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원들 재판 내달 10일 개시 … 집중심리

2014-05-21 10:23:00 게재

살인죄 입증 치열한 공방 예고

선장 등 3명 사선 변호사 선임

광주지법은 이준석(68) 선장 등 세월호 선원 15명에 대한 첫 공판준비기일을 6월 10일로 확정했다고 21일 밝혔다.

살인죄로 구속기소된 이 선장 등 4명은 첫 공판준비기일부터 살인죄 혐의를 탄핵하기 위해 항해일지 등을 비롯해 다수의 증인을 신청할 것으로 보인다.

기소된 선원 15명 가운데 이 선장과 3등 항해사 박 모씨, 1등 기관사 손 모씨는 사선 변호사를 구했다. 나머지 12명에게는 광주지법이 위촉한 국선 전담 변호사들이 지정됐다.

법원은 법정질서 유지, 피해자 가족의 방청권 보장 등 원활한 재판을 위한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선고까지 6개월 예상 = 첫 재판은 다음달 10일 오후 2시 광주지법 201호 법정에서 열린다. 이번 재판은 매주 한 차례 이상 공판을 진행하는 집중심리 방식으로 이뤄진다. 선고일까지는 구속만기일인 6개월 이내에 끝낼 가능성이 높다.

광주지법은 이에 앞서 세월호 사건을 '적시처리 필요 중요사건'으로 선정하고 형사11부(임정엽 부장판사)에 배당했으며 법관 1명을 늘리기도 했다.

재판장은 재판 당일 방청권을 발행해 소지자에게만 방청을 허용하기로 했다. 피해자 수와 국민적 관심을 고려해 201호 법정 외 1개 법정을 보조법정으로 활용해 모니터로 재판실황을 볼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관련자가 많고 법리 해석도 간단치 않아 한두 달 안에 결론이 나오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검찰, 살인죄 입증에 총력 = 가장 큰 쟁점은 살인죄 인정 여부다. 이 선장 등 4명은 승객을 구해야 하는 의무를 져버려 부작위에 의한 살인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선장 등이 배를 버리고 달아나면서 "승객이 사망해도 어쩔 수 없다"는 내심이 있었다고 보고 있다.

직접적인 방법이 아닌 부작위에 의한 살인 혐의가 적용된 사례는 이번이 두번째로 1970년 남영호 침몰 사고 당시 선장에게 적용됐지만, 법원은 무죄로 판단했다. 당시 선장에게는 업무상과실치사가 인정돼 1심에서 금고 3년이 선고됐으나 항소심에서 금고 2년 6월로 형이 깎여 대법원에서 그대로 확정됐다.

검찰은 배의 기울기 분석, 승객들의 카카오톡 메시지, 생존자 진술 등으로 선원들의 책임 방기가 아니었으면 피해자들이 숨지지 않았을 것이라는 충분한 정황을 재판부에 제시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해경의 부실한 초기 대응이 잇따라 드러나면서 선원들은 "해경에 의해 구조될 줄 알았다. 사망할 줄 몰랐다"고 항변할 수 있다.

기소 당시 사망자 281명을 살인의 피해자로 규정한 것과 관련해서도 검찰은 "선원들이 구조에 전념했더라면 모두 살릴 수 있었겠느냐"는 가정을 반박할 논리와 증거를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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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국진 기자 kjb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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