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이성호 안전행정부 제2차관

렛잇비(Let it be)와 안전불감증

2014-10-24 00:00:01 게재
요즘 직장인들 애환을 풍자한 '렛잇비(Let it be)'라는 프로그램이 유행이다. 쥐꼬리만한 월급, 야근으로 생기는 다크서클 등을 소재로 직장인이 겪을 수밖에 없는 일들에 대해 '내버려두자(Let it be)'는 말로 풍자한 것이다. 우리는 종종 알지만 어쩔 수 없는 일들에 대해 이렇듯 '내버려 두고' 만다. 사실 내버려 두면 굉장히 편하다. 하지만 때때로 이는 지금 하지 못한 것들을 뒤로 미루는 것이 되기도 한다. 자칫 소를 잃고도 외양간을 고치지 않고 자포자기 한다.

그러나 안전만큼은 절대 내버려두어서는 안 될 것이다. 일명 '하인리히 법칙'에서 말하듯 조그마한 안전 위해 요소라도 외면하고 내버려 두면 걷잡을 수 없이 큰 재난이나 재해로 돌아오는 경우를 우리는 많이 보았다. '그냥 내버려 두자' '나는 괜찮겠지' 라는 식의 안전 불감증은 뫼비우스의 띠와 같아서 한번 갇히면 벗어나기 힘들다.

이제는 뫼비우스의 띠를 끊어야 할 때이다. 1960~1970년대 새마을운동 정신으로 경제성장을 이끌어냈던 한국인의 저력으로 이제는 치열한 안전 의식을 통해 미래세대를 위한 신경제 성장으로 도약해야 한다. 그 시작이 바로 '국가안전대진단'이다.

국가안전대진단은 크게 두 가지의 방식으로 국민 참여가 이루어진다. 먼저 안전신고를 통해 안전 위해요소를 개선하는 것이다. 정부는 '안전신문고'를 구축했고 안전신고를 보다 효과적으로 처리하기 위해 지난 14일 '안전신고관리단'을 안전행정부에 설치했다. 국민과의 안전소통창구 역할을 하게 될 안전포털도 연말까지 구축할 계획이다.

생활 속 안전에 대한 위해요소는 국민들이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출근길 도로 상의 위험 요소나 노후건축물의 위험한 부분들, 전기·가스 등 생활 속의 부분까지 안전 위해 요소를 발견한 경우 안전신문고를 통해 신고하면 안전신고관리단에서 해당 기관이 신속히 처리할 수 있도록 한다. 필요시 관련 기관과 합동으로 현장을 점검해 보다 효과적인 방식으로 개선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안전신문고'가 오픈한 이후 총 239건이 접수돼 149건이 처리되는 성과가 있었다. 앞으로 유형별 우수사례는 중앙부처·지자체와 공유해 사고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도록 하고 우수 신고자에 대해 정부포상 등 인센티브 지원을 통해 신고를 활성화할 계획이다.

국민참여의 다른 한가지 방법은 민관합동 안전진단이다. 빠른 경제 성장을 이룬 우리지만 1990년대 말을 기점으로 정체기에 들어섰고, 예전에 경제 성장의 견인차가 되었던 교량과 건물은 노후화돼 안전에 대한 위협이 되고 있다. 정부는 민간전문가들과 함께 9월부터 노후시설물 점검을 실시하고 있고 학교와 주변에 대한 안전진단도 추진할 계획이다.

국가안전대진단은 우리 경제의 선순환을 확립하는 초석이 될 것이다. 새로운 기술이나 제품이 개발돼 안전수준이 선진화되고 각종 아이디어가 창업으로 이어져 안전 산업이 새롭게 형성되며 안전과 관련한 신규 일자리가 창출되어 창조경제를 이끌어나갈 견인차 역할을 할 것이다.

그 시작은 국민들의 안전신고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 모두가 행복하기 위해서는 나와 내 가족, 우리의 안전이 담보돼야 한다. '설마 나는 괜찮겠지' 하는 마음으로 안전 위해요소를 보고도 그대로 내버려 둔다면 우리는 안전사고에서 벗어날 수 없다. 국가안전 대진단에 국민들의 많은 참여와 소중한 질책을 부탁드린다. 지금 바로 안전신문고를 두드려 보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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