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노사문화대상

상생·협력 노사문화 만들며 일터의 미래를 연다

2024-12-20 13:00:16 게재

김현성 남양금속 대표, 근로자 친화 경영으로 ‘금탑산업훈장’ … 은탑산업훈장에 김욱호 일양약품노조 위원장

상생과 협력의 노사문화를 이끌어 일터의 미래를 열어 나가는 노사 대표들과 기업·기관·지방자치단체들이 있다. 고용노동부는 17일 서울 용산구 피스앤파크 컨벤션에서 ‘2024년 노사문화 유공 등 정부포상 시상식’을 열었다.

시상식에서는 협력과 상생의 노사문화를 이끌고 있는 노사문화 유공자(개인)를 비롯해 지역노사민정협력 유공자(개인·단체), 노사문화대상(단체)과 우리사주대상 기업(단체) 등 4개 부문에 대해 포상했다. 산업훈장 4점, 산업포장 4점, 대통령표창 12점, 국무총리표창 13점, 고용부 장관표창 2점 등 70점을 수여했다.

노사문화대상을 받은 기업은 최장 5년간 정기근로감독 면제, 세무조사 유예, 은행 대출 시 금리 우대, 신용평가 시 가산점 부여 등 다양한 혜택이 주어진다.

김문수 고용부 장관은 시상식에서 “각자의 일터와 지역에서 협력과 상생의 노사문화를 만드는 데 모범을 보여주신 수상자분들께 감사드린다”면서 “정부도 수상자분들이 일궈낸 대화와 타협의 상생 모델이 모든 일터로 확산하도록 지원하고 약자를 두텁게 보호하는 따뜻한 일터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2024년도 노사문화 유공 등 정부포상 시상식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첫줄 오른쪽에서 네번째)이 17일 서울 용산구 피스앤파크 컨벤션에서 열린 2024년도 노사문화 유공 등 정부포상 시상식에서 참석자들과 기념 촬영하고 있다. 사진 고용노동부 제공

코로나19, 100% 임금보존 생계지원

김현성 남양금속 대표이사
노사문화 유공 부문 정부포상에서 3년 만에 최고의 영예인 금탑 산업훈장 수상자가 탄생했다.

신입사원으로 입사해 대표이사까지 오른 김현성(61) 남양금속 대표이사가 주인공이다.

대구 달성군에 있는 남양금속은 1987년 설립된 자동차부품 제조업체로 270여명 규모의 중소기업이다. 생산의 80%를 유럽 포르쉐 랜드로버 등 세계적인 자동차기업에 수출하고 있다.

김 대표이사는 1988년 신입사원으로 입사해 36년간 근무하면서 자동차용 주물품 분야 최고 엔지니어로 성장했다. 2009년 공장장, 2019년 부사장을 거쳐 2021년에 대표이사에 취임했다.

코로나19 위기로 80억원 적자인 상황에서 노사 합의로 전직원 휴업을 실시하고 임금 100% 수준 보전하는 생계지원금을 추가 지급해 직원들의 고용유지와 생계안정에 힘썼다.

김 대표이사는 좋은 일자리 창출하기 위해 최근 5년간 62명을 신규 채용하고 장애인 등 취약계층을 적극 고용했다. 연간 상여금 650%를 점진적으로 통상임금화해 올해까지 350%를 통상임금화했다.

주 52시간제 조기 시행을 통한 근로시간 단축을 물론 출산휴가 및 육아휴직보장, 배우자 출산휴가 등 모성보호와 자녀수 제한 없는 학자금 전액 지원(유치원~대학) 등 근로자 친화적인 기업 경영철학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김 대표이사는 노사 상생을 위한 차별해소를 위해 비정규직 기간을 2년에서 1년으로 단축,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률 90% 이상 유지하면서 임금격차 해소하기 위해 상여금 격려금 등을 정규직과 동일하게 지급했다. 협력기업 근로자 근로조건 개선 및 고용안정, 안전보건 월례회의, 대금 선지급 등 원하청 상생도 실천하고 있다.

그가 대표이사 취임한 이후에는 단 한차례의 노사분규 없는 안정적인 노사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김 대표이사는 “평소에 건전한 노사문화는 상호 신뢰와 존중의 바탕 위에서 정착될 수 있다는 믿음이 있다”면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사회공원 활동도 더욱 발전시켜 남양금속이 모두에게 사랑받는 100년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대화와 타협 노사관계 뿌리내려

김욱호 일양약품노조위원장
은탑 산업훈장을 받은 김욱호(59) 일양약품노동조합 위원장은 1989년 입사해 1996년 위원장을 맡은 이래 노사 소통을 최우선 가치로 28년간 분규 없이 대화와 타협의 노사관계가 뿌리내리도록 노력했다. 1997년 외환위기 때는 임금동결, 상여금 850% 자진반납 등 고통분담을 통해 위기를 극복에 기여했다.

좋은 일자리 창출을 위해 1년차 직원의 연차휴가 일수를 22일로 확대하고 연차 사용을 촉진해 지난해 660명 전직원 사용률 94.7%를 달성했다. 지난해 연장근로를 전년보다 10% 단축해 임직원 만족도를 향상시켰다.

