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은 이름 불렀지만 … 의사자 선정은 '차일피일'
안산시 "공적확인 중"
지난 19일 박근혜 대통령은 눈물을 흘리며 세월호 침몰사고 당시 타인을 돕다 희생된 고인의 이름을 한명씩 호명했지만 정작 이들에 대한 의사자 지정이 미뤄지고 있다. 이들의 공적 확인이 안 된다는 이유다.
20일 안산시에 따르면 지난달 20일부터 세월호 사고로 희생된 단원고 교사와 학생 등 5명에 대해 의사자 지정을 추진하고 있다.
안산시가 추진중인 의사자 지정 대상자는 단원고 최덕하군, 정차웅군, 김주아양, 양온유양, 최혜정 교사 등 5명이다. 하지만 안산시는 이들 희생자에 대해 공적이 확인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한달이 넘도록 관련서류조차 경기도에 제출하지 못하고 있다.
최덕하군은 대통령 담화에서도 언급됐지만 사고 당일인 지난달 16일 오전52분쯤 휴대전화로 전남소방본부에 '배가 침몰하고 있다'고 최초 신고자로 확인됐다. 이는 세월호 승무원이 제주해상관제센터에 보낸 첫 신고보다 3분이 앞선다.
또 정차웅군은 구출 행렬에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입고 있던 구명조끼를 벗어 친구에게 주고 다른 친구를 구하기 위해 바다로 뛰어들었다가 사망했다.
최혜정 교사도 침몰하는 세월호에 남아 끝까지 제자들을 구조하다가 끝내 사망했다.
이렇게 확인되고 알려진 상황으로도 의사자 선정 사유가 충분하지만 안산시는 해당 희생자들에 대한 사실관계를 조사하지 못해 공적조서와 사실확인조사서 등을 경기도에 제출조차 못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12일 세월호 승무원 고 박지영·김기웅·정현선씨의 경우 일반 탑승객의 명확한 진술이 있어 시흥시와 인천시로부터 관련 서류를 접수해 의사자로 지정했다.
안산시민 박 모(41)씨는 "해경 할 일을 학생과 교사들이 하다 목숨을 잃었다"며 "고인과 이들가족에게 누가 되지 않도록 의사자 선정을 하루빨리 해야 한다"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안산시 관계자는 "의사지 지정을 미루는 것이 아니라 자료를 충분히 보강하기 위한 것"이라며 "현재 생존학생들의 증언이 중요하기 때문에 생존학생 가족들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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