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예진흥기금 고갈 걱정인데 기금성격 안 맞는 사업 대규모 편성

2015-09-11 10:42:55 게재

도종환 의원

고갈이 우려되는 문예진흥기금 예술창작 편성액이 3배 이상 증가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 중에는 국고로 편성해서 진행하던 사업이 포함되는 등 성격상 맞지 않은 사업이 대규모 편성돼 있다는 주장이다.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도종환 의원은 11일 문화체육관광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이 같은 문제점을 지적할 예정이다.

도 의원에 따르면 2014년 문예진흥기금 예술창작 지원사업 편성액은 496억원으로 2013년 편성액 157억원에 비해 3배 이상 증가했다. 이 중 신규로 편성된 예산은 340억으로 2013년 편성액의 2배가 넘는다.

그런데 문제는 신규 편성된 사업 17건 중에는 특정 단체 주최로 문체부에서 확정한 행사성 사업 9건과 예술의 전당 등 문체부 산하 기관에서 진행하는 것이 맞는 사업 8건 등이 포함돼 있다는 것. 이 사업들은 문예진흥기금이 쓰일 만한 성격이 아닌 사업이라는 주장이다.

예컨대 세계합창대회 7억5000만원, 서울국제무용콩쿠르 4억원, 한국발레축제 4억원, 하모니카 페스티벌 등 특정 단체 주최로 진행되는 행사성 사업이 문체부에서 확정된 뒤 기금에 편입됐다고 지적됐다.

또 한국오페라축제 8억원, 신년음악회 1억6000만원 등 예술의 전당이 주최하는 행사성 사업도 기금에 편입됐다.

이 외에도 예술경영센터나 한국문예회관연합회 등이 주최했던 정부 시상경연대회 평가지원 3억원, 공연장 안전지원센터 운영지원 4억8000만원, 전통 공연예술진흥재단이 주최한 전통공연예술활동지원 27억6000만원, 아리랑 세계화 7억3000만원 등도 기금에 편입됐다.

특히 2015년에는 기금에 신규 편성됐던 예산 중 특정단체 행사성 사업 4건과 타 기관 사업 4건이 다시 국고로 이관됐다. 이에 따라 2015년에 편성된 예술창작지원 편성금은 약 338억으로 줄었다. 이는 사업 성격이 기금으로 지원하기에는 맞지 않는다는 것을 문체부도 인정한 셈이라는 주장이다.

도 의원은 "문예진흥기금 예술창작지원은 국고 지원이 아니면 힘든 순수 문화예술을 지원하기 위한 기금"이라면서 "이런 사업들까지 문예기금 지원 사업으로 신규 편성했어야 할 이유가 있느냐"고 말했다. 이어 "문예진흥기금 고갈에 대한 대책은 없고 통장은 바닥을 향해 가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보다 면밀한 계획을 통해 꼭 필요한 사업, 기금에 성격에 맞는 사업에 제대로 쓰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송현경 기자 funnyso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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