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개혁 관련 ‘3법’ 개정안이 2월 국회에서 통과될지 주목된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주도로 법왜곡죄(형법 개정안)에 이어 재판소원제(헌법재판소법 개정안)와 대법관 증원(법원조직법 개정안) 관련 법 개정안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통과됐기 때문이다. 야당인 국민의힘과 사법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은 이들 법안을 2월 임시국회 내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12일 국회와 법조계에 따르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위원장 추미애 의원)는 전날 전체회의를 열어 법원 재판에 대한 헌법소원을 허용하는 헌법재판소법 개정안과 대법관 수를 늘리는 법원조직법 개정안을 민주당 주도로 의결했다.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은 기존 헌법소원심판 청구 대상에서 제외됐던 법원 재판을 심판 대상에 포함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법원 재판의 경우, 판결 확정일로부터 30일 이내에 헌법소원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하고, 청구가 접수되면 헌법재판소 선고 전까지 해당 판결의 효력은 정지할 수 있는 근거도 담겼다.
이 법안은 법원 재판의 최종심인 대법원 상고심 등을 통해 확정된 법원 판결이 헌재 결정에 반하거나 적법 절차를 거치지 않는 등 국민 기본권을 침해했을 때, 재판에 대해서도 헌법소원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사실상 4심제로 헌법 위반’이라며 적극 반대 입장을 밝혀왔다.
대법원 산하 법원행정처는 지난 10일 김기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헌법재판소법 일부 개정안에 대해 “헌법 개정 없이 입법으로 도입할 수 없고, 결국 국가 경쟁력 약화와 ‘희망고문’을 유발할 것”이라는 내용의 의견서를 국회에 제출했다.
대법원은 ‘사법권은 법관으로 구성된 법원에 속한다’(101조 1항), ‘법원은 최고법원인 대법원과 각급법원으로 구성한다’(101조 2항)고 정한 헌법 조항을 들어 “헌법은 재판에 대한 불복을 대법원에서 끝내도록 한계를 설정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이는 ‘재판은 법관으로 구성된 법원에서 하되, 최고법원인 대법원의 재판을 최종심으로 해야 함’을 명시한 것”이라며 “법원이 아닌 곳에서 재판한다든지, 불복이 있다 해서 대법원을 넘어서까지 재판을 거듭한다면 헌법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제도 도입의 긍정적·부정적 측면을 떠나 현행 헌법 하에서 입법만으로 재판소원을 도입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국회 법사위 여당 간사인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회의 후 브리핑에서 “재판소원은 오랫동안 학계에서 논의됐고 헌법재판소에서도 법안 발의를 요청하며 공론화됐던 일”이라며 “오랜 논의 끝에 이번에 처리하게 됐다”고 말했다. 위헌성 논란에 대해서도 김 의원은 “헌법을 해석하는 최종 기관은 헌재다. 오늘(11일) (법안심사 소위원회)회의에서 법원행정처도, 법무부도 헌법 해석의 최종 기관을 헌재라고 답했다”며 “헌재에서 재판소원이 합헌이라는 취지의 판결을 이미 많이 해놨다. ‘위헌’이라는 주장은 할 수 있지만 헌재는 이미 ‘합헌’이라고 결정했다는 점을 강조한다”고 말했다.
재판소원이 사실상 4심제 역할을 할 것이라는 지적과 관련해 민주당 김기표 의원은 “헌법재판과 사법재판은 다르기 때문에 재판소원이 4심제라는 것은 (실제와는) 다른 주장”이라고 말했다.
헌재도 재판소원이 ‘헌법심’으로서 “확정 재판에 대한 헌법상 기본권 구제 절차”라고 주장하며 도입에 찬성하고 있어 대법원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시행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날 법사위는 대법관 수를 기존 14명에서 12명 늘린 26명으로 증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 법원조직법 개정안도 통과시켰다.
민주당은 사건 적체 해소와 대법원 구성의 다양화 등 긍정적인 효과를 낼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법원행정처는 일부 대법관 증원의 필요성에도 불구하고 대법관을 12명 증원하는 방안에는 반대하는 입장이다. 행정처는 “(대법관 12명 증원은)대법원 인력 집중으로 하급심 약화가 우려된다”며 반대했다.
국민의힘 등 야권에서도 “대법원 구성을 여권 친화적 인사들로 채우려는 전형적인 ‘사법부 코드화’ 시도”라며 비판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앞서 국회 법사위는 민주당 주도로 사법개혁 법안의 하나로 법왜곡죄(형법 개정안)를 통과시켜 본회의 처리를 앞두고 있다.
법왜곡죄는 판검사가 고의로 법령을 잘못 해석·적용하거나, 증거를 조작하고 이를 수사·재판에 활용하는 경우 10년 이하 징역에 처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이날 두 개정안이 법사위 전체회의를 통과하면서 민주당의 3대 ‘사법개혁안’(대법관 증원·재판소원·법왜곡죄)은 모두 국회 본회의 상정만을 남겨두게 됐다.
김선일 기자 si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