최근 3년간 신규채용 인력 316명을 100% 정규직으로 전환했다. 정년퇴직 후 촉탁전환(2022년 이후 9명) 및 관계사 이직(4명)을 통한 장년층 고용창출에도 기여했다.

김 위원장은 한울장애인공동체를 통한 의약품 생활용품 지원 및 환경개선에 참여하는 등 사회공헌 활동에도 적극적이다.

김욱호 위원장은 “노사는 둘이 하는 하나이기 때문에 노사는 둘이 따로따로가 아닌 영원히 같이 가야 한다”면서 “수상의 영광을 일양약품 임직원과 함께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2017년 화재, 코로나19 고용유지

장승국 비츠로셀 대표이사
동탑 산업훈장에는 장승국(62) 비츠로셀 대표이사가 수상했다. 충남 당진시에 있는 비츠로셀은 리튬 1차·2차전지 소재기업으로 400여명이 종사하고 있다.

비츠로셀은 2017년 화재로 공장의 90% 이상 소실된 상황에서도 모든 직원에게 유급휴직을 주는 등 전원 고용을 유지했다. 화재 복구 후에는 고통을 분담한 임직원들을 위해 회사 주식 22만주를 지급했다.

코로나19때도 장기화에 따른 실질 급여 감소분 보전을 위해 인센티브(현금과 주식) 지급률도 2021년 50%에서 지난해 250%로 대폭 상향 지급했다.

노사협의회 역할을 강화해 선택적 복리후생제 도입, 정기 상여금 확대(2022년 150%에서 지난해 300%), 정년 60세 조기 연장, 퇴직자 계속고용 등 근로조건 개선 및 복지 향상을 위한 안건을 처리했다.

협력사와 상생을 위한 ‘원 컴퍼니 포럼(One Company Forum)’을 운영, 협력사 운영자금 무상대출 등 동반성장을 위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실천하고 있다.

정 대표이사는 “앞으로도 더욱 활발한 소통으로 선진 노사문화를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1974년 노조설립, 50년간 무분규

이정철 롯데칠성노조위원장
철탑 산업훈장은 1974년 노조설립 이래 50년 동안 노사 무분규를 달성하는데 기여한 이정철(57) 롯데칠성음료노조 위원장이 받았다.

그는 1990년 입사해 2022년 위원장에 취임했다.

2020년 음료-주류 조직통합 이후 임금체계(임금인상률 수당)을 통일했고 노사협의로 제품 교차생산(주류↔음료) 진행해 공장가동률 개선, 2022년 탄력근무제 도입 등 생산성 향상에 기여했다.

연차사용 독려 위해 지정 연차제 실시, 정년퇴직 전 유급휴가제(1개월), 남성육아휴직 1개월 의무화, 장애인 보조금 지급, 사내근로복지기금(출연금 2023년 103억원) 운영 등 좋은 일터 조성에 노력했다.

이 위원장은 차별해소 차원에서 공장별 원·하청 상생협의회 운영하고 도급사 협력기업 근로자 안전보건 증진을 위해 생생협력기금(연 7800만원)을 조성했다. 고령자 고용안정 유지(55세 이상 2023년 528명)에 기여하고 최근 5개년간 비정규직을 10.6% 감축시켰다.

이 위원장은 “하나된 생산적 노사문화를 위해 노력한 결실”이라며 “노사상생문화 정착에 힘써준 모든 임직원에게 수상의 영광을 돌리겠다”고 말했다.

산업포장에는 박겸훈 화신노조 위원장, 임형빈 전북지역자동차노조 위원장, 최석문 국민은행 부행장, 한봉심 산지공업사 대표이사가 수상했다. 특히 경영자로 산업포장을 받은 한 대표이사는 1980년 경리로 입사해 2008년 대표이사에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로 사내 소통 활성화에 앞장섰다. 그는 제주경영자총협회 최초 여성 회장이자 노사민정협의회 위원을 역임해 지역 노사 화합에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지역노사민정협력 유공 개인 부문 대통령 표창을 받은 권순필 대구노사민정협의회 위원(대구공공시설관리공단 노조위원장)은 다자녀 공무직 근로자 계속고용 시행과 지역 공공기관 통합과정 등에서 불거진 갈등 해소에 큰 기여를 했다. 단체 부문 충청남도는 노동전환특별위원회를 통해 산업전환 등 지역 현안에 적극 대응해왔고 이 부문에서 4년 연속 정부포상을 받았다.

이날 2024년 노사문화대상과 우리사주대상 기업에 대한 시상도 가졌다.

노사문화대상은 신뢰와 협력으로 상생의 노사문화를 실천하고 있는 우수기업 중 으뜸기업에 대한 시상으로 11월에 선정된 10개사(대통령상 2개, 국무총리상 2개, 장관상 6개)다.

특히 대통령상을 받은 비츠로셀은 올해 노사문화 유공 부문에서도 장승국 대표이사가 동탑 산업훈장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개인과 기업이 각 부문에서 동시에 큰 상을 받은 것은 이례적이다.

우리사주대상 부문에선 우리사주를 모범적으로 운영해 근로자의 재산형성과 노사협력을 증진한 공으로 포스코홀딩스와 토비스 2개사가 장관상을 받았다.

한남진 기자 njha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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