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안철수 모두 거부 … '신 무당층' 뜬다
2013-08-07 13:18:14 게재
유권자 33.7% 포괄 '최다 정파' … 안철수신당도 '기성 정당'으로 인식
내일신문·디오피니언 안부근연구소 8월 정례여론조사에 따르면 '안철수신당'이 만들어진다는 점을 전제로 한 정당지지율은 새누리당이 27.9%로 가장 높았고 안철수신당이 24.6%로 뒤를 이었다. 민주당은 10.2%에 그쳤다. <내일신문 5일자 1·2면 참조>

하지만 가장 규모가 큰 정치집단은 새누리당 지지층이 아니라 어느 정당도 지지하지 않는 무당층(33.7%)이었다. 새누리당과 민주당은 물론 '무당층의 돌파구'로 여겨졌던 안철수신당까지 모두 거부한다는 의미에서 '신 무당층'이라고 할 수 있다.
이들은 여야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고 '여론의 균형추' 역할을 했다. 국정원 댓글사건의 성격을 '국정원·경찰이 대선에 개입한 국기문란사건'이라고 응답한 경우는 △새누리 29.2% △민주 68.9% △안철수신당 74.1% 등으로 분명하게 갈렸다.
하지만 전체 평균(55.1%)과 가장 근접한 응답은 신 무당층(55.6%)이었다. 여당엔 비판적이지만 그렇다고 야당 입장에 완전히 동의하지 않는 수준에서 여론을 이끌고 있는 셈이다. 신 무당층은 국정조사 파행 책임, 원세훈·김용판 강제출석 필요성, 취득세 영구인하 찬반 등에서도 마찬가지로 전체 평균에 근접했고 동시에 여당에는 비판적인 톤을 유지했다.
그렇다고 이들이 민주당 쪽으로 쏠린 것도 아니었다. '민주당 장외투쟁은 민생외면'이라는 응답은 민주·안철수신당 지지층에 비해 크게 높은 57.5%나 됐다. 새누리당엔 비판적이지만 그렇다고 민주당을 지지하는 것은 아닌 '반여비야(反與非野)' 성향이라고 할 수 있다. 2010년 지방선거 이후 각종 선거에서 막강 위력을 발휘했던 '행동하는 무당층'의 '반한나라·비민주' 성향과 유사하다.
엄경영 디오피니언 부소장은 "최근 정국에서 안철수 의원의 존재감이 약했던데다 기성 정당에 대한 거부감이 여전하다는 점을 입증하는 조사결과"라며 "상식과 동떨어진 정치는 국민의 외면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정치의 기본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허신열 기자 syhe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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