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 경쟁력을 키우자 - 서울 도봉구

도봉구, 역사문화관광도시로 거듭난다

2016-03-02 12:54:34 게재

김수영·함석헌·전형필·둘리뮤지엄 발굴

산행 보다 탐방 중심 역사관광벨트 조성

지방자치 부활 21년, 2014년 7월 출범한 민선 6기도 절반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단체장들이 지역과 지방자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주민들에 약속한 사항도 하나둘 결실이 보인다. 민선 6기 성과로 남을 만한 지자체 핵심사업을 짚어본다.

"도봉구는 연간 1000만명이 찾는 '도봉산이 있고, 도봉산이 있고, 도봉산이 있다'고 할 만큼 도봉산만 주목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지역에 있는 근현대 역사·문화자원을 차근차근 발굴하면서 역사문화도시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서울 도봉구는 지역에 있는 역사문화자원을 발굴해 관광코스로 개발해 운영하고 있다. 현대사인물길탐방코스를 방문한 주민들에게 문화해설사가 설명하고 있다. 사진 도봉구 제공

 


서울 도봉구는 민선 5기 때부터 지역의 역사문화자산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도봉구는 지역에 있는 도봉산이라는 천혜의 자연환경과 함께 다양한 역사문화시설과 근현대사 인물들을 활용해 스토리텔링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역사문화관광벨트 조성 사업이다.

이동진 도봉구청장은 "주민들이 지역에 있는 훌륭한 역사문화자산들을 잘 모르고 있다는 것이 너무도 안타까웠다"며 "이런 자원들을 체계적으로 관리해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는 올바른 역사의식을, 주민들에게는 자긍심을 심어주고자 역사문화관광벨트 조성 사업을 시작했다고"고 말했다.

도봉구에는 자유와 저항의 시인 김수영씨의 본가와 묘, 그리고 시비가 있다. 구는 김수영 시인의 문화적 업적을 기리고 주민들에게 문화공간을 제공하기 위해 2013년 11월 방학동에 김수영 문학관을 개관했다. 이곳에는 시인의 작품 초고와 번역 원고 등 육필 원고와 유품이 전시돼 있다.

쌍문동에는 '한국의 간디'라 불리며 인권운동가로 살았던 함석헌 선생이 돌아가시기 7년 전부터 거주했던 가옥이 있다. 구는 주민참여예산으로 근현대사에 남긴 함석헌 선생의 족적을 기리기 위해 유족으로부터 집을 매입해 기념관으로 만들었다. 또 우리나라 토종 만화 '아기공룡 둘리'가 탄생한 곳이 쌍문동이다. 구는 3년의 준비과정을 거쳐 어린이 문화시설로서 둘리뮤지엄을 지난해 7월 개관했다. 둘리만화의 각종 에피소드를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꾸며진 전시체험관과 어린이만화도서관이 있으며, 실내 놀이터와 3D 상영관이 있어서 인기가 많은 곳이다.

도봉구 방학동에는 훈민정음 '해례본', 신윤복의 '미인도' 등의 문화유산을 지켜낸 간송 전형필 선생의 고택이 있다. 간송 선생은 일제강점기에 대부호의 아들로 태어나 평생을 두고 전 재산을 털어 국보급 서적과 도자기 등을 사들여 우리 문화재가 해외로 반출되는 것을 막은 독립운동가이다. 전형필 가옥은 우연히 발견해 2012년 12월 국가 등록문화재로 지정됐다.

이외에도 일제 강점기 '창동의 세마리 사자'라고 불렸던 가인 김병로, 위당 정인보, 고하 송진우 선생이 창동에 살았으며, 노동자의 불꽃이었던 전태일 열사도 쌍문동에 거주했다.

이런 자원을 활용해 2개의 탐방코스를 운영하고 있다. 하나는 도봉현대사인물길로 창동역→창동초교→홍명희 옛집터→송진우 옛집터→김병로 옛집터→정인보 옛집터→함석헌기념관→전태일 옛집터의 순서로 근현대사를 살았던 인물들의 발자취를 따라 탐방하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함석헌기념관→둘리뮤지엄→김수영문학관→원당샘공원→방학동은행나무→연산군묘→정의공주묘→전형필 가옥의 순서로 탐방하는 역사문화탐방길이다.

이 구청장은 "산행 중심의 관광형태에서 자연경관자원과 역사문화시설들을 연계하는 탐방중심으로 관광형태를 개선할 것"이라며 "역사문화관광의 도시라는 이미지로 거듭나 많은 관광객이 도봉구를 찾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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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이동진 도봉구청장] "지자체, 문화적 정체성 있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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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일 기자 si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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