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 경쟁력을 키우자 - 경기 성남시

'우리동네 홍반장' 시민순찰대 맹활약

2016-02-18 11:25:38 게재

우범지역 순찰, 공구대여 등 편의 제공

3개동 시범사업 … 전역으로 확대 예정

지방자치 부활 21년, 2014년 7월 출범한 민선 6기도 절반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단체장들이 지역과 지방자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주민들에 약속한 사항도 하나둘 결실이 보인다. 민선 6기 성과로 남을 만한 지자체 핵심사업을 짚어본다.

15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 상대원3동 행복사무소. 성남시민순찰대가 근무하는 이곳엔 동네 주민들이 수시로 드나들고 전화벨이 쉴 새 없이 울린다. 집에 없는 생활공구를 빌리거나 택배보관, 어두운 골목길 귀가, 간단한 집수리 등 도움을 요청하기 위해서다. 상대원3동 행복사무소엔 12명의 대원이 하루 3교대로 24시간 근무한다. 이들은 영화 '홍반장'의 주인공처럼 '어디선가 누군가에 무슨 일이 생기면' 즉시 달려간다. 공구를 빌리러 들렸다는 심순덕(65)씨는 "시민순찰대가 바로 옆에 있어서 너무 편하고 좋다"며 "무거운 짐을 들고 가는 것을 보면 집까지 들어주는 등 수시로 도움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성남시민순찰대원들이 독거노인들을 방문, 애로사항을 듣고 있다. 사진 성남시 제공

 


주민 가까이서 24시간 근무 = 성남시가 지난해 7월 전국 최초로 창설한 시민순찰대가 주민들의 호응 속에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시민순찰대는 1단계 시범사업으로 주택밀집지역인 태평4동, 상대원 3동, 수내3동 3개 지역대가 운영 중이다. 이들 3개 동에는 시민순찰대 근무지인 행복사무소가 설치돼 생활밀착형 서비스를 제공한다. 드릴 사다리 렌치 등 48종의 생활공구를 비치해 필요한 주민들에게 빌려주고 택배도 보관해 준다.

시민순찰대의 주요 업무는 주민안전을 지키는 일이다. 모두 54명이 24시간 3교대를 하면서 아동·여성의 귀가를 돕거나 골목길·학교주변 등 치안 사각지대 순찰, 시민참여행사의 안전관리, 독거노인 등 취약계층 집수리 등의 업무를 처리한다. 행복사무소마다 2대씩 배치된 빨간 전기자전거를 타고 도움을 요청하면 즉시 달려간다.

절도, 화재 등 응급상황이 발생하면 경찰서와 소방서에 신속히 전달하는 연락체계도 갖추고 있다. 실제 지난해 8월 24일 오후 6시 45분쯤 상대원3동 대원들이 의자에 앉은 채 쓰러져 있는 주민을 발견했다. 심폐소생술 등 응급조치 후 119에 신고, 병원으로 옮겨 생명을 구했다. 지난해 9월 5일 새벽 3시 30분쯤 태평4동 지역대에서는 주민신고를 받고 주택 2층 창문을 깨고 방범창에 매달려 침입하려는 주취자를 발견, 경찰에 인계하기도 했다.

시민순찰대가 창설된 후 지난해 말까지 무려 1만9428건의 민원을 해결했다. 아동안심 등·하교(286건) 여성안심귀가 서비스(1573건) 택배보관(451건) 생활공구 대여(370건) 취약계층 집수리(96건) 쓰레기 무단투기 계도(1040건) 불법주정차 계도(5276건) 등이다.

시민순찰대는 여성, 퇴직자 등의 일자리창출 효과도 있다. 초창기 순찰대원 36명을 모집하는데 무려 114명이 지원해 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들은 시간선택 임기제 공무원으로 채용돼 연 2500만원을 받고 일한다. 경찰공무원 퇴직자나 자율방범대, 어머니폴리스 등의 경력을 가진 이들이 대부분이다.

응급조치로 생명 구하기도 = 시민순찰대에 대한 시민들의 호응도 뜨겁다. 우응식 상대원3동 시민순찰대장은 "주민들의 요청으로 인근 상대원1, 2동까지 순찰하고 있다"며 "다른 동에서 견학 왔다가 우리 동에도 해달라고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강병호 상대원3동 지역대원은 "일 끝나고 귀가하는 길에 들어서 돕겠다는 주민도 있다"며 "처음에는 낯설어 하던 주민들이 지금은 고맙다며 먼저 인사를 건네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성남시는 시민순찰대를 2년 뒤 전 지역(30~40개소)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현재 시민순찰대는 조례에 따라 올해 9월 30일까지 한시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시는 '성남시민순찰대 설치 및 운영 조례'를 이달 말 개정해 2016년 7월부터 행복사무소를 9곳으로, 인원을 162명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범죄와 재해, 사고로부터 시민의 재산과 생명을 지키는 일이 국가와 지방정부의 최우선 과제"라며 "시민순찰대의 정착 및 확대가 올해 최대 역점사업"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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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이재명 성남시장] "시민안전·복지는 기본 노동·남북교류도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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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태영 기자 tykwa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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