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트렌드가 '타서 마시던 커피'에서 '내려 마시는 커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14일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커피 수입량은 17만6000톤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2015년 전체 커피 매출 83%를 차지하던 인스턴트 커피가 지난해 28%대로 급감한 반면, 원두커피는 17%(2015년)에서 72%로 껑충 뛰었다.

업계에서는 국내 커피 시장이 성숙기로 접어든 가운데 소비자 커피 취향이 세분·고급화 되면서 원산지와 블렌딩 방법에 따라 다양한 맛과 향을 즐길 수 있는 원두커피로 수요가 이동했다고 보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는 직장내 사무실에서도 감지된다. 사내 탕비실에 비치되어 있던 인스턴트 커피와 커피 자판기가 점점 자취를 감추고, 대신 다양한 원두와 전문 커피머신이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예전과 확연히 달라진 커피 유통 방식도 사무실내 카페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원두를 때마다 가져다 주는 커피 정기구독이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기업대상 커피 정기구독 서비스 '원두데일리'(사진)를 운영하는 스프링온워드는 사내 복지 차원에서 고급 커피를 제공하는 기업들이 늘면서 지난해 5월 서비스 출시 11개월 만에 가입 기업수가 300여곳으로 급성장했다. 커피머신 렌탈과 원두 정기배송이 결합된 서비스로 가입시 원두 종류와 양에 따라 원두커피 한잔을 약 200~500원에 마실 수 있다.

원두데일리 관계자에 따르면 "서비스 초기에는 젊은 연령대 스타트업에서 합리적인 비용으로 사내복지를 높일 수 있어 가입 문의가 많았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중견기업 및 공공기관에서도 이용 문의가 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원두데일리는 바리스타가 직접 볶은 로스팅 원두를 비롯해 빈브라더스, 릴리브, 커피렉 등 SNS상에서 회자되는 전문 카페 브랜드 원두를 취급해 차별화를 두고 있다. 또 '월급보다 묵직해' '월라밸을 찾습니다' '퇴근은 고소고소' 등 직장인들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네이밍의 블렌딩 원두까지 선보여 소비자 선택 폭을 넓혔다.

사무실 카페 시장이 커지면서 커피머신 제품들도 함께 주목받고 있다. 스위스 전자동 커피머신 브랜드 '유라'는 사무실을 겨냥해 내놓은 커피머신 관련 매출이 지난해 전년대비 144%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 회사 대표 제품은 두 개의 그라인더가 장착되어 있어 취향에 따라 두 가지의 원두를 블렌딩한 커피를 즐길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호주 가전 브랜드 브레빌도 지난해 4분기(10~12월) 판매 신장률이 전년 동기대비 141%나 늘었다. 이 브랜드 간판 제품은 디지털 감성을 입힌 외관 디자인으로 인테리어 효과까지 볼 수 있다.

정새봄 원두데일리 대표는 "최근 오피스 카페 시장이 빠르게 확대되면서 관련 산업군 성장세가 주목되고 있다"며 "다만 저렴한 요금을 미끼로 기업고객을 유치한 뒤 낮은 품질의 원두와 커피머신을 제공해 소비자들의 원성을 사는 업체들도 함께 늘고 있는 만큼, 서비스 선정 전에 반드시 시음회를 통해 원두 맛과 기기 성능을 체험해 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