기적 경제 충격, 그리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우리 정부의 경제 정책을 어렴풋하게나마 이해할 수 있게 됐고 위기 극복을 위해 향후 우리가 어떤 방향을 지향해야 할 것인가 스스로 예측도 해보게 됐죠. 그에 더해 인간은 과연 합리적인지, 만약 그렇지 않다면 합리적 의사 결정을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지까지 생각이 확장됐고요. 경제학은 이 모든 걸 통찰하는 학문이라고 봐요. 특히 서강대를 목표로 한 이유는 70년대 대한민국 경제 성장을 이끈 ‘서강학파’가 몸담은 곳이기 때문이에요. 대학명이 학파가 될 정도로 수많은 인재를 배출해낸 곳이니만큼 경제학도로서의 통찰력을 키우기엔 안성맞춤이라고 여겼죠. Q. 고교에서 독서 활동을 어떻게 했나요? 교과 성적은 학업 성취도를 ‘수치화해 드러낸’ 객관적 지표지만 독서는 ‘보이지 않는 자신의 역량’을 상한선 없이 키워낼 수 있는, 마치 나무의 뿌리 같은 존재라고 생각해요. 때문에 스스로 취약하다고 여긴 과목에서 독서를 적극 활용했어요. 학생부에 숫자로는 보여줄 수 없는 자기 주도 학습 능력을 드러내려 한 거죠. 능동적이고 굳건한 학업 의지를 보여주는 데 있어 독서만 한 건 없으니까요. 책을 선정할 때는 해당 과목 선생님의 추천과 신문의 서평란을 참고했어요. 독서력을 쌓은 덕분에 면접에서도 좋은 결과를 이끌어낼 수 있었고요. <추천 도서> 행동경제학 ‘인간은 합리적이다’라는 전제로 모든 현상을 규명하는 전통적 경제학과와는 달리 예측 불가능한 인간의 심리와 본성에 주목한 ‘행동경제학’을 담아낸 책입니다. 실제 사람들은 필요한 물건도 아닌데 할인한다는 이유만으로 잔뜩 사고, 열심히 계산기를 두드려놓고서도 막판에 극단적인 투자를 하기도 하잖아요. 전통 경제학자들의 말처럼 인간이 합리적인 존재라면 우리가 이렇게 엉뚱하고 잘못된 행동을 할 리가 없죠. 책은 합리성에 대한 환상을 버리고 인간의 행동을 보다 정확하게 파악해야 한다고 조언해요. 우리 행동에 숨어 있는 보편적 특성을 파악하고 문제점을 극복한다면 일상생활에서 흔히 저지르는 판단 오류도 줄일 수 있다며 말이죠. 세상을 넓게 바라보는 시야와 통찰력을 키우고픈 후배들에게 강력 추천하는 책입니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세계 석학들이 내다본 코로나 경제 전쟁 코로나 대유행은 인간을 넘어 경제까지 ‘얼음’으로 만들 정도로 강력했죠. 이 책은 전대미문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세계적 경제학자 26명의 진단과 처방을 모아 엮은 ‘조언서’입니다. 책은 크게 세 부분으로 구성돼 있어요. 1부는 ‘코로나19 전쟁’을 다루고, 2부에선 ‘팬데믹 경제학’을, 3부는 ‘코로나19가 바꿔놓을 뉴노멀’을 말하죠. 각 부에서 경제대가들의 창의적 아이디어가 해법으로 제시되고요. 코로나19 대처법은 완전한 차단일지 억제와 둔화일지, 경기부양책은 통화 정책이어야 하는지 재정 정책이어야 하는지, 이후 경기 회복은 어떻게 진행될 것인지, 과거 금융위기와는 어떤 점이 다른지 등을 흥미진진하게 분석해놓았어요. 미래 경제학도라면 한 번쯤 읽어볼 만한 책입니다. <교과 연계 적합書 사회 교과 자문 교사단> 김영진 교사(세종 해밀고등학교) 박진 교사(경기외국어고등학교) 승지홍 교사(경기 수택고등학교) 허균 교사(서울 영동고등학교) 취재 김한나 ybbnni@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