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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14시간 운전 택시기사, 중간정산 퇴직금 전액 기부
2020-03-19 12:49:40 게재
전주 한일교통 김동진씨
전북 전주시 한일교통에 근무하는 김동진씨는 퇴직금 중간정산으로 받은 168만3000원을 전주시에 기부했다. 김씨는 지난 16일 전주시청 비서실을 찾아 "어렵고 소외된 시민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한다"며 봉투를 전달했다.
김씨는 3년간 일한 택시회사에서 받은 퇴직금 전액을 '코로나19 대응에 써달라'며 내놓았다. 김씨는 파란색 볼펜으로 눌러쓴 편지에서 "나는 집도 없는 가난한 사람이고, 하루 벌어 하루 먹고사는 신세지만 고개를 떨군 손님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고 싶었다"면서 "문득 퇴직금이 생각나 이를 당겨받아서 기부에 동참하게 됐다"고 했다.
7년 전부터 택시기사를 시작해 한일교통에서 3년차인 그는 "사납금을 채우기 위해 하루 14시간 차를 몬다"면서 "코로나 확산으로 손님이 절반 이상 줄었고, 타는 손님들 마다 한숨을 쏟아낸다"고 했다. 김씨는 "퇴직금으로 '침대를 살까, 아이들을 위해 쓸까' 생각이 많았다"면서 "코로나로 훨씬 어려워진 이웃을 위해 쓰자고 결심했다"고 밝혔다. 조금 더 여유가 있는 시민들이 함께 해 주기를 바란다는 뜻도 밝혔다.
김승수 전주시장은 "택시업계도 어려운 시기에 큰 힘이 돼 주셨다. 전주시민인 게 자랑스럽다"며 그에게 직접 감사의 마음을 표했다. 전주시는 택시기사의 기부금을 취약 계층을 위한 물품 지원과 의료 및 방역 활동에 쓸 예정이다.
이명환 기자 mha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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