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극복, 당신이 희망입니다
매일 천마스크 10장씩 기부
구로1동주민센터서 활용
"바느질하는 지인들이 집에 놀러왔는데 '심심하다'고 했더니 마스크를 만들자고 하더라고요. 천이야 쌓여있었으니까…."
김미자(67·사진·서울 구로구 구로1동)씨는 하루에 10장씩 동주민센터에 직접 만든 천 마스크를 기부한다. 지난 12일부터 아침 9~10시면 동주민센터를 방문, 벌써 100장 가량 전했다.
처음 마스크를 만들기 시작한 건 공적 마스크를 공급하기 직전이었다. 김씨 집을 공방 삼아 몇몇이 모여 작업을 했는데 마침 친분이 있는 동네 약사에게 마스크에 얽힌 이야기를 들었다. 한참 줄을 서서 기다리던 이들이 마스크를 구하지 못하면 화를 내거나 따지곤 한다는 거였다. 약국에 기부하기로 했다.
"빈손으로 돌아가시는 분들에 제공했는데 조금은 마음이 누그러지셨나 봐요. '정성으로 만든 것이니 사용해도 괜찮습니다'라고 써붙여 놓기도 하고."
동네에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작업하던 이들이 모이기가 힘들어졌다. 그는 작업을 계속했다. 이번에는 동주민센터를 찾았다. "혹시 쓰실 거면 드리고 싶다"는 얘기에 공무원들이 반색했다. 취약계층에 제공할 마스크가 부족해 희망하는 이들에 전달했는데 "알록달록한 마스크 덕분에 기분이 좋아진다"는 답이 돌아왔다. 그 역시 덩달아 기분이 좋아져 작업에 힘을 얻고 있다.
"천을 자르고 바느질에 포장까지 혼자 하다 보니 5시간 정도 걸려요. 일상생활 하면서 그 정도는 투자할 수 있어요."
김미자씨는 "집에 천도 많고 추가로 들어가는 재료비도 거의 없다"고 말했다. 그가 만든 마스크는 구로1동주민센터 민원실에 두고 필요한 주민들이 이용하도록 하고 있다. 김씨 역시 가급적 천 마스크를 쓴다. 그는 "부직포 마스크를 끼고 외출하면 금세 땀이 차고 냄새도 난다"며 "천 마스크는 안감 겉감 모두 부드러워 훨씬 좋다"고 설명했다.
동네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구로1동은 여전히 마스크를 구입하려는 줄이 꽤 길다. 김미자씨는 이 상황이 진정될 때까지 바느질을 계속할 생각이다. 그는 "바느질을 배울 겸 모이는 지인들과 함께 작업하면 하루에 20장까지는 만들 수 있을 것"이라며 "(주민들이) 예쁜 마스크를 쓰고 기분전환